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유치원 다닐 무렵으로 기억한다. 그때 무슨 전집류 책을 샀는데 부록으로

<7인의 마법사> 라는 책이 따라왔다.책과 함께 따라 온 건, 크고 작은 일곱개의 노란

프라스틱 조각이었다. 책에는 일곱개의 프라스틱 조각을 이용하여 여러가지 모양을

만들어 낸 그림이 실려 있었다. 남편과 나는 저녁이면 딸아이를 데리고 마법의 조각

맞추기 놀이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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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책과 노란 프라스틱 조각들은 이사 가면서도 잘 챙겨서 잊어버리지 않았다.

그런데 딸아이가 크니까 그런 놀이는 시시하게 생각하고 하질 않았다.자연히

노란 프라스틱 조각들은 책상 서랍 한 귀퉁이에서 잠자는 신세가 되었다. 얼마 전에

문득 생각이 나서 온 집안을 뒤지면서 찾아 보았는데 어디에도 없었다.너무 아쉬웠다.

그러던 참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참 반가웠다. 예전 노란 프라스틱조각들의

친구라도 만난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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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사이토 다카시의 책은 소설이 아님에도 지루하지 않고 술술 잘 읽힌다.

무엇보다 읽다보면 웬지 마음이 편해진다.이런 맛에 저자의 이름만으로 선택해서

읽게된 책이 바로 이 책이다.저자는 주로 자기계발류의 책을 많이 썼다. 그는

메이지대학의 교수로 근무하는데,젊은 이들에게 강의 하는걸 무척 즐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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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흔히 듣게 되는 얘기중 하나가 <백세시대>이다. 오래 사는게 무조건 축복은

아니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아프면 병원으로 약국으로 향하는게 사람의 본능이다.

백세시대에 오십살이면 딱 반이다.그런데 오십살부터 바꿔야 한다니 좀 이른 감이

느껴진다. 저자의 생각에서 열살 쯤 늦춰서 나이 육십부터 바꿔도 될거 같은데,

이건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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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공감한 내용이 꽤 있다. 예를 들면 "가슴속 응어리를 어떻게 풀까?"

"내 손으로 책을 버리게 될 줄이야" "오늘이 내 전성기 라는 마음으로" 같은

소제목이 그랬다. 언제부터인가 나도 " 오늘이 내가 살아있는 동안 가장 젊은 날"이라는

생각을 하고 산다. 당연히 오늘을 최대한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려고 한다. 예전처럼

<보람있게...>는 경우에 따라 추가도 하고 생략도 한다.되도록 편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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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공자께서도 나이 오십이면 지천명이라고 했다. 어쨌든 나이 오십은 적은

나이는 아니다. 노인은 멀었지만 몸의 여기저기에 노화의 징조가 나타나는 나이다.

특히 눈은 스마트폰 덕분에 노안이 빨리 오기도 한다. 이른바 갱년기 우울증이 넘보는

시기이기도 한다.누구라도 한때는 젊었었는데,깨닫고 보니젊음은 어느결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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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퇴직하고 재취업을 하는 경우,지인이나 가족중에서 사별을 하는 경우도

생긴다.문득 문득 삶에 대해, 또는 죽음과 죽음 그후의 세계를 생각해보기도 한다.

<생노병사를 피해갈 생명체는 없다.>는 자연의 법칙 앞에서 갑자기 왜소하게 느껴지는

자신을, 스스로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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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오십이면 젊어서보다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나이다..이때부터 연습해야 하는

마음가짐중 하나가 <그러려니...> 하고 생각하는 것이란다. 처음엔 어려워도 자꾸

그렇게 생각하다보면 무척 어려운건 아니다. 경쟁의식도, 질투심도 다 내려놓고 이젠

건강과 행복을 위해 좋은 습관을 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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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나이 오십이 아니라도 부담없이 읽기좋은 책이다. 부담없이 읽는다고

내용도 가벼운건 아니다. 저자의 뛰어난 문장력 덕분에 자칫 어두울수 있는 이야기를

지루하지않게 읽었다. 읽으면서 내가 저자의 팬임을 깨달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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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고전 연구가이다.특히 동양 고전 100여종을 원전으로 읽으면서 문리가

트였다고 한다. 이 책은 20여권의 고전에서 뽑은 짧은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논어> <맹자><도덕경> <장자><손자병법><삼략>등에서, 말과 관련한 통찰력 있는

글들을 뽑았단다. 공자의 배려, 맹자의 호연지기, 노자의 겸손, 장자의 여유,

한비자의 지략,손자의 전략을 통해 품격과 내공의 말을 할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을

갖출 수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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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저급하게 나올 때 우리는 품위있게 간다."

책의 머리말 첫 문장이다. 전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의 부인 미셸 오바마가 미대선

찬조 연설에서 했던 말이다. 저자는 이 말이 <논어><헌문>에 실려있는

"군자는 위를 향하고 소인은 아래를 향한다"는 문장과 놀랍도록 유사하다고 했다.

'말은 곧 그 사람 자신이다' 라는 말을 예로 들며 저자는 말을 배우기에 앞서서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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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승부사는 무력이 아닌 전략과 지혜로 이기는 사람이라고 했다. 아울러 모든

이치와 지혜는 일상의 삶에서 비롯된다고 했다.당당하고 멋지고, 어떤 순간에도

품위있게 자신을 드러내는 우아한 승부사가 되기 위하여 저자는 모두 9개의 장을

구성하여 설명했다.

1.균형을 맞춘다. 2.세심하게 관찰한다.3.믿음을 준다.4.마음에 닿는다.5.사람을 사랑한다.

6.생각을 묻는다. 7.관계를 지킨다.8.입을 닫고 귀를 연다.9.함께 승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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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알아보는 방법에서 공자와 맹자는 <관찰>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사람을 유심히

관찰하면 그의 본모습과 의중을 알게 된단다.<여씨춘추>에서도 선견지명을 가진

사람들의 능력은 관찰하는 힘에서 비롯되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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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인 관계에서 가장 어려울 때가 바로 상대방의 마음을 제대로 알 수 없을 때다.

그때 필요한 것이 바로 인문고전이다.고전을 통해 사람의 본성에 대해 이해하고,

탁월한 현자들의 말을 새기고, 말과 행동을 관찰하는데 힘을 기울이면 사람들이

어떻게 자신을 숨기겠는가 본문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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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하여 <경청>을 강조했다. 경청하는 자세는 상대방과 공감을

형성할 수 있단다.서로를 신뢰할 수 있는 관계가 된단다. 경청에는

'당신이 소중한 만큼 당신이 하는말도 소중하다'그것을 말없이 보여줄수있는 것이

바로 경청의 자세라고 했다.상대를 높임으로써 함께 높아지는 지혜가 바로 경청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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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에서 "아! 그러네"하고 마음에 와 닿은 문장이 있다.<채근담>에 나오는

문장이다.

"문장이 경지에 이르면 별다른 기발함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만 적절할 뿐이고,

인품이 경지에 이르면 별다른 특이함이 있는게 아니라 다만 자연스러울 뿐이다."

대화에서도 때와 상황에 적절한 말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것이 최고의 경지란다.

실용서적을 많이 읽는 나에게 이 책은 인문고전을 권하는듯 했다.나도 인문고전을

안 읽는건 아니다.그런데 고전은 가끔 다시 읽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여러

고전에서 인용한 좋은 문장과 함께 한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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