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나 뉴스매체를 통해서 진중권이라는 사람을 보면서 왠지 마음에 드는 느낌이었다. 토론하는 모습을 보면 논리정연하게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면서도 그렇다고 그가 말하는 문자에 약하면서 감정적인 한국인처럼 상대방의 약점을 들춰내지도 않았던 기억이 난다. 
물론 나도 절대 보수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하지만 저자는 이명박 대통령을 가장 진보적이라고 답했다는 설문조사를 예로 들며, 한국인은 대부분이 보수적이라고 지적한다-이 책을 읽으면서 나 역시 겉으로는 진보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황우석 사태, 이건희 회장의 명예박사 학위수여식 참석을 저지한 총학생회를 성토한 고려대학생들의 경우에서 처럼 나 역시 속으로는 보수, 전사기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 한국인을 해부하고 재해석하는 저자의 날카로운 시선은 무지한 나에게는 참으로 부럽고 놀랍고 신선하기 그지없었다. 

신입사원들에게 실시하던 극기훈련을 보고 '처음에는 저렇게 군기를 잡아야 돼'라고 찬성하던 나에게 저자의 '한국의 기업은 말로는 창의적인 인재를 원한다고 하나, 실제로는 여전히 개발독재 시대의 군사문화를 실천한다'라는 지적은 과거의 군사독재를 비판하면서도 나 역시 얼마나 그 '군대'적 시스템에 길들여져 있는가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었다.

또한 왜 한국인이 빨리빨리 문화를 가지게 되었는지, 서구세계의 19세기에 있었던 '전사기질'을 아직까지 한국인은 가지고 있는지 등에 대한 분석 또한 놀랍다.

예전에 읽었던 우석훈 박사의 책들과는 사뭇 다른 관점에서 그러나 읽거나 이해하기에는 좀 더 편한 느낌을 받았다.

아직 책 전체를 이해하기에는 부족하지만 그래도 생각의 차원을 조금이나마 넓힐 수 있었던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글 싸움에서 시사평론가 진중권 씨에게 이길 사람이 없다"

저자가 한 기사를 인용한 것이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딱 어울리는 글인것 같다

개인적으로 대중 앞에 서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사람이 많은 곳에 그것도 모르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은 더욱더 싫고. 그래서 남들 앞에서 발표를 해본 기억이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이 책에서 나오는 대인기피증 환자 정도는 아닌 것 같아서 다행이다. 병은 아니니까.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면서 나와 비슷한 경우가 너무 많아서 재미있게 읽었다. 마치 학창시절에 심심풀이로 해보던 심리테스트와 비슷한 느낌이라고 할까.

저잔는 천하의 유재석도 가지고 있다-물론 저자는 독일 사람이기에 유재석이라는 존재는 등장하지 않는다-는 이 울렁증과 수줍음에 대해서 여러가지 사례를 들면서 그것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도 제시하고 있다. 

그 중에는 나의 경우와 너무나 똑같은 사례로 많았는데 한 가지를 소개해 보면, 울렁증이나 수줍음이 있는 사람은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어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서 그냥 길 한 번 묻는데도 속에 있는 용기를 몽땅 짜내야 한다는 것이다. 나 역시 올해 와이프와 일본에 여행을 갔는데 목적지 건물을 찾지 못해서 해맸던 적이 이었다. 다행히 나는 일본어를 할 수 있어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그냥 물어보면 될 것을 잘 나와 있지도 않은 지도를 가지고 이리저리 해매다가 한참 후에 용기(?)를 내어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봤던 경우가 있었다. 
물어본다고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그 사람이 나에게 해를 줄 것도 아닌데 말이다.

또한 수줍음을 타는 사람들은 무슨 일이든 혼자 해결할려고 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혼자서 해결할 수 있을까?’ 이것이 그들의 전매특허인 고민이고 그것이 그들의 삶을 고달프게 한다는 것인데, 이것 역시 나의 경우와 비슷하다고 하겠다.

저자는 이러한 울렁증이나 수줍음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들도 알려주고 있는데 거창한 것이 아니라 사소한 것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예를 들면 남들 처럼 뻔뻔해지는 연습을 하고 철면피가 한 번쯤은 되어 보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만 쳐다보고 있지 말고 밖에 나가서 행동으로 실천할 것도 주문하고 있다. 하루하침에 그것들이 고쳐지지는 않겠지만 꾸준한 연습 그 자체가 용기와 극복을 요구하기 때문에 무의미한 투쟁이 아니고 그 투쟁의 대가는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나를 포함해 전세계 인구의 13%가 겪고 있다는 이 ’울렁증’과 ’수줍음’을 가지고 있다면 꼭 읽어보고 실천해 보길 바란다.

회사독서통신교육의 일환으로 읽게 된 책. 자기계발서는 이제 그만 읽어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지만 또다시 고르고 말았다. 
우선 이 책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전혀 살펴보지 않고 선택한 것이 실수였던 것 같다. 올해 읽은 50권의 책 중에 단연 최악의 책.

몇 장을 넘기자 마자 갑자기 등장하기 시작하는 신이야기.
무신론자로서 거부감이 들기 시작하면서 책 내용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기 시작한다.
그리고 세계거부 TOP 5에 들었다는 ’아리’라는 사람의 일대기를 소개하는 부분도 역시.
아리라는 사람이 랍비에게서 받았다는 ’캅베드’를 평생의 삶의 기준으로 삼고 행동하고 따라함으로써 세계의 거부가 되었다는 것이 주내용이다.
그러나 그 ’아리’라는 사람의 삶이 전형적인 ’졸부’ 그 자체이다. 
돈을 벌기 위해 수단과 방법-물론 책에서는 신이 내리신 기적의 양피지에 적힌 대로 삶을 살았다고 눈가림을 하고 있지만-을 가리지 않았고, 게다가 여성관에 있어서는 한 마디로 어이가 없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아다. 여자란 그냥 한 번 놀고 버리는 존재이고, 한 여자를 만나지 마자 너와 자고 싶다는 말을 해야 한다는 것 등. 전형적인 기독교 교리에서 비쳐지는 여성관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서 정말 짜증이 났다.
또한 그렇게 수많은 돈을 벌면서 그 돈을 자신이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되기 위해서만 사용을 했지 전세계 굶주리는 사람에게 썼다는 내용은 없다. 미국 대통령 집무실 보다 더 뛰어난 통신장비를 갖출 정도면 전세계에 굶주리는 사람들의 실상도 충분히 알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자기가 말하는 ’공경’에도 문제가 있다. 공경이란 상대방에게서 무언가 얻어내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그러면 자신보다 못 한 사람들 즉, 상대에게서 얻을 것이 없는 사람들은 공경의 대상조차 되지 못한다는 의미인가?

저자도 너무 난잡한 아리의 삶을 그대로 쓰는 것이 그랬는지 마지막에는 아리 자신도 그동안 자신의 삶을 후회하며 재단을 만들기로 하였다고 쓰고 있는데. 죽기 몇 해전에 후회하면 무엇하나. 

저렇게 사람을 변하게 만들 수 있다면 여러 사람에게 돌려서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면 돼지 뭘 그렇게 대단한 보물이라고 몰래 몰래 자기들끼리만 알려고 욕심을 부리는 지도 모를 일이다. 

그 ’기적의 양피지 캅베드’는 과연 누굴 위한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