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의 자질은 무엇일까? 성실함? 눈치 빠름? 재능? 순간적으로 이런 것들이 머릿속에 지나갔지만 그냥 제자도 아닌 그리스도의 제자의 자질이라는 것은 뭔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런데 이 책 제자도 라는 책의 소제에는 변함없는 핵심 자질 8가지 라고 걸려있다. 이 제목을 보면서 그렇다면 그리스도의 제자 자질, 그것도 변함이 없는 핵심 자질이란 무엇일까 하는 의문과 궁금증이 들었다.

 

 이 책에서는 제자의 자질을 8가지로 설명하는데 그것은 목차 순서대로 불순응, 닮음, 성숙, 창조 세계를 돌봄, 단순한 삶, 균형, 의존, 죽음이라고 한다.

 

 먼저 불순응이라는 것은 구별이라는 말로 설명을 할 수 있는데 이는 세상의 현대 풍조들(다원주의, 물질주의, 윤리적 상대주의, 나르시시즘)을 따르지 않고 그것들이 불순응해 구별되는 삶을 살라는 것이다.

 그리고 닮음은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으로 우리는 그리스도의 성육신, 그분의 섬김, 그분의 사랑, 그분의 오래 참음, 그분의 선교를 닮아가야 한다. 하나님의 뜻은 우리가 그리스도처럼 되는 것이며, 하나님의 방법은 우리를 성령으로 충만하게 하시는 것이다.

 성숙의 부분에서는 현대 교회의 성장이 깊이 없는 성장임을 꼬집으며, 성숙이란 그리스도를 예배하고, 신뢰하고, 사랑하고, 순종함으로 그분과 성숙한 관계를 맺는 것으로 우리가 진정으로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알아야 진정한 성숙에 이를 수 있는데 그것은 성경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한 이러한 성숙은 특별한 누군가 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다 이루어 나가야 하는 것이다.

 창조세계를 돌봄에서는 기독교인들의 자연관에 대해 설명하면서 자연을 신격화해서도 안되고, 그렇다고 착취해서도 안되며, 인간과 자연의 올바른 관계는 하나님과 동역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또한 생태계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개인이 생태계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한다.

 단순한 삶의 챕터에서는 고통 당하는 사람들과 성경의 가르침에 비추어 보아 단순한 삶을 살자는 것이다.

 균형에서는 우리의 정체성에 대해서 설명하며 개인적인 제자들로 자라는 일과 공동으로 교제하는 일, 예배와 일, 순례자와 시민의 둘 다로 살아가는 것들을 위해 부름을 받았으나, 또한 그들 사이에서 균형을 잘 이루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의존 부분에서는 우리는 그리스도에게서 의존을 배우고, 의존을 하며 살아갈 수 밖에 없게 지어졌으며, 그리스도가 그러하듯이 의존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죽음 부분에서는 죽음이 생명에 이르는 길이 되는 다섯 가지 영역, 구원, 제자도, 선교, 박해, 순교를 들며 죽음은 그리스도인에게 공포가 아니고 오히려 생명으로 가는 길임을 이야기 한다.

 

 이 책을 읽으며 생각이 들었던 것은 먼저 내가 너무 제자가 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의 그리스도인들은 세상과 구별된 사람들이다. 그런데 나는 세상과 너무 구별되지 않게 살아오지는 않았나 스스로 반성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웃을 별로 돌아보지 않음에 대해서 또 반성을 하였다. 지금 내 눈엔 가시적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히 저 멀리에 있는 나라에서도 굶주림에 죽어가는 사람들이 그렇게도 많이 있는데 나는 너무 내 생각만 하고 살지는 않았나 생각했다. 그래서 나도 5장에서 나오는 것처럼 단순한 삶과 검약을 실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생각과 이어서 나는 나 자신을 너무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또한 깨달았다. 자기 사랑에 대해서는 평소에 깨닫게 될 일이 없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점점 드는 생각은 나는 나를 내 이웃보다 때로는 하나님보다 더 좋아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때까지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도 또한 성경적이라고 생각했다. 과거에 그런 이야기를 실제 교회에서 듣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단호하게 나를 사랑하는 것은 성경적이지 않다고 한다. 지금이라도 그런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자기 사랑에서 벗어나도록 하나님께 구하고 또 노력해야겠다.

 또한 환경을 사랑해야겠다는 것도 깨달았다. 물론 이 땅을 정복하라는 것을 너무 과격하게 해석한 사람들처럼 이 환경을 마음껏 훼손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아니지만 또한 이 자연과 환경을 사랑하고 아끼지도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길 가에 실수로라도 쓰레기를 버리지 말아야 하는 것은 단순히 공중도덕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겨주신 자연이기에 그만큼 더 사랑하고 아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나 역시도 종이와 물을 좀 더 아껴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환경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꼭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닮음 파트에서 말한 것처럼 그리스도의 속성들을 닮아가되, 특히 성령님이 내 안에 충만하시도록 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제자의 길이라는 것은 어렵기도 하고 쉽기도 한 것 같다. 내가 내 자신과, 내 욕심을 포기하면 어쩌면 그 길을 가는 것은 너무나도 단순하고 명쾌할지 모른다. 그러나 내가 내 자신과 내 욕심을 포기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에서는 또 그 길이 어렵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나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늘 기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을 생각할 때 나는 내 욕심도, 내 생각도, 내 자존심과 교만도 다 내려놓고 겸손하게 십자가를 지고 가신 그 분을 뒤좇을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 여기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지식적으로도 행동적으로도 점점 더 성숙해지고 훈련되어 장성한 분량에까지 이르게 되면 좋겠다. 그래서 정말 그리스도를 점점 닮아가는 삶을 살게 되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제자도의 기본은, 예수님을 합당한 호칭으로 부를 뿐 아니라 그분의 가르침을 따르고 그분의 명령에 순종하겠다는 우리의 결단이다
- 존스토트 -

존스토트, 제자

 

 올해 대학을 졸업했다. 긴 유보 끝에 졸업한 대학은 밍숭맹숭한 마음만 가져다 주었다. 졸업 후 나에게 주어진 것은 학사라는 자격증 하나. 이것을 보며 나의 대학생활을 회고해보지만 학사라는 말을 붙이기 부끄러울 정도로 공부와는 담을 쌓았던 기억이 난다.

 그런 기억을 머리 한 구석에 밀어 넣은 채 우연히 시간이 남아 알라딘 중고서점을 갔다. 그리고 이 책을 발견했다. 책의 저자를 보니 반가운 얼굴이었다. 예전에 읽었던 공부 9단 오기 10단의 저자다. 사실 지금 그 책의 내용을 더듬어보자면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어린 애가 되게 열심히 공부했던 건 기억에 남는다. 게다가 표지의 홍보 글을 보니 하버드 점령기란다. 대학생활을 회고해 볼 때 최선을 다하지 못했음이 아쉬움으로 남았기에 또 의미 없이 이 책을 샀다. 단지 열심히 공부하는 그 모습을 보기 위해서이고, 또 하버드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난 또 내가 있는 자리에서 나 역시도 최선을 다하고 싶어서였다.

 사실 제목과 표지의 홍보글은 매우 자극적으로 지어졌으나 내용은 무난했다. 공부를 잘하기는 했지만 그렇게 홍보 글만큼 크게 공부전략을 제시해주는 것 같지도 않았고 사실 전반적으로 그저 하버드 대의 생활 모습이나 자신의 학교 생활, 그리고 종교 생활 및 비전에 대해서 쓰고 있었다.

 이 글을 읽으며 여전히 어린데도 열심히 잘 살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리고 하버드 대의 공부방식도 눈이 갔다. 숨막힐 정도의 과제와 암기 위주보다는 이해 위주의 생활들. 무엇보다 스스로 고민해서 과제를 해 나가는 모습 등은 인상적이었다.

 사실 나의 대학생활을 돌이켜보면 그다지 사고가 필요한 과제는 많지 않았던 것 같다. 거의 대부분 짜집기 위주에 인터넷에서 과제를 사기도 하고, 나의 학문적 진보보다는 그저 단지 그 시간을 떼우기 위함과 학점을 위해서 해왔었다. 그런 나의 대학생활을 상고하며 이 글을 보니 참으로 부럽기도 하고 나의 대학생활이 좀 후회스럽기도 했다.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어느 하나 열정을 쏟아 무언가를 했던 기억이 없다. 그저 쉽게 쉽게 적당히만 해왔을 뿐.

 이 글을 보며 다시 한 번 또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부가 꼭 대학을 가야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듯이 이제는 나를 위한 공부를 하고 싶어졌다. 같이 입학했다가 내가 유보하는 바람에 먼저 졸업했던 동기 언니는 요즘 역사에 관심이 생겨 일하면서도 그 쪽 관련 책들을 읽으며 나름 즐겁게 공부하신다고 했다. 나는 그런 것이 진짜 공부라고 생각한다. 나도 내가 일단은 관심이 생기는 분야의 글들을 읽고 내 나름 과제를 하면 좋을 것 같다.  이 글을 읽으며 미국 학생들이 한다는 에세이 형식의 글들에 관심이 갔다. 한국의 글과는 많이 다른데 그런 글들을 하나 둘씩 작성해가면 나의 논리적 사고의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말고 스스로에게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어가자. 어제보다 오늘이 더 나은 하루를 살기 위해서, 그리고 매일 도태되지 않고 조금씩 발전해가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공부, 하버드

 

우리는 우리가 읽은 것으로 만들어진다.

- 마르틴 발저 -

 

 이 책은 안철수님이 즐겨 인용하신다는 위의 문구로 시작이 되고 있다.

 

 안철수 라는 이름은 잘 모르는 내가 생각하기에도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잘은 모르지만 의사였다가 백신을 무료로 배포하는 등의 공익 사업(?)에도 힘을 썼다가, 또 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나는 무릎팍 도사는 보지 않았다. 다들 그것을 보고 한 번 더 안철수 라는 사람에 대해 매료가 되었다고 하는데 TV를 잘 보지 않기에 그것도 챙겨볼 생각을 못하고 다시보기로 한 번 봐야지 봐야지 하다가 그대로 잊혀졌다.

 

 그런 그에 대해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된 게 바로 자신의 엄청나게 많은 주식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기사를 본 이후부터이다. 그렇게 많은 금액을 선뜻 내놓기 힘들텐데 주저 없이 내놓았다는 점에서 그가 다시 보였다.

 

 그리고 또 잠시 나에게 잊혀졌다가 이 책을 구입하면서 그는 나의 멘토가 되었다.

 

 사실 멘토라는 말을 쓰는 것은 너무 조심스럽다. 나에게 조금의 가르침이나 깨달음만 주면 무작정 멘토라는 말을 쉽게 붙이는 풍토 때문이다. 옛날에는 이 말이 그렇게 가볍지 않았던 말 같았는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이 멘토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져가서 그 무게가 상당히 가벼워졌다. 그렇기에 너무 가볍게 보이지는 않는가 싶은 우려가 있지만 그럼에도 나는 그가 나의 멘토라고 붙이고 싶다.

 

 이 책은 안철수님이 본인이 쓰신 책이나 또는 방송, 신문 등의 언론에서 언급한 책들을 모아서 안철수님의 상황과 또 그 분이 하신 말을 결합해서 구성했다. 책은 총 세 장으로 나뉘는 데, 첫번째가 '인생의 서', 두번째가 '경영의 서', 세 번째가 '전략의 서'이다. 이 각 장은 또 안철수 님이 추천하신 몇 권의 책의 소제목으로 나뉘어 있다.

 그리고 각 책은 먼저 서론으로 이 책과 관련된 안철수님의 이야기를 다루고, 그 다음에 이 책의 간단한 요약, 그리고 마지막으로 '철수 생각' 이라고 하여 안철수님이 이 책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나 관련된 부분등을 다루었다. 그래서 좀 더 몰입도도 있었고, 또 개인적으로 안철수 라는 분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제목은 안철수의 서재였으나, 이 책을 읽으며 안철수 님의 그 끊임없이 배우고 공부하며 삶을 허비하지 않는 자세에 감동받았다. 그리고 그의 중요한 시기와 변환기마다의 결단력에 감탄했다.

 

 사실 내 삶을 돌이켜보면 나는 부지런한 편도 아니고 끈기도 없다. 간이 작아서 도전도 하지 못하고 안정적인 내 상황에서 유유히 살아간다. 아무 생각없이 있는 걸 좋아하고, 고민이나 문제가 생기면 그대로 포기해버린다. 내가 뭘 잘하는 지, 내가 뭘 좋아하는 지, 내가 어떤 일을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없고, 그냥 무작정 아무 일이나 구해서 그걸 하며 살거라는 결심만 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면서 참 그런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의사 일을 한다는 것은 잘은 모르지만 엄청 바쁘고 힘든 것이라는 건 알고 있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새벽 3시에 일어나서 백신 프로그램을 위해 새벽 6시까지 책을 읽고 연구했다고 한다. 그리고 또한 그 틈틈이 책도 읽었다. 그리고 자신이 내뱉은 말은 지키려 했고, 또 자신이 결심한 것에 대해 변함없는 신의도 가지고 있다. 역사란 무엇인가 라는 책을 소개하면서 여기에 삽입된 안철수 님의 말에 나도 모르게 감동했다.

 

	나는 오래 전부터 글을 써왔기 때문에 예전에 썼던 글을 다시 볼 때가 가끔 있다. 그리고 10년 전, 20년 전의 글을 읽으면서 지금도 한 점 부끄러움이 없음을 다행을 생각하고 있다. 만약 그 당시 처해 있던 상황을 타개하고자 이해타산의 마음으로 글을 썼다면 지금의 나는 떳떳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거창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글은 '역사의식'을 가지고 써야 한다고 믿는다. 사람은 죽어도 글은 남기 때문이다.
페이지 : 246P

 

 나도 훗날 저런 말을 나자신에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내가 옛날에 썼던 글을 보고 스스로가 부끄러워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변함없는 신념과 끈기가 나에게도 존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중요한 것은 뜬구름 잡듯이 이 사람처럼 되야지 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그 생각들을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방안으로 변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다음과 같은 결심을 했다.

 

 1. 위기 대처 능력 기르기

 2. 매일의 삶 피드백 하기

 3. 역사의식을 갖기. 최소한 그 일을 시작할 때보다 지금은 계속 발전되도록 노력하기.

 4. 이제 경쟁 상대는 옆자리 동료가 아님을 생각하자.

 5. 시간을 기록하자.

 6. 많은 독서를 하지 말고, 적은 책을 사색하며 읽자. 그리고 너무 적은 독서를 하지 말고 다양한 시각을 가진 책들을 같이 보자.

 

 

어떤 문제에 부딪히면 나는 미리 남보다 시간을 두세 배 더 투자할 각오를 한다. 그것이 평범한 두뇌를 지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 안 철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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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독서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