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찬식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떠오르는 것은 사실 엄숙한 분위기와 눈물 짓는 성도들이다. 어찌보면 한국 교회의 아마 많은 사람들은 그런 것들을 떠올릴 것이고, 또 그렇게 하고 있을 것이다. 나 역시도 사실상 성찬이 무엇인지 교회에서 새롭게 배웠음에도 사실 잘 시행을 하지 못했다. 이것이 기쁨과 소망의 잔치라는 것은 들었지만 그럼에도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실재적으로 느끼지 못한 탓이다. 그것은 아마 지금 생각해보면 내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성찬을 할 때 나오는 엄숙한 찬양곡들을 들으면서 주님이 죽으심을 감사하고 슬퍼하는 것에만 머물렀던 것 같다, 

 그러나 이 책에서 말하는 성찬은 다르다. 물론 이 책에 나오는 성찬의 의미에 대해서는 여러번 교회에서 모임 시간에 강의를 들었지만, 이 책을 통해서 그 의미들이 좀 더 명확해졌다. 

 우리는 보통 성찬의 의미라 하면 주님이 죽으심을 기념하는 것에만 그치는 것 같다. 이는 이 떡과 포도주가 주님의 살과 피가 된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그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나 역시도 사실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것은 쯔빙글리의 상징설과 거의 흡사한데, 칼빈이 말하는 성찬의 의미는 그것보다 훨씬 풍성함을 알 수 있었다.

 성찬에 대한 칼빈의 의견은 영적임재설이라고 한다. 여기서의 임재는 예수님이 이 땅에 내려오신다는 것이 아니라, 땅에 있는 우리가 하늘로 들려 올려 져서 그리스도의 임재에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이 성찬에 있어서 성령님의 역할이 중요한데, 성령님을 통해서 주님과 신자가 연결이 된다. 즉, 성찬에 참여할 때, 우리 신자는 성령님을 통해서 하늘로 들려 올려져 그리스도의 몸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을 읽으면서 이 얼마나 복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친구들과 교제를 할 때 같이 식사를 하는 것처럼 우리 역시도 성찬을 통하여 하늘로 올라가 주님의 잔치에 참여하고 교제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을 하니 성찬이 더이상 슬픈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늘 주님의 죽으심만 생각하며 엄숙하게 눈물을 짓는 게 아니라, 이것은 우리가 장차 받게 될 하늘의 잔치를 소망하는 것이며, 또 성령님을 통해서 그 잔치에 참여하여 그리스도와 참된 교제를 나누는 것이기 때문에 기쁨으로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후에 모든 성도들이 모두 주님의 식탁에서 떡과 포도주를 나누며 식사의 교제를 할 생각을 하니 너무나도 설？？다. 또한 그것을 생각하고 성찬을 바라보니 지금 우리가 함께 한 식탁에서 나누는 이 떡과 포도주의 교제를 통해서 우리 교회가 한 몸이며 형제임을 더 인식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성찬의 의미를 바로 아는 것이 얼마나 우리에게 풍성한지를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다음 성찬 때 그것을 누릴 생각을 하니 설레고 기대가 된다. 

성찬

 독서에도 슬럼프가 있는 것 같다. 책을 원래 많이 보는 편도 아니지만 유독 책이 보기 귀찮고 싫은 때도 있다. 취업한지 얼마 되지 않아 업무에 치이고 다른 것들에 치여 더더욱 시간이 나면 잠을 자기에만 급급해 했다. 그렇게 한 두 달 지내다 보니 갑자기 뭔가가 허무해졌다. 매일매일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같아 급속도로 찾아온 허무감이 나를 짖눌렀다. 그래서 무엇을 할까 하고 고민하다가 다시 책을 읽기로 결심했다.

 책을 읽기 싫을 때 나에게 좋은 방법은 독서법과 관련된 책들을 읽는 것이다. 그런 책들을 읽으면 조금은 자극이 되어서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도 구입하게 되었다. 

 

 사실 일이 너무 많아 거의 집에서까지 업무를 하는 나로써는 고작 하루에 48분만 사용하면 된다는 것 같은 이 책의 제목이 참 반가웠다. 원래 뭐든 급하게 먹으면 체하고 속성으로 하면 부실하다는 건 알지만 그럼에도 이런 류의 유혹은 어쩔수가 없는 것 같다. 

 그렇게 읽기 시작한 이 책은 실제로는 하루에 48분씩 오전 오후 이렇게 두 타임씩 3년동안 읽어 천권을 읽을 것을 권하는 내용이었다. 저자 본인도 일을 그만두고 도서관에 가서 3년동안 수천권의 책을 읽으며 의식이 변화되었음을 강조하며 의식이 변화하는 데는 최소한 천권이상의 책을 읽을 것을 권하고 있다. 그리고 다른 책과는 달리 이 저자는 굳이 양서만 읽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양이 질을 압도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고작 책 한권에 변화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며 원하는 책을 가리지 않고 읽다가 보면 나중에는 더 전문적인 분야까지 가리지 않고 나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한 최대한 빠르게 읽을 것과 이미지 형식으로 읽기, 그리고 빠르게 읽는 상상을 하는 상상독서법 등으로 방법으로 강조하고 있다. 

 확실히 하루 48분씩 두 타임이라도 한 시간 반을 조금 넘는 시간인데 이렇게 삼년을 읽어서 천권을 읽는 다는 것은 사실 말도 안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저자의 주장은 다르다. 일단 책이라는 것이 읽다가 보면 가속도가 붙기 때문에 처음 읽을 때는 일주일에 한 권을 읽다가도 나중엔 하루에 한 권 이상 읽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한 핵심을 골라내는 독서법을 적절하게 사용하여 다 읽지 않아도 될 책들을 골라내어 빠르게 읽기와 핵심만 골라 읽기, 이미지로 읽기 등을 활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확실히 나는 모든 책을 꼼꼼하게 읽으려는 경향이 있다. 물론 이 책에서도 말하지만 모든 책들을 그렇게 빨리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책들은 꼼꼼하게, 그리고 천천히 씹어먹어야 할 책이 있는가 하면 어떤 책들은 거기서 필요한 지식만 빼 먹으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모든 책들을 느리게 읽다 보니 집중도 안되고, 시간도 많이 잡아 먹었었다. 그래서 책의 종류에 따라 적절한 방법으로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저자는 천권의 책을 읽음으로 의식의 변화가 생김을 경험했다고 한다. 대체 그 의식의 변화가 어떻기에 그렇게도 강조하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나도 천권의 책 읽기에 도전하기로 마음 먹었다. 오늘부터 부지런히 책을 읽고 읽어 나의 작은 사고에서 벗어나 좀 더 큰 사고로 전환되길 바라며.

독서법, 속독

 안철수라는 이름을 들으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부지런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의학 쪽에서 컴퓨터 바이러스 연구, 그리고 CEO에 교수 등등 하나만으로도 하기 힘든 것들을 이 분은 시간을 쪼개어 잘도 다 해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거기다 최근에 안철수의 서재라는 책을 읽고 안철수님에 대해 좀 더 알게 되어 더 관심을 가지던 차에 구입했던 책이었다. 

 사실 책을 받아보고 조금 실망을 했다. 왜냐하면 책 값에 비해 너무 얇았던 탓이다. 물론 종이질이나 표지에 사용된 종이의 질은 훌륭했으나, 양장본도 아니고 120페이지 정도밖에 되지 않는 책이 9천 5백원이라면 조금 과한 것도 있는 것 같다. 물론 내용은 정말 너무 좋았다. 그래서 책의 평에서 별점을 하나 뺐다. 내용으로만 본다면 별 5개도 충문히 줄 가치가 있다. 

 

 이 책은 안철수님이 서울대에서 강연을 한 걸 글로 옮긴 것이다. 그 덕에 실제 내가 강의를 듣는 것 같은 그런 어조를 책에서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이 책은 총 3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1부는 안철수님의 강의, 2부는 서울대 교수님으로 구성된 패널의 질문과 안철수님의 답, 그리고 마지막은 일반 학생들의 질문과 안철수님의 답이다. 

 

 이 책을 가만히 읽으면서 나는 과연 무엇을 잘하고 좋아하는 지를 고민해보았다. 나이는 나름 먹을 만큼 먹고, 취업도 했지만 아직까지도 나는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또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모른다. 그저 세월과 시간이 가는대로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의 삶이라는 게 어찌될지는 모르지만 일단 큰 병에 안 걸렸다 친다면 살날이 더 많은 만큼 남은 삶을 후회없이 보내려면 내가 질문해야 하고 알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또 나는 과연 후회없이 최선을 다한적이 있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았다. 대답은 슬프게도 아니다 라는 것이었다. 늘 귀찮음과 게으름이 치여서 제대로 후회없이 최선을 다한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늘 뒤를 돌아보았을 때 아쉬움이 많이 남을 수 밖에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앞으로 좋은 질문을 많이 하는 연습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생각해보면 수용이 빨랐던 것 같다. 그 말은 그냥 수용하기만 했지 이것에 대해 의문을 품은 적은 별로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좋은 질문은 통해서 좋은 결과를 유도할 수 있다고 안철수님은 말했다. 그리고 나 역시도 공감한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좋은 질문을 많이 하는 버릇을 들여야겠다고 생각했다.

안철수, 질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