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무현 대통령의 회고록-비록 미완성이지만-이 출간된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바로 구매하였다. 
보통 책을 구매할 때는 일단 여러가지로 고민하고 구매 시기를 저울질 하기 마련인데 노무현이라는 세글자가 가진 마력은 그것이 내 생각에 들어올 틈을 막아버린 것이다.

노무현이라는 사람을 좋아했다. 아마도 그가 나와 아니 우리 대중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리다. 가진 것 없고 이 사회의 주류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주류세력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사람도 아닌 사람이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섰고, 그래서 꼭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서 우리 사회의 주류와 비주류, 가진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세력판도를 확 바꿔주길 바랬기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됨으로 인해 주류 세력, 즉 가진 자들이 오히려 더욱 결속력을 더욱 굳건히 하게 되어, 그의 퇴임 후 다시 자신들이 내세운 대통령을 당선시키게 된 원인이 아니었나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그가 모든 면에서 성공한 대통령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모든 면에서 실패한 대통령이라고 할 수 도 없을 것이다.

언론과 주류세력에게는 버림을 받았다는 점에서는 실패를 그러나 장례식 기간에 보여준 그 수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통해서는 성공했다는 대통령이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무방하지 않을까 한다.

이 사회의 지도층이라면 그 장면을 보고 내가 만약에 저 상황이라면 국민들이 저 만큼 애도해 줄까라는 의문에 명쾌한 답을 못내는 사람들이 태반일 테니 말이다.

한 평생 내내 비주류 세력으로 지내다가 퇴임 후에도 서울이 아닌 고향 땅 봉하마을이라는 시골로 내려간 ’바보 노무현’ 그가 만약 계속해서 이 회고록을 집필하고 출간했다면 정말 역사에 남을 좋은 자료가 되었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P.S 조중동에서는 새 책 소개 코너에 이 책을 과연 소개했을까라는 의문이 생긴다.
 

9월 3일에 읽기 시작한 책이었는데 거의 한 달이 다 되어서 다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이 그만큼 재미없거나 지루해서가 아니라, 닌텐도라는 괴물이 내 손에 들어오고 나서 부터 책읽기가 중단되었기 때문이니 오해하지 말기 바랍니다.

이 책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얼마나 지적 오류에 빠져 있는지,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논리적인 사고방식이 얼마나 허점 투성이 인지를 여러가지 퀴즈를 통해서 파헤치고 있습니다.

또한 자신만의 원칙과 신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던 사람도 이 책에서 나오는 각 단계의 퀴즈를 풀고 결과를 확인한다면 어? 라는 생각이 들게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이런 문제가 있습니다.

※ 사실 문제에 관해 객관적인 참(진실)이란 없다. 진실이란 특정한 문화와 개인에 따라서 언제나 상대적이다.

여기서는 저는 동의를 선택했습니다. 모든 것은 그것을 취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이익에 따라서 진실이나 사실 여부가 가려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역사도 역시 승자의 기록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그러나 다른 문제가 몇 개 나온 후 이런 문제가 나옵니다.

※ 홀로코스트는 역사책의 한 자리를 많든 적든 차지하고 있는 역사적인 사실이다.

여기서 저는 역시 동의를 선택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모순에 빠지게 된 것이죠.

위의 문제에서는 진실 혹은 사실은 상대적이라고 해 놓고 유태인과 나치 추종자에게는 상대적인 홀로코스트에 대해서는 '사실'이라고 한 것이죠.

이처럼 우리의 생각이 얼마나 일관성 없고 모순이 가득한 것인지, 체험하고 싶으신 사람은 꼭 한 번 읽어보시면서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이 책에 나오는 퀴즈는 <필로소퍼스 매거진> 웹사이트에서 10만명의 사람들이 먼저 풀었기 때문에 그 결과를 자신의 그것과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