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블도저로 상징되는 건설미학으로 무장된 한국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며
자연과의 조화로운 미학을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는 저자의 말씀과
내가 현재 탐독하고 있는 ’자기계발서’의 무용론을 주창하시어 내게 새로운 안목을 열어준
책이다.
우리나라의 건설지상주의자들과 거기에 토호들의 유착, 그리고 그 건설사들의 광고비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의 신문사들...
이들과의 오래된 유착관계로 인해 한국은 유례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른 도시화율과
닭장 같은 아파트를 가지게 되었고, 또한
비만오면 지상의 온갖 쓰레기와 오염물질이 흘러들어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청계천,
환경파괴와 식수 오염을 가져올 것이 뻔한 대운하 등...
이러한 ’건설미학’의 블도저를 멈출 수 있는 가장 큰 힘을 가진 곳은 바로 문학예술가들이고
이들이 하루빨리 자신들의 진정성을 담아 사회 전면에 나서야만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책에서 가장 인상에 남았던 구절은 이 책의 본연의 내용이 아닌 다른
내용이었다.
나의 읽을 책 목록에 상당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이른바 ’자기계발’ 관련 책인데
저자는 아래와 같이 두 차례나 언급하며 그것들의 무용성을 얘기하고 있다.
그리하여 나의 읽을 책 목록에서 자기계발서는 무참히 짓밟히고 만다....
『마치 구한말 동학교도들이 부적을 몸에 지니고 다니듯이, ’돈 버는 법’이나 <마시멜로 이야기>류의 자기계발서를 읽는 것이 과연 부자가 되는 데에 단 1퍼센트라도 도움을 줄까?
이런 종류의 책은 사는 순간 책값만큼 손해이고, 책을 읽는 시간에 또 그만큼 손해라는
경제적 비용편익 분석이 명확하게 나온다. 이걸 경제학 용어로 표현하면, 목적과 수단이
조응하지 않는 비합리적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자기계발서를 1년에 서너 권 이상 읽는 행위는
세계적으로 어느 독서 문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비상식적 행위이다. - P.90~91』
『만약 아직도 자기계발서 같은 책을 읽으면서 성공의 요행을 바라는 분이 계시다면, 차라리
마케팅 교과서 몇 권을 진지하게 읽는 것이 현실적으로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조언을 해
드리고 싶다. P.211~212』
우석훈,
건설,
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