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하절기면 여행에 대한 책을 읽게 된다.

작년 여름과 올 여름에도 몇권의 여행 에세이를 읽었다.

그중엔 유명인이 쓴  여행에세이도 있었고, 정보로 가득하여 여행 안내서의 역활을 톡톡히 하는 책들도 있었다. 이 책 <마치 돌아오지 않을것 처럼>은 사진작가의 여행 에세이 답게 사진이 많이 수록되었는데 그 사진들이 참 맛깔스러웠다. 특히 색감이 아주 뛰어났다.

이 책이 작가의 열번째 책이라고 하는데  처음 작가의 책을 만난 나는  다른 책들엔 어떤 사진들이

 실려있을까 궁금하기도 했다.

 

이 책을 읽기전에 나는 아프리카에 겨울이 있는줄 몰랐었다 (부끄러운 얘기다. ㅎ)

그런데 아프리카에도 겨울이 있다고 알게 되었을때 그래? 하면서 신기했던건 그동안에 내가 얼마나 무식했었나 보다 얼마나 단순한 사고방식으로 살았나 싶어서다.

왜 아프리카는 밤이고 낮이고 더운 나라로 생각하였었는지...나에게 그런 말을 해준 사람이 하나도 없었는데 말이다.

 

아프리카를 여행하면서 그곳 어린이들의 맑디 맑운 표정을 사진에 담아 그들에게 선물로 주기도 한 작가는

그곳의 어린이들을 위하여 영화를 상영하기 위해 복잡한 장비를 챙겨서 다시 방문하기도 한다.

어린이들을 위하여 그런일을 마다하지 않는 작가는 분명 어린이를 좋아하고 그곳의 어린이들처럼 맑디 맑은눈을 가졌을러라고  상상해 보았다.

 

마다가스카르를 여행하면서도 작가는 천진한 소녀의 표정을 놓치지 않고 사진에 담았는데 소녀의 사진을

넘기고 나자 내가 만난건 상상속의 나무가 아닐까 생각했던 바보밥 나무 였다.

아!1이게 바오밥 나무구나..생각하면서 난 딸아이를 불렀다.

<**야,  이리와봐 이 책에 바오밥 나무 사진이 나왔다> 금방 내곁으로 온 딸이 말했다.

<엄마 바보밥 나무가 진짜로 있네. 난 상상속의 나무 인줄 알았어>

전에 나와 딸은 <어린왕자>를 읽고 얘기를 나눈적이 있었기에 바오밥 나무가 더 신기하였다.

아프리카에서 낯선 풍경과 천진한 어린이들의 표정을 생생하게 사진에 담아 독자를 즐겁게한 작가는

다음번 여행지는 스코틀랜드와 파리로  향하였다.

스코틀랜드의 사진과 파리의 사진은 두군데 모두 유럽임에도 한곳은 수수하고 품위있으며 검소한 느낌을 주었고 (작가가 사진을 찍으며 그런 느낌을 유도하려 했는지는 모르겠다) 파리의 사진은 좀더 세련되고

유행의 도시답게 사람들의 표정부터가 아프리카에서 찍은 사진과는 비교가 되었다.

 

아시아쪽을 여행하면서도 작가는 캄보디아에서 귀여운 아이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는데

아프리카 아이들의 표정보다는 훨씬 밝고 친근하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그건 아마도 아프리카보다는 베트남이 좀더 문명의 혜택을 받으며 생활하기 때문일까..생각이 들었다.

몽골 아이들의 사진은 마치 우리나라 아이들 사진처럼 친근하게 느껴졌다.

역시 몽골은 우리와 가까운 핏줄이군 .,.싶어진다.

 

책의 끝부분에서 작가는 <페루>를 여행하였다. 책을 읽다가 문득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는다> 는 책의 제목이 떠올랐다..그게 ,정말 일까? 

책의 마지막에 가면을 쓰고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사람들의 모슴을 보면서

나도 그곳에가서 그들과 함께 흥겹게 춤추며 즐기고 싶어졌다.

 

작가는 책의 끝부분에서 자신은 외로운 여행자라고 말하였는데  그말이 왜 이렇게 마음을 아프게하는걸까?  아마도 가을이 저만치 오고 있어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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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이런 사람을 만나야 한다 - (본문 P 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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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꿈꾸는 사랑이,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이,

내가 포기하지 않고 기다려온 내 인연이,

언제 나와 인연을 맺을진느 알수 없지만 그래도 기다려야 겠지.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다들 말하지만 나에게 사랑은 그렇게 쉽지 않다.

나누고 싶을때 그 대상이 없는것도 슬픈 일이다.

울고 싶을때 얼굴을 묻은채 울고 싶은 편한 무릎이 없는것도 슬픈 일이다.

그의 무릎이 젖을 만큼 내 눈물을 적시며 울어도 되는

그런 편한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기다림에 끝이 있을까?

외로움에 끝이 있을까?

 

 

책을 읽기전만해도 나는 이 책이 감성적인 사랑에 대한 얘기이기를 기대 하였다.

사실 책의 맨앞부분에서 칠년동안 함께 지내다가 6주간 이란 시간을 잠시 떨어져 지내다가

다시 만나게된 조와 클라리사가 피크닉을 떠나는 대목까지는 책을 읽는 누구라도 그런 생각을 하기 쉬울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피크닉대신에 생각지 못했던 기구사고에 얽혀들게 되고..

제리패드라는 남자가 그들의 생활에 끼어들게 된다.

 

제리패드는 <드클레랑보 신드롬>이라는 독특한 질병을 앓는 환자였다.

드클레랑보 신드롬이란 종교적 색채를 띤 동성애적 강박증..이라고 책을 읽고 알게 되었다.

책의 끝 부분에 덧붙여진 <붙임>이란 부분의 사례2에 나온 28세의 미혼 남성 P가

이 책의 모델이 된듯 싶다.

 

패드는 모친의 유산 덕분에 굳이 돈을 벌기위해서 일을 하지 않아도 되자

<하느님의 영광>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나보다.

 패드가 조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그런건 쉽게 알수 있었는데 나는 패드의 편지를 읽다가

예전에 경험했던 일이 떠올랐다.

 

<...다시 말해 내 사랑은 또한 하는님의 사랑이며 당신의 운명 입니다.당신의 부정과 거부와 논문과

책은 모두 지친 어린아이의 작은 발길질 입니다. 이건 시간 문제일뿐이고 때가 되면

당신은 고마워 할겁니다  ..P 192 >- 바로 이대목에서였다.

 

십여년전에  딸아이가 아파서 동네 병원에 입원한적이 있었는데 그때 한병실에서 어떤 아주머니를 알게 되었다. 그분은   환자로 입원 중이었다. 그 아주머니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예전에 시집살이를 호되게 한 얘기를 하셨다. 딸아이가 퇴원을 하고 얼마후에 집 근처에서 그 아주머니를 만나게 되었다.

그때까지는 몰랐는데 그 아주머니는 사이비 종교를 믿고 있었다.일주일이면 서너번 이상 하느님을 모르는 이웃을 위해 봉사차원에서 전교활동을 한다고 하였다. 나는 가톨릭인데 그 아주머니는 그런건 전혀 개의치 않고 나를 개종 시키려고 열심히 방문 하셨다.

그때 그 아주머니가 했던 말이  책에 나온 패드의 편지에 나온  바로 그말이었다

 

그 무렵 나는 성당에서 <레지오> 라는 봉사 모임에 가입하여 열심히 활동하던 때라 그 아주머니가 딱하게 생각 되어 성당에  나오시도록 권하려고 생각 하였다.몇번을 아주머니가 다녀가고 나서

어느날 내가 <이제 더이상 우리집에 오지 마세요. 아무리 권하셔도 전 성당에 나갈거예요>라고 단호하게 내 생각을 얘기하니 그 아주머니왈...<젊은 애기엄마가 참 안됐다>고 하시는게 아닌가.

그말을 듣고 기분은 씁쓸했지만 나도 언제까지나 그 아주머니때문에 내 시간을 빼앗길수가 없었기에

내딴에는 결단을 내린거였다.

 

패드는 결국 조를 살해하려고 사람을 고용하기도 하는데 결국은 엉뚱한 사람만 다치게 하고 만다.

그리고 양심의 가책을 느꼈음인가..

조의 집에 찾아와서 칼로 자기목을 그으면서 자살을 시도하기도 하는데...

이 책은 내가 기대했던 감성적인 사랑얘기 대신 <드클레랑보 신드롬>이란 독특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

패드의 조에대한 사랑..이렇게 병적인 사랑에도 <사랑>이란 이름을 붙일수 있는건지 의아해 하면서 책을 덮었는데 그 이유는 종교적인 문제는 각가의 가치관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탣해야할 문제 아닌가..하는것이

평소의 내 생각이기 때문이다. 이런 내 생각에 문제가 있다고 해도 그런 생각때문에 최소한 남에게 피해는

주지 않을거라고 생각해본다.

 

<이런 사랑>은 내가 기대한 그런 사랑을 다루진 않았지만 치밀한 구조로 잘쓰여진 소설이다.

나와는 반대로 늘상 읽는 달콤한 사랑얘기에 식상한 독자라면 한번 읽어보면서 더운 날씨를 잊을만하다.

또한 간략하면서도 뛰어난 표현을 군데 군데서 만나다보면 책 읽는 재미가 더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