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인정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한 새로운 시작을 할 때가 아닐까?
인문학을 바라보는 시각은 세월이 흐를수록 점점 중요해지는 것 같다. 왜 일까?
그것은 세상이 급변하고, 개인주의로 변화할수록 인간성에 대한 회의가 커져만 가고, 따라서 근본적인 인간성 회복에 대한 갈망이 늘어가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김경윤 님이 펴낸 ‘처음 만나는 동양고전’은 인문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중요한 척 걸음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경쟁만을 부추기고 성공만을 부르짖는 이세상에서 1등이 아니면 소외되는 이들에게 다른 삶이 존재함을 느낄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런 부분은 인문학을 소개하는 과정에 저자 자신의 일상을 조금은 내비치는 것으로부터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였지만 철학에 더 관심을 갖고, 기독교에 먼저 입문했지만 불교사상에 더 심취한 것 같은 삶, 그리고 경기도 일산에 ‘자유청소년 도서관’을 건립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인문학을 강의하면서 한편으로는 조화로운 삶을 찾기 위한 농사일을 함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내는 도시생활을 버리고 귀농학교를 선택하는 등 저자 자신이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사상들을 실천하는 삶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그러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 책은 크게 인간(人)과, 사회(地), 그리고 우주(天)라는 큰 테마를 중심으로 고전에서 바라보는 시각을 설명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문학에 깊은 지식을 지니고 있지 않은 입장에서 저자가 설명하는 내용들이 모두 이해가 가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에 탐독했던 부분에서는 깊은 내용은 짧은 글로 이렇게 표현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인문학을 즐기고 있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이기적인 나와 이타적인 나의 갈림길에서 인간으로서 가치있는 삶을 위해 노력했던 옛선인들의 번뇌를 느끼고, 그들의 번뇌가 지금의 우리에게 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깨달을 수 있다. 그리고 이 세상의 모든 일들이 내가 뜻한바대로 성취되지 않는 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지만 이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않음으로서 고통이 따르고 배신과 시기가 판치는 세상에서 낙담할 수 밖에 없는 나를 찾게 된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그 시대가 필요로 하는 통치이념이나 사상들이 변화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이는 과거나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 같다. 한마디로 시대의 흐름에 따라 순응하고 말 것인지, 아니면 내 안에 살아있는 관념에 따라 몸부림칠 것인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그리고 자연과 우주의 원리, 인간 삶의 원리는 많은 연관성을 지니고 있으며, 결국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며, 우주속에 존재하는 하나의 존재일 뿐 임을 인식하는 과정을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일깨워주고 있다.
한편으로는 저자가 동양인문학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동양고전을 넘어 다양한 분야의 도서와 영화 등을 함께 등장시킴으로서 조금은 부드러운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더욱이 저자의 아내를 통해 실천하는 삶을 보여주는 장면에서는 본인보다 아내가 어쩌면 더 인간적인 삶에 가깝게 접근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리고 보편적으로 인정하는 이론을 자신의 주장으로 펼치는 부분에서는 조금은 더 인간적으로 다가옴을 느낄 수 있다.
『역사는 선불교의 전통을 혜능에게 이어지게 했지만 저는 왠지 신수에게 마음이 갑니다. 까닭인즉 우리네 삶이 이런저런 일을 당할 때마다 마음 아파하고 마음 상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지요. 마음이 아파서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원래 마음은 없는 것이니 괴로워하지 말라는 충고보다는 “네가 아프냐? 나도 아프다”라는 통속 멜로물의 연대감이 오히려 따뜻하고 친근감이 있어 보이지 않나요? 그러니 아프지만 함께 참고 견디자고 말하고 싶네요. 서로 마음을 보듬고 함께 나아가자고요. 혜능의 치유 방법이 근본적인 것은 머리로 알지만, 자꾸만 제 마음은 응급 처방을 바라니 제 마음 저도 모르겠네요.
- 본문 중에서 -』
노자의 물의 속성에 대한 글귀가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가장 훌륭한 것은 물처럼 되는 것입니다.
물은 온갖 것을 위해 섬길 뿐,
그것들과 결코 다투지 않습니다.
모두가 싫어하는 낮은 곳을 향해 흐를 뿐입니다.
그러기에 물은 진리에 가장 가까운 것입니다 - 노자 8장 -』
동양고전,
김경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