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존 버든의 첫번째 추리소설 『658 우연히』에 이어 두번째 소설 『악녀를 위한 밤』은 형사 출신으로 아내와 전원생활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데이브 거니가 결혼식날 목이 잘린채 살해 당한 신부의 사건의 수사를 의뢰 받아 사건의 전말을 해결하는 과정과 자신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내용이다. 이 책의 소개에서 첫번째 추리소설에서 활약한 데이브 거니가 계속해서 활약하는 내용이라는 것을 알고 혹시 전작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 소설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곤란을 겪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였으나 기우 였음을 알 수 있었다.
어려서 성폭행을 당하였으나 이후 자신이 성폭행범이 되어 버린 신부, 그리고 그녀와 결혼을 결정한 의사출신의 신랑, 무엇인가 처음부터 어울리지 않는 결혼이 진행되는 그날, 신부가 결혼식장에서 목이 잘린채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그리고 우력한 살인용의자 정원사는 행방불명이 되고 만다. 첫 부분에서 왜 살인이 일어났는지, 그리고 범인은 어떻게 된 것인지 막막하게만 전개가 된다. 그래서 결국 전 뉴욕 형사 출신 데이브 거니에게 수사를 의뢰하게 되는데.......
하지만 데이브 거니는 전 작품에서 죽음의 문턱까지 다녀온 경력이 있었으며, 그로 인해 아내는 그가 이번 사건을 맡는데 반대한다. 사실 그들 부부는 그동안의 서로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전원생활을 선택하고 서로에게 충실하기로 했던 것이다. 이렇듯 이 소설은 사건 자체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사건에 관여되어 있는 사람들의 인간적인 문제를 세세하게 다루고 있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데이브 거니는 그 동안 경찰이 풀지 못한 문제점들을 하나하나 퍼즐을 맞춰 나가듯 풀어나간다. 이 사건에는 또다른 그 동안의 또 다른 문제점을 안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다름아닌 성폭력이라는 우리사회의 커다른 종양을 다루고, 그리고 인간이 지니고 있는 또다른 내면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이 아니었나 한다.
수사가 진행 될 수록 다양하게 나타나는 사건의 실체와 역동적으로 전개되는 수사의 전개방법은 이 소설을 읽는 내내 긴장감을 높여준다. 한마디로 참 재미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작은 사건에서 더 넓은 범위로 확대되고, 그럴수록 관련된어 잇는 인물은 증가되어 가고 그 인간들마다의 역학관계를 풀어헤치는 주인공의 끈질긴 모습에서 내가 스스로 사건을 해결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하게 만든다.
이 가을 잠시나마 즐거움에 젖어들도록 해준 “악녀를 위한 밤”이 다른 이들에게도 읽혀지길 바라며, 전작인 “658 우연히”를 빠른 시간안에 읽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다음 작품을 기다리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