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같이 근무하는 후배 직원에게 박진성이라는 시인을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 후배가 시인 박진성과 같이 대학을 다녔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같은과 후배정도, 돌아온 답은 대학선배이며, 몇번 술잔을 같이 기울인적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물었다. 그가 시인이라는 사실과 그의 질환에 대해서.
신음 없이 발작 없이 어머니의 오래된 손맛 같은 시 한편을 쓸 수 있기를 소망하는 시인 박진성은 자신이 지니고 있는 질환(공황장애)에 대해서 말하고, 자신의 내면 세계를 가감 없이 산문집 “청춘착란”에 담아내고 있다. 그는 이전에 시집으로 “목숨”과 “아리리”를 펴냈는데, 그 시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이 자신의 신변과 관련된 내용으로 엮었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왜냐하면 “청춘착란”에서도 통상적으로 산문집하면 다루고 있는 글의 방향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병이 싸워야 할 어떤 대상이 아니라 스스로 끌어안고 동시에 자신이 거느려야 할 뿌리라고 인식하는 그이기에 숨기거가 피할 이유가 없는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다만 책의 부제로 쓰고 있는 말처럼 “어떤 젊은 시인의 내면 투쟁기”로 인정해야 할 것만 같다.
그는 “나의 아픔을 통해 남의 아픔을 들여다 보다”라고 말한다. 이 책의 중간부분에 같은 입장의 지인을 소개하면서 그들과 공감하고, 또한 한편으로는 정상적인 삶을 살아간다고 여기는 사람들에게도 나름대로의 고통과 아픔을 안고 살아가기 때문에 그들의 아픔을 이해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아버지는 스님의 길을 권하고, 어머니는 무당을 큰 어머니로 모시도록 이끌정도로 어려움을 겪은 그는 우연히 휴학도중 도서관에서 “기형도”의 시집을 접하게 되었고, 이성복, 황지우, 송재학 등의 시인을 접하게 되면서 시인의 길로 들어섰다고 한다. 어찌보면 운명처럼 다가온 길이 아닐까 한다. 그 시이를 통해 자신의 고통을 이겨내고 이젠 마음의 평온을 어느 정도 찾았다고 한다.
많은 번민과 방황과 고통으로 어려움을 겪는 젊은이가 있다면 이 책을 통해서 위로와 희망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도록 합니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진실성을 띠고 표현된 말이기 때문에.......
그의 건강을 항상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