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에 문득문득 엉뚱한 궁금함이 생기곤 했다.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되지? 기분은 어떨까?  귀신이란 게 있는가?

전설의 고향에서 나오는 귀신처럼.."

그 이후 이러한 물음을 잊고 살다가 군 전역을 하고, 얼마 동안 다시 이러한 물음에

혼란스러웠다.

아마 그때부터 "풍수 지리 "에 접근했던 시기가 아니었나 싶다.

지금까지도 풍수지리에 매달려 산다.

 

처음 풍수지리를 접한 계기는 불교에서부터 시작하였다.

절에서 많은 신자들이 법당에 들어가 절만하고 나와 되돌아가는 걸 보고

불교를 공부하는 방법은 법당 안에서만 찾을게 아니라 밖에서도 찾아 좀 더 재미있는

공부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고, 그러다 보니 불교건축이 눈에 보였고 

불교 관련 문화재에 눈이 가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탑 하나, 석등 하나 법당과

절간 건물들이 그냥 단순하게 저 위치에 세워졌을 리가 없겠다 싶었다.

흔히 말하길 절이 세워진 자리는 명당이라 한다. 어떤 원리로 명당을 찾는가 궁금하여

공부를 시작한 것이 풍수지리였다.

나의 관심분야는 풍수지리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면에 관심이 많다.

다방면에 관심을 갖다보니 그 모든 것이 결국 풍수지리와도 연관성이 없진 않았다.

 

조용헌 작가.

이 작가가 쓴 책은 모두 읽어봤다.

근래 읽어본 책 한 권.

조용헌 작가의 동양학 관련 이야기는 재미있다.

내가 아직 잘 모르긴 해도 그나마 용어들이 익숙해서 그렇다.

사주 명리, 음양오행, 주역, 등등에 나오는 용어들이 낯설진 않다.

 

 

조용헌의 사주 명리학 이야기

 

조용헌의 사주명리학 이야기책은 개정판이다.

초판은 2002년 출판하였는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조용헌 작가는 불교민속학을 전공하고 불교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의 대표작 "강호의 동양학" 이름 석자를 대신할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그의 책을 읽어 보면 빠져드는 마력이 있는 것 같다.

다른 작가들의 책에서 볼 수 없는 문체, 흥미를 자아내는 박학다식한 이야기.

물론 동양학 계통의 글에서 주로 한정되긴 했지만.

<조용헌의 백가 기행>, <명문가 이야기> 등등 대부분 이야기가 연결되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제목은 다른데 내용은 이어진다고나 할까?

보통은 이렇게 되면 책마다 색깔이 얇아져서 맛은 없어질 수도 있지만 책마다 미묘한 문자향은

진하게 베어져 있다.

 

이쪽 방면으로 공부를 하면 할수록 느낀 점은 요즘처럼 시대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빠르게 발전되는 현대에서 다른 학문에 비하여 퇴보의 길을 걷는 것이 있다면

바로 명리 학문과 풍수지리학이다.

이런 학문은 흔히 미신(迷信)이고 비과학적이라 하여 사람들 관심사에서 멀어지면서 점점

소외되고 있다.

어쩌면 조선시대 보다 지금이 더 이런 학문을 필요로 해야 될 것 같은데 말이다.

 

TV 방송이나 신문기사를 보면 매일 험악하고 끔찍한 사건사고가 일어난다.

모든 시스템이 빠르게 돌아가고 갈수록 먹고살기가 힘든 시대이다.

내일을 알 수 없고, 내일을 궁금해야 할 여유조차 없는 시간 속에 우린 살고 있다.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건지도 고민할 시간이 부족하다.

 

이 책은 사주 명리를 공부하는 책이 아니다.

쉽게 말하면 사주 명리에 얽힌 비하인드스토리를 전해주는 책이랄까?

요즘 방송에서 자주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청와대 문고리 3인방.

명리 학계에도 지난 과거 걸출한 3인방이 있었다.

지금은 모두 작고하신 분들이지만 근현대 한국사에서 사주 명리에 아주 능통한 전설적인

이름을 남긴 사람이다.

흔히 명리 학계 빅3라고 하는데.

 

자강 이석영, 도계 박재완, 제산 박재현이다.

이쪽 분야를 공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신화적인 인물로 회자되고 있다.

박재현 같은 경우 "박도사"로 더 알려진 분이다.

박재완은 명리학의 비조라고도 한다.

이 사람들의 비하인드스토리는 흥미진진하다.

서슬 퍼런 군사정권 시대부터 많은 일화가 전해진다.

 

이 책에서 명리학에 도통한 사람들 이야기를 재미나게 풀어내고 있다.

사주 명리 공부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공부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공부가 아니다.

그만큼 어렵다는 이야기다.

어느 정도 열공하면 철학관을 차릴 수는 있겠으나 어지간히 공부해서는 족집게 소린 듣지 못한다.

국가고시 보다 더 많은 공부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학문이다.

단순한 공부만으로 이루기 힘든 학문이 사주명리학인 것 같다.

 

이론만 빠삭하게 익힌다고 되는 게 아니고. 실전 연습을 많이 한다고 해도 또 2%가 부족하다.

조용헌 작가가 이 책에서 하는 말이 세 가지는 갖춰야 한다고.

이론, 실전, 스승.

이론은 어느 학문이든 기본이다. 이론이 바탕이 되어야 실전으로 넘어갈 수 있다.

이론과 실전을 갖췄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다. 자기의 능력을 검증해주고 체크해주는

스승이 필요하다.

이 세 가지를 갖추고 열공하면 어느 정도 사주풀이는 가능할 것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영(靈) 적인 능력이다.

이것을 갖춰야 그야말로 족집게 소릴 듣는다.

 

먼저 말한 세가지는 누구나 가능한 부분인데, 영(靈)적인 능력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게 아니다.

무속인들은 예외이다.

접신을 하여 신내림을 받아서 무속활동하는 무속인 중에도 철학관을 하는 분들이 많다.

문제는 점을 보러 가서 그 점집이 신내림을 진짜 받은 집인지도 알기 어렵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영적인 능력을 받을 운이 나에겐 없다면, 그래 일단 이론과 실전이라도 익혀두자.

실전을 행할 여력이 못되면 이론 공부라도 열심히 해서 이것이 어떤 학문인지 이해나 해두자.

서두에서도 말했지만 개인적으로 풍수지리를 공부한 이유가 문화재 공부와 연관이 있었지만,

그에 앞서 더 중요한 목적은 사이비 지관(地官)들에게 속지 않기 위함이었다.

아무리 문명이 발전하고 시대가 변하여도 사람이 살아가면서 아직은 풍수를 접할 일이 많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국가의 대통령이 죽어도 매장할 경우 풍수 절차를 밟아서 장례를 치른다.

나이가 어릴 땐 접할 일이 별로 없으나 나이 한 살 들어갈수록 많은 우여곡절을 접하고 산다.

얄팍한 지식으로 지관 행세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들에게 속지 않으려면 내가 그들만큼은

되지 못하더라도 그들이 사용하는 풍수 용어의 뜻을 이해하고 어떻게 하는지 원리나 알면

속을 일은 별로 없다.

 

사주 명리도 마찬가지다.

평생 풍수나 사주 한번 보지 않고 살아 갈 거라면 상관없다.

사주 공부를 한다고 해서 모두 철학관 차리려고 하는 건 아니다.

노후준비 목적으로 공부하는 분들도 있으나, 본인 팔자가 이쪽 분야에 맞거나 이쪽으로

먹고살 운이라면 저절로 그 길로 가게 되어 있다고 본다.

 

 내가 자주 비유하는 말인데

우리네 인생은 이미 그 사람의 지도가 만들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오늘 이 글을 쓰는 것도 나의 인생 지도길에 몇 년, 몇 월, 며칠, 몇 시에

조용헌이란 작가의 책을 읽고 느낀 이야기를 리뷰로 쓰는 행위가 이미 나의 인생지도에

예견된 상황이다.

이 사실을 모르는 건 나 자신이다.

이것은 사주팔자와 또 다른 의미로 해석 바란다.

사주팔자가 과정이라면 내가 이야기하는 지도는 결론이다.

과정(팔자)은 바뀔 수가 있다. 그렇지만 결론(삶의 지도)은 변하지 않는다.

 

아마 조용헌 작가가 이 책을 쓴 의도 또한 사주명리학 공부를 위한 전문서적용으로

쓴 건 아닐 것이다. 

비하인드스토리를 통하여 자신의 삶도 한번 돌아보고 스스로 깨우치길 바라는 점일 것이다.

그 깨우침이란 꼭 사주 공부를 해서 깨우치길 바라는 것 보다는 본인이 지금 있는 그 자리에서

그 환경과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 즉 인간관계를 말한다.

관심과 시간적 여력이 있어 사주 명리를 공부한다면 더 좋겠지만.

사주 명리를 믿고, 믿지 않고는 오로지 개인의 선택이다.

 

사람들은 별 탈 없고, 일이 잘 풀릴 땐 내일을 걱정하지 않는다.

하는 일이 꼬이거나 힘들 땐 나와 관계되는 주변 상황과 모든 조건을 따져보기도 한다.

조상 묘를 잘못 썼나? 죄지을 일을 많이 했나?  내 팔자가 왜 이런가?

 

내 경험상으론 대부분 철학관이나 명리를 공부한 술사들에게 사주를 던져주면

나의 과거는 기똥차게 잘 맞춘다.

보통 사람들은 과거를 잘 맞추면 캬~그 점집 용하다고 한다.

그런데 사주 공부 몇 년 만 해도  지난 과거는 어느 정도 맞출 수 있다.

우리들이 궁금한 건 지난 과거가 아닐 것이다.

내일이 궁금하고 미래가 궁금하다.

지난 과거는 내가 이미 알고 있는 부분이다. 내 능력으로 알지 못하는 미래를 알려고

복채를 주며 점을 보는 것이다.

 

요즘 시대에도 명리학의 빅3 족집게처럼 잘 맞추는 술사는 분명 존재한다.

그런 명리학자를 만나는 것도 운이다.

그럴 운이 힘들 것 같으면 스스로 아는 길 밖에 없지만.

명리에서 내가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가, 나에게 넘치는 오행(五行)은 어느 것인가?

이것만 알아도 많은 도움이 된다.

 

어떤 공부든 배워서 손해 볼 공부는 없다고 생각한다.

 

修 人 事 待 天 命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을 다하고

 하늘의 명을 기다린다."

 

 

가끔 고향에 갈 적마다 거실 벽에 가문 내력이 적힌 액자 속에

안중근의사의 휘호 중 하나인 "一日不讀書口中生荊棘" 이라는 글귀에 늘

나의 시선이 한참 머물곤 한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

곱씹어 의미를 부여해봐도 참으로 가슴에 꽂히는 말이다.

 

이번에 읽은 책은 자녀를 둔 부모들이 읽어야 할 책 같다.

물론 자식이 없는 이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된다.

책을 좋아하면 누구나 한번 읽어보고 자신의 독서 습관과 비교해보는 것도

앞으로 책을 읽음에 방향을 제시해주고, 좋은 점은 나의 것으로 삼고

나쁜 습관은 고쳐 나가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5백년 명문가의 독서교육

 

5백 년 전의 사람들이 행하던 습관이 지금에서야 그렇게 통할까 싶기도 하겠지만

책을 읽다 보면 예나 지금이나 책 읽기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 느껴진다.

책의 장르와 다양성은 옛날보다 많아졌지만 그 방법론은 변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5백 년 전의 사람들이 삶에 있어 지금보다 책을 더 가까이하고 오로지 사회에 진출하는

과정이 책 읽기부터 시작되어 책 읽기로 끝나는 것이 당시의  삶의 모습일수 있기에

어쩌면 그 당시 사람들의 독서교육은 지금을 사는 우리들 보다 더 전문가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에서는 당시 책 좀 읽었다거나 문학적으로 잘 알려진 사람들의 책 읽기 습관과 자녀들에게

보여준 독서교육을 지루하지 않게 이야기하고 있다.

책 목차 다음 부분  시작하는 첫 장에 <5백 년 명문가의10계명>이 이 책의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 같다

열 명의 이야기에서 해당 인물의 독서법을 하나씩 추려내어 10계명을 만든 것이다.

 

나 개인적으론 책 속 내용의 인물이 강조했던 독서교육법도 좋았지만

작가가 프롤로그에서 밝힌 이 책에 나온 인물들의 공통점이 나에게 크게 와 닿는다.

그 부분을 내 느낌을 실어서 적어본다.

 

첫째. 집안에서 반드시 읽어야 할 '가문의 필독서'를 정해 놓아라.

집에서조차 요즘은 갈수록 가족 중심이기보다는 이젠 개인 중심적 사회라서 집안에서도

각자 스마트폰만 보고 생활하는 자기 공간적 생활패턴이 습관이 되고 있다.

집안에서 모든 가족들이 함께 공유하며 읽을 가문의 필독서라.... 생각이 많아 질것 같다.

나는 족보책이나 달달외우고 살지.

 

둘째. 부모가 '책의 바다'로 아이를 이끌어라.

가족마저 개인적 생활이 주가 되는 세상이지만 그래도 주변에서는 부모와 함께 책을 보고

놀이공원보다 서점으로 아이의 손을 잡고 이끄는 부모들은 많다.

주말쯤에 서점에 가보면 아이와 함께 온 부모들이 많이 보인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난 서점에서 자주 봤던 부모들의 모습을 그려봤다.

 

셋째. 자신만의 색깔 있는 독서를 한다.

이 말에도 참 공감이 된다.

특히 요즘 사회는 개성시대다.

남들과 똑같아서는 남들보다 앞서나갈 수 없다고들 한다.

특별하거나, 유별나거나, 특출하거나.

또는 특이하거나.

한뱃속에서 나온 자식들도 모두 제각각 성향이 다르다.

그래도 꼭 읽어야 할 책은 있다. 그런 책을 고르는 혜안을 가지는 것 또한

대단한 안목이다.

 

넷째. 여러 책을 읽히는 개방적인 집안 분위기로 '통섭형' 인재

한 장르의 책만 읽는 것도 문제가 된다. 책에도 편식은 있다. 아니 편독이랄까?

나 같은 경우 가장 싫어하는 사상이나 그런쪽에 대하여도 책을 읽곤 한다.

싫어하거나 좋게 보지 못하는 부분에 대하여 내가 좋아하는 장르보다 더 잘 알고 

있으면 많은 도움이 된다.

간혹 싫고 좋음에 있어 상대방과 언쟁을 할 이유가 생길 때 그것이 왜 싫은지를 나름 이유가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 했던가?

그래서 좋아하는 장르도 많이 읽고 싫어하거나 배척하는 장르나 분야에 관한 정보도 알아야 한다.

모르는 것보다 아는 것이 병이 아니라 약이 된다.

 

다섯째. 독서를 통해 '좋은 습관'을 익히게 한다.

이 부분은 주절주절 말할 이유가 없는 것 같다.

 

여섯째. 좋은 책은 반복해서 읽고, 메모하게 한다.

아무리 좋은 책도 반복해서 읽기란 좀처럼 쉬운 건 아니다.

읽고 난 뒤 정말 좋은 책이다. 잘 읽었다 하고 좀 더 표현을 한다면 독후감이나 후기,

리뷰를 남기는 정도까지 그렇지만 메모를 하는 건 공감한다.

책 속 좋은 문장이나 글귀를 메모를 해두면 차후에 글쓰기를 하거나 또 다른 곳에 쓰인다.

특히 글을 많이 쓰는 사람이라면 메모가 최고의 재산이 될 수도 있다. 모든 것을 기억하기 어렵고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고 했다. 준비된 자에게만 기회가 온다.

메모도 하나의 준비과정이다.

 

일곱째. 계산하지 말고 무조건 읽게 한다.

책을 좋아하는 습관을 들이는 첫 번째 방법은 활자로 된 건 뭐든 읽는다.

책이란 것에 나쁜 책은 없다. 뭐든 읽으면 언젠가는 그 지식도 써먹는다.

 

책 내용 중 나온 인물들이 강조한 독서법에는 많은 이야기가 있다.

이 책에서뿐 아니라 독서를 이야기한 다른 책에서도 강조하는 것이 있다.

다독(多讀)을 삼가 하고, 다작(多作)과 다상량(多商量)을 하라고 했다.

여기서 다독을 삼가 하라는 것은 책을 많이 읽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책을 많이 읽는 것에

목적을 두지 말고 깊이 있게 읽고, 글쓰기를 많이 하고 생각을 많이 하라는 것이다.

 

참고로

글쓰기를 잘 하는 방법을 중국의 구양수(歐陽脩)라는 사람은

많이 듣고, 많이 읽고, 많이 헤아려 보라는 뜻으로 다문(多聞). 다독(多讀). 다상량(多商量)을

글  잘 쓰는 비결이라고 했다.

 

책 속 인물들이 강조한 내용 중 개인적으로 가장 공감되는 것은

허균의 독서법에 함께 책을 읽을 형제나 친구를 곁에 두라는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 아무래도 형제보다는 친구나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과 접촉하는 일이

더 많아졌다. 하여 아는 지인들 중에 책을 가까이하고 독서를 즐기는 이와 가까이한다는 것도

큰 복이라고 생각한다.

만나는 사람마다 매일 술만 마시자고 한다면 참 고달플 것이다. 물론 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곁에 책 좋아하고 어떤 하나의 주제에 깊이 있는 이야기와 토론을 하고 함께 하는 취미가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 그것도 값진 재산이다.

 

그리고 또 하나

반드시 읽어야 할 책 중엔 역사 책은 반드시 넣자.

특히 우리나라의 역사는 알아야 한다.

우리의 역사를 아는 것이 이 나라에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국민으로서 기본 된 양심이다.

 

 

 

독서, 5백년, 명문가, 교육, 다독

다양한 사람들이 제각기 살아가는 삶의 터전 속을 엿본다는 것은 사뭇 흥미롭다.

특히 예술가들의 작업실 공간을 볼 수 있는 기회는 좀처럼 많지가 않다.

아주 절친이 아니고선 보통 사람들에게 어지간해선 공개를 하지 않는 것 같다.

그렇지 않은 예술가들도 있긴 하지만 대체로 그렇다.

직접 볼 수 없다면 어떻게 궁금함을 씻을 수 있을까?

어쩔 수 없이 책으로나 그속을 들여다 볼 수밖에

그래서 고른 책.

 

작업실 구경

 

25인의 작가들의 작업실 이야기다.

이 책은 <행복이 가득한 집> 집지 책에 연재되었던 기사를 묶은 책이다.

책을 읽다 보니 "어... 여기는..."

가끔 내가 지나다니던 곳 근처에 있는 작업실도 있다.

그 앞을 다니면서도 궁금했었던 작업실 몇 곳이 소개되니 기분이 묘하다.

저 건물은 예사롭지가 않아 보인다 싶었다. 분명 평범한 사람이 사는 것 같지는 않고,

무슨 작업실인가?

사진 작업하는 스튜디오인가? 사진을 취미로 하니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이

사진 관련 스튜디오였다.

 

책 내용 중 제일 기억에 남는 곳이랄까.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앞서는 작업실은 참 많은데

그중에서 화가 백순실님의 작업실이다.

속을 보지 않고도 누구나 궁금증을 유발하는 건물이다.

다양한 건물들을 봤지만 이처럼 독특한 건물은 처음이다.

콘크리트 건물 작은 창으로 나뭇가지가 고개를 내밀고 있다.

건물 크기가 크다. 그러니 삐죽 튀어나온 나뭇가지를 품고 있는 나무도 제법 수령이 오래되어 보인다.

파주 헤이리에 위치하고 있는데, 파주는 꼭 한번 가봐야겠다고 늘 맘먹고 있는 도시다.

파주 출판도시도 돌아보고 싶었는데 잘 되었다. 핑계삼아 볼거리 하나가 더 생겼다.

소개된 다른 작가들도 그렇지만 백순실 화가님도 특이한 기법?으로 작업을 하시는 분이다.

커피로 작업을 하신다. 캔버스 위에 진한 커피향이 가득할 것 같다.

"동다송" 을 주제로 40여 년간 작업도 하셨다니 커피뿐 아니라 茶와 깊은 관계가

있는 작업을 하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茶와 그림을 하는 예술가의 조화라......

 

이외에도 도예가, 건축가, 사진작가, 디자이너, 조각가, 푸드스타일리스트,

그리고 일반인들에게는 낯설게 다가오는 궁중채화 장인까지.

모두 25인 의 작업실과 작가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개인적으론 어느 것 하나 관심이 없는 분야는 없다.

특히 궁중채화 장인이신 황수로님의 작업실과 작품에 관한 글을 보다 보니

오래전에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로비에서 보았던 화준 작품을 보고 한참 동안

발걸음을 멈추고 봤던 기억이 다시금 되살아 났다.

그것이 바로 이러한 작업을 하여 만들어지는 것이구나 싶었다.

역시나 많이 보고, 듣고, 메모를 해두면 언젠가는 어느 때 그 기억은 나의 뇌에서

잊어버린듯하여도 아주 잊어버리는 게 아니라는 걸 다시금 느낀다.

 

책을 읽으면서 한번 가보고 싶다는 작가의 작업실을 메모해두고 마지막 책장을 덮었다.

작가들의 눈썰미는 보통이 아닌 것 같다.

건축과 관계가 없는 작가들도 자기의 작업 공간을 설계하고 직접 짓기도 하고,

디자인과 구도 배치하는 감각은 역시나 장르 불문하고 작가의 타고난 본능인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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