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야생초차>라는 책의 제목을 보고 과연 이책이 나에게 해당이 될까 싶었다.
내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된건 내가 생활이 바쁘다보니 산에 갈 시간도 없고 아파트에 살기에 그런걸 준비 하려면

여러모로 불편 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술을 못하는 나는 평소에 차를 무척 좋아하고 특히 국산차를 좋아하기에 한두가지 정도는

내가 준비하여 마실수 있지 않을까싶어 책을 읽게 되었다.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작가도 아파트에 살고 있다는걸 알게 되었고

세상만사는 마음먹기 나름이라는걸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작가는 차만드는 방법에 대한 설명 만이 아니라 매화나무와 찔레나무의 차이점 같은것도 설명해 놓아서 책을 읽다보니 자연에 대한 상식도 늘게 되었다.
뿐만이 아니라 탱자나무꽃차 같은 경우는 임산부들이 마시면 안되는 차라는것도 알게 되었다.

그외에도 자귀나무를 애정목이니 합환목이니 하고도 부르는데 이 나무를 집안에 정원수로 심으면 부부가

 절대로 이혼 하지 않는다는 말이 전해져 내려 온다는것도  이 책을 읽고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이렇게 자연에 대한 상식외에도 작가는 꽃과 관련한 몇몇 시도 곁들였는데 책을 읽다보니  여러군데에서 차를  사랑하는 작가의 마음을 만나수 있어서  차를 마시지 않으면서도 저절로 야생초차를 음미하는 기분이 느껴졌다.

책의 곳곳에서 덖는다는 말이 나와서 난 덖는게 무얼까 궁금해하며 책을 읽어 나갔다.
작가의 설명에 의하면 덖는것은 볶는것보다 약하게 재료를 익히는 방법이라고 한다.
쉽게 말하자면 데치는것과 삶는것의 차이라고 할수 있겠다.

작가는 차를  만들기 위하여 채취시기, 채취시각에 대해 책에서 여러번 언급하고 있다.
심지어는 야생초차의 재료를 채취하기 위하여 산에 오를때의 옷차림까지도 설명하였는데
한여름일지라도 두툼한 바지를 입는게 해충의 공격과 가시덩굴로 부터 안전하고 윗도리는 긴팔을 입기 힘들면

토시정도라도 준비하라고 한다. 참으로 꼼꼼한 설명이 아닐수 없다.
나는 이 대목에서 작가의 세심함을 다시 한번 느낄수 있었다.

작가는 꽃잎이나 나뭇잎을 채취하여 차를  만들때 재료에 벌레가 많으면 위안을 받는다고 한다.
그건 그만큼 농약이나 다른 오염물질로 부터 재료가 안전하게 보호되어 있다는 반증이라는게 작가의 설명이다.

요즘 유기농 농산물에는 벌레들이 뜯어 먹은 흔적이 남아 있다는 말이 생각났다.또한 내가 우려했던대로 가능하면

꽃으로 차를 만들때 먼지나 차량의 통행이 적은 깊은 산속에서 꽃을 채취하는게 좋다고 한다.

작가는 차가 약이 아닌걸 분명히 얘기하면서도 감기와 기관지염에 좋은 진달래꽃차. 두통에 좋은 감국차와 산국차, 고혈압을 비롯한 성인병에 좋은 연잎차, 당뇨에 좋고 소변의 흐름을 좋게하는 호박꽃차, 간의 피로를 풀어주는 해바라기차,

위장의 염증에 효과가 있는 무궁화차,각종 암세포를 억제해주는 조릿대차등등..각종 야생초 차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 하였다.

차를  만드는 과정뿐이 아니라 만들어서 보관하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작가는 참으로 정성스럽게 

마치 친정어머니가 시집간 딸에게 가르쳐 주듯이 설명 하였다.

특히 요즘처럼 아파트에 사는사람이 많은걸 감안하여 아파트에서의 차 보관법도 설명하여 읽는

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것 같았다.

작가는 선천적으로 편도선이 약했는데 지인에게 진달래꽃 차를 선물받아 마시고 거짓말 처럼 목이 좋아져서

그후로 야생초차에 대해 배우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차는 절대 약이 아니고 몸이 많이 아프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걸 작가는 분명히 말하고 있다.

 작가도 그렇게 말했고 나의 경험으로 보아도 차는 일상 생활에서 피로회복이나 기분전환 또는 어떤 질병의 예방효과를

경험하는정도로 만족해야 할것이다

책을 읽기전에는 야생초를  이용하여 차를  만드는 방법에 호기심이 있어서였는데
책속에서 작가의 아름답고 여린 마음을 군데 군데서 만날수 있어서 책을 다 읽고 나서는
마치 야생초를 주제로한 한권의 시집을 읽은거 같은 느낌까지  들었다.

끝으로 자연을 사랑하는 작가의 마음이 담긴 인상 깊었던 귀절을 인용하고 이만 줄이기로 한다.

** 점심을 먹고 짬을 내어 근처 들녁에 간다.자동차로 스쳐 지날 때는 미처 보이지 않던 것들이 걸으니 다 보인다. 쇠뜨기도 보이고 냉이꽃도 보이고, 씀바귀도 보이고 쑥도 보이고...내가 저것들을 바라보고 저것들의 이름을 한번씩 불러준다고 해서 세상이 지금보다 더 나아진다거나 지금보다 훨씬 더 살만한 곳으로 바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보라. 세상은 변하지 않겠지만 나 자신은 변하게 된다. 하나하나 들꽃들의 이름을 부르고 그것들의 모양을 살펴보라.

그럴적마다 내 가슴은 얼마나 환한 빛으로 가득 차오르게 되는가.

문득 세상이 환해진다는 말, 잊지 말라. 느리게 산다는건 남에게 뒤쳐져 산다는 말이 아니다.

그것은 어쩌면 남들이 보지 못하는 진정으로 가치있고 소중한 것들과 더불어 산다는 의미이다.

지금 이 순간 한번 가면 다시는 오지않을 소중한 봄날이 또 저렇게 우리곁 에서 사라져 가고 있다.  p 5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