하이델베르크 21문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21문

참된 믿음이란 무엇입니까?

답: 참된 믿음은 

하나님께서 

그의 말씀에서 우리에게 계시하신 모든 것이 

진리라고 여기는 확실한 지식이며,

동시에 성령께서 

복음으로써 내 마음속에 일으키신 

굳은 신뢰입니다.

곧 순전히 은혜로, 

오직 그리스도의 공로 때문에 

하나님께서 죄 사함과 영원한 의로움과 구원을

다른 사람뿐 아니라 나에게도 주심을

믿는 것입니다.

 우리는 믿음이라는 것에 대해 무언가 막무가내로 그냥 믿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맹신에 가깝다. 이러한 것에 대해 이미 옛날의 신앙의 선배님들은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을 통해 믿음이란 확실한 지식과 굳은 신뢰의 2가지가 충족이 되어야 함을 고백하고 있다. 

 본문에서 저자 역시 그러한 내용을 언급한다.

- 요즈음 우리는 믿음이 논리나 증거와 역비례의 관계에 있는 것으로 생각하게끔 배운다. 더 많은 사실과 확실성을 얻게 될 수록, 믿음의 필요성은 점점 더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기독교인들이 말하는 믿음이 아니다. 믿음은 진실이 아닌 것을 희망하는 것이 아니다. 믿음은 볼 수 없는 것의 확실성이다. 따라서 설득력 있는 증거, 이성에 호소하는 증거는 기독교 신앙의 가장 훌륭한 촉진제이다. <139쪽>

 이 본문은 어떻게 보면 이 책이 나오게 된 목적 역시도 잘 설명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저자가 예수가 역사적으로 존재하고 어떻게 믿을만한지를 믿지 않는 일반인들에게 근거를 들어가며 논리적이고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으로 예수란 누구인가라는 주제에 접근해가고 있다.

 특히 이 책은 4대복음의 여러 표적들과 예화들을 가지고 접근해나가는데 때로 설교시간에 잘 다루지 않는 본문들까지 언급을 하며 그것을 통해 예수란 누구이고 이 땅에 왜 내려왔으며, 그가 내려와서 우리가 어떻게 되었는지를 잘 설명해준다. 

 이 책을 읽어서 얻은 유익은 예수님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접근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실 예수님에 대해서 많이 배우고 들어왔지만 조금 뜬구름 잡는 듯한 추상적인 느낌들은 있어왔다. 그러나 예수님은 먼곳에 있는 분이 아니라 나와 가까이 있는 분이라는 머리속으로만 알던 지식들이 내 마음으로 조금씩 스며들어오기 시작했다. 

 물론 이 책 한권으로 내가 달라졌다 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이 책을 읽고 있으니, 성경을 읽고 싶고, 묵상하고 싶어졌다.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 더 알고 싶어졌다. 또 무릎꿇고 기도하고 싶어졌다. 예수님과 개인적인 관계 역시 더 돈독하게 하고 싶어졌다. 그분의 이름으로 그분께 나의 모든 것을 고하고 싶어졌다.  그런 의미에서 "예수를 만나다"라는 이 책의 제목은 매우 적절해 보인다.

- 따라서 예수를 따르는 일은 당신이 큰 대가를 치르게 만들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그런 자리에 가게 될 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이미 결정한 상태여야 한다. 예수를 따르는 것의 대가가 얼마나 큰지 미리 알 수는 없다. 따라서 그저 이렇게 말해야 한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다 알지는 못하지만, 딱 한 가지는 알고 있으니, 하나님의 뜻을 행할 것인지 아닌지 결정하는 권한을 포기합니다. 그냥 무조건적으로 행하겠습니다." <268쪽>

- 정말로 예수가 당신 삶의 중심에 있기를 원한다면 당신은 스스로의 삶에 대한 통제를 포기하고 조건을 달지 말아야 한다. (......) 아니다. 예수께서 당신과 함께 있기를 원한다면, 당신은 자기 결정의 권리를 포기해야만 한다. <271쪽>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싶다. 이 세상은 평가라는 것에 매우 익숙하다. 그러나 이 책은 바울이 누린 참된 자유를 말하고 있다. 

 저자는 고린도전서의 본문을 통해 바울이 다음의 3가지를 보여준다고 한다.  

1. 인간의 본성적 상태

2. 복음으로 새롭게 된 자기이해

3. 새로운 자기 이해에 이르는 길

 먼저 저자는 인간의 본성적 상태는 교만이라고 말한다. 다른 사람과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교만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바울은 스스로를 죄인중의 괴수라고 하면서도 거리낌이 없다. 그것은 스스로 판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서 진정한 복음적 겸손이라는 단어를 언급한다.

 복음을 통해 진정으로 겸손해진 사람은, 바로 지금 자기 앞에 있는 사람에 대한 관심으로 충일합니다. 복음적 겸손의 핵심은 자신을 더 생각하거나 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생각 자체를 덜 한다는 데 있습니다. (45쪽)

 그렇기 때문에 바울은 또한 고린도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든 신경쓰지 않는다고 한다. 그것은 바울에게는 그들의 평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하나님의 평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평가가 끝났음을 말한다. 세상의 종교는 평가를 위해 모든 선행등의 행동들을 취하나 기독교만이 유일하게 이미 평가를 내리고 나서 그 평가 후에 행위가 온다고 가르치고 있다. 이것이 진정한 기독교의 정체성이다. 그리고 또한 자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있는 복음안에서의 참된 자유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스스로를 돌이켜 보았다. 어떻게 보면 내 관심은 너무 내 안에만 집중이 되어 있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남들의 시선을 어느 부분에 대해서든 신경을 안 쓸 수가 없다. 그러나 내가 정말로 의식을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또한 그 평가는 이미 끝났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 소식인지도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나 머리속으로 이해는 되는데 아직까지 몸이 체득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의 맨 뒤에 나오는 말처럼 참된 복음적 겸손과 자기를 의식하지 않는 자유를 증진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주시도록 하나님께 기도할 것이다. 

팀켈러, 자유

 이제 서른이 되었다. 사실 서른이 된 것 자체에는 별 감흥은 없다. 다들 서른이 되면 기분이 센치해진다니 어쩐다니 말이 많은데 나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는 것 같다. 

 인터넷 서점 신간코너를 보다가 김남준 목사님 신간이 나와서 눈여겨 봤다. 제목도 서른통이다. 왠지 내 나이랑 맞물려서 재미있다는 생각에 구입했다. 

 이 책의 부제는 [결혼과 직장 때문에 고달픈 젊은 그리스도인들과 통한 이야기] 이다. 사실 이번에 청년회 북쉐어링에서 팀 켈러 목사님의 [일과 영성]을 읽고, 또 관련도서 [노동, 직업 그리고 교회]를 읽으며 노동과 직업에 대한 것들에 대해서 여러가지 것들을 깨달았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역시 사실 어떻게 보면 그 책들과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으나, [일과 영성] 보다는 좀 더 한국인의 정서에 맞고, 우리가 주변에서 겪는 실례들로 인해 읽기가 훨씬 편했다. 

- 그리스도인에게 직업은 단순한 밥벌이가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섬김입니다. 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창조 목적으로 돌아가게 하는 일에 이바지하는 도구입니다. 돈밖에 모르는 사장, 야근을 밥 먹듯 시키는 상사, 기독교를 개독교라고 매도하는 동료, 매일 우거지 상을 하고 출근하는 부하 직원들, 어쩌면 그들 모두가 하나님께서 여러분에게 고쳐 주라고 맡기신 영혼일지 모릅니다. '뭐 이런 회사가 다 있나!' 싶은 그곳도 하나님의 통치가 구현되어야 할 사역지입니다.

 우리의 직장, 우리의 직업에서 하나님께서 우리를 통해 이루고자 하시는 목적을 찾는 것! 그것이 우리가 직업의 문제를 가지고 고민할 때 취하여야 할 올바른 태도입니다. (27쪽)

 세상 사람들에게 직업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라고 정의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 나 역시도 직업을 그렇게 생각해왔다. 어쩔 수 없이 하는 일. 내가 먹고 살고 좋아하는 것들을 사기 위해 하는 일. 이런 식으로 생각을 해오니 이 일이 좋아지지 않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최근에 읽었던 이 책을 포함한 3권의 책으로 인해 생각이 바뀌었다. 내가 어디에 있던 그것은 내가 이직 하기 위해 경력을 쌓는 곳이 아니라 하나님의 통치를 구현하고 섬기는 곳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십계명에서 말하던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을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참으로 내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주일 성수를 못하는 직장, 불의가 가득한 직장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직장내 줄서기는 해야 하나 등의 우리가 현실에서 충분히 고민해볼만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어 일과 영성을 읽은 분이라면 이 책을 통해 더욱 유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신앙을 위협하지 않는 착한 직장을 찾아 헤매는 대신, 신앙을 위협하는 그 어떤 요소와도 맞서 이길 수 있는 강한 하나님의 군사가 되고자 노력하십시오. 그것이 젊은 그리스도인에게 어울리는 태도입니다. (117쪽)

 이 글을 읽고 부끄러웠다. 사실 나 역시 세상 사람들과 싸우지 않을 수 있는 직장에서 일하기를 소망했는데, 그것이 잘못된 것임을 깨달았다. 오히려 그런 역경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나의 신앙을 연단하시고 단련시켜 금처럼 만드실 것이다. 내가 있는 곳에서 계속해서 연단되어 가는 것을 즐거워할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2부의 결혼에 대한 부분에서도 여러가지 실질적인 질문들에 대해 답을 주고 있다. 아직 연애에 대한 생각이 없어서 2부는 그냥 훑듯이 읽고 넘어갔는데 유독 마음에 남는 문장이 있었다.

- 모든 아름다움과 거룩함은 결혼이나 독신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로부터 나옵니다. (217쪽)

 하나님이 없이는 직장 생활도 결혼도, 혼자됨도 그 무엇도 의미가 없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일독을 권한다. 읽기도 잘 읽어지고, 실질적인 부분에 대해 어느 정도 해답을 주는 부분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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