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망각과 착각속에서 살아 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삶을 살면서 틀린 줄 뻔히 알면서도 다수의 의견에 따라가고, 부당한 줄 알면서도 거리낌 없이 권력에 복종하기도 합니다. 때마다 찾아오는 대한민국의 선거판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일상생활속에 버젓이 발생하는 일들이죠. 일을 저질르고 나서 후회하지만 이미 버스는 손에서 멀리 떠나버리고 다음 버스를 기다리면서 다시는 그러지 않고 정말 이성에 맞게 행동해야지 하고 다짐 다짐을 하건만 이미 눈앞에 도착한 버스를 보게 되면 다시 이런 망각과 착각의 행동을 자행하게 됩니다. 왜 그럴까요? 물론 나만은 그런 우매한 이들과 다르다. 흔히 경제학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성과 경제적 지표에 의해서 움직인다라고 자신하는 사람들은 과연 올바른 이성에 근거한 행동을 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이들도 『 난 그들과 다르다는 착각 』 속에 빠져 있는 것일까요?

 

  실뱅 들루베의 <당신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그럴듯한 착각들> 는 바로 이런 착각에 관한 심리학적 기제들을 심리실험을 통해서 그 원인을 찾아보는 아주 독특한 심리학 서적입니다. 여기에 산뜻하게 삽화까지 곁들어져 있어 한결 쉽게 심리학적 기제들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이름도 생소한 저자지만 자신의 주전공이 『 집단행동 과 사회적 표현 』이듯이 이번 저서 역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집단행동과 그로 인한 사회적 표현을 주로 다루고 있어 여러모로 많은 도움을 줍니다. 이성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우리 인간들 행동의 가장 근저에 자리잡고 있는 심리적 원인들을 파헤져 보면 우리도 모르게 저지르는 실수나 오류 그리고 어리석은 행동의 근원적인 문제를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이는 미시적으로 현재 자신이 속해 있는 가정이나 조직 내에서 좀더 거시적으로 확대하면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람과 사람들 집단과 집단들간의 갈등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걸리버처럼 무인도에서 살아가지 않는한 우리는 항상 누군가와 그리고 어느 집단과의 연결고리를 끊을 수 없습니다. 그런 연결고리를 어떻게 이해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이런면에서 이번 저서는 실생활을 이해하는데 그리고 상대방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리라 여겨집니다. 특히 요즘처럼 글로벌한 세계에서 충돌하고 있는 문화적인 차이에 의한 논쟁거리를 받아 들이는데도 많은 역활을 하리라 생각됩니다.

 

  전체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정말 뻔한 이야기들인 것 같이 보이지만 그 뻔한 사실을 우리는 착각속에 믿어 왔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정도로 우리는 착각이라는 동반자와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이 책을 읽고 그 심리학적 기제를 이해하고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을 만큼 내공을 쌓는다고 해도 인간의 망각의 동물이기에 우리는 똑 같은 실수를 또 범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망연자실하게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겠죠. 아마도 우리의 삶이 이처럼 망각과 착각의 반복된 일상을 살아가면서 서서히 진화하는 존재이기에 이러한 착각들도 하나의 발전지향적인 요인으로 남을 것이라 믿습니다. 누구나 한번쯤은 궁금해왔던 사실들을 명쾌하게 설명하고 그 기제들을 심리실험을 확인할 수 있는 참으로 재미있는 저서입니다. 심리학의 세계는 항상 접할때 마다 그 끝을 알수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더 호기심이 발동하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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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2012년 노벨 문학상이 발표되었고 그 주인공으로 인해 중국대륙(이 사람이 원래 오바하는 기질은 있지만 그래도 부럽긴 하네요)은 환호에 빠졌습니다. 물론 2000년 가오싱젠이 수상을 하였으나 정치적 망명을 한 결과 정작 자신의 고향에선 금서로 낙인찍혀 외면 당했지만 이번 수상자 모옌의 경우는 오리지널 중국 작가라는 점에서 상당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것 같습니다. 혹자는 노벨상이 대륙적 분배 차원 내지는 정치적 논리를 무시할 수 없어 순환 수상으로 당초의 취지에 맞지 않게 변색되어가고 있다고 하지만 수상한 작가들의 작품을 대면하게 되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어쩌면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르겠구요.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모옌의 <개구리> 를 대하면서 그런 생각이 더 강하게 듭니다. 오히려 늦은감이 있다는 생각이 더 들구요. 그만큼 모옌의 작품세계는 세계인들에게도 인정을 받을 만큼 내면의 깊이가 강하게 와닿는 것 같습니다. 비단 <개구리> 라는 한 작품을 읽고 전부를 제단할 수 없겠지만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는 격언처럼 미루어 짐작하는데는 별 무리가 없어 보이네요.

 

  모옌의 <개구리> 우선 작품 제목만 봐도 갸웃뚱 해지면서 왠지 그로데스크한 느낌(특히 표지에 그려져 있는 개구리의 쫙벌린 사지의 모습과 검은색이라는 점이 특히 그런 느낌이 주네요)을 강하게 줍니다. 이렇듯 표지나 제목에서부터 드는 느낌이 작품속으로 들어가보면 상당히 미묘하게 작용을 하는것 같더라구요. 우선 작품의 소재 자체가 그렇습니다. 중국 대륙의 산아제한 정책인 '계획생육' 과 이를 현장에서 지켜봐야 했던 완신(고모) 그리고 그러한 중국 현대사의 어두운 단편을 풀어가는 커더우(이 이름도 재미있죠 '올챙이' 라는 뜻이니까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작가 자신으로 봐야겠죠)을 통해 내러티브의 전반에 상당한 요인들이 숨겨져 있고 각각 흩어져 있는 사조나 담론들이 상당히 정치적 뉘양스를 띠는 무거운 요소(특히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국가정책에 대해서 대놓고 왈가불가할 수 없다는 점등에서요) 이지만 모옌은 아주 적절하게 배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서간문과 희곡을 혼합한 작품 스트럭쳐가 묘한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이러한 구조는 마치 산아제한 정책을 고발하는 듯 하면서도 정작 고발자 자신은 쏙 빠져나가 전지적인 입장을 취한다는 느낌과 아예 독자들에게 그 판단을 넘겨 버린다는 느낌을 주는데 이러한 구성이나 느낌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서 오히려 독자들의 심금을 자극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연 노벨상감이라는 생각 절로 드네요

 

  글쎄 아주 비슷한 문화권을 형성하고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이번 작품은 뭐랄까 여러모로 많은 정신적 유대감을 갖게 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도 한때 둘도 많다 하나낳아 잘 기르자, 잘키운 딸하나 열아들 부럽지 않다라는 섬뜩하리 만큼 강력한 표어가 버젓이 거리를 도배했고 대한뉴스를 통해서 인구정책을 홍보했으며 다양한 세제로 불이익을 가했고 정관수술을 받으면 예비군훈련을 면제해주는 중국에 못지 않게 난세스적인 행동을 해왔다는 측면에서 <개구리> 가 묘사하고 있는 내용은 상당한 교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동북아시권에서 유교문화를 공유하고 있는 공감대가 이번 작품을 읽어 나가는데 수긍과 안타까움 그리고 국가에 대한 분노 혹은 좌절 내지는 체념등 많은 면에서 충분하게 국내 독자들을 설득시킬 것으로 보여집니다.

 

  소문난 잔치집에 먹을것 없다라는 말은 잊어도 될성싶을 정도로 <개구리> 는 스트럭쳐면에서나 내러티브의 짜임새, 등장인물의 심리묘사(참 이부분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한소공의 '마교사전' 만큼이나 등장인물 개개인들의 심리묘사가 정말 압권입니다. 적절한 속어와 비어등을 썩어 가벼운듯 보이기도 하지만 이러한 묘사들이 우리 삶을 오히려 더 정확하게 대변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수긍이 갑니다. 그리고 정말 재미도 있구요)등 거의 모든 면에서 괜찮은 작품임에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전 커더우의 친구인 리서우가 말했던 "그게 바로 문명사회거든, 문명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모두 연극배우, 영화배우, 탤런트, 만담가야 사람들 모두 가 연극을 하고 있잖아 사회가 결국 거대한 무대 아니겠어? 갑작스러운 일을 해결하는 최상의 방법은 조용히 앉아 변화를 지켜보고 물 흐르는 대로 흘러가는 거야" 대사가 작가인 모옌이 이 작품을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 진심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갖게 하네요. 전반적으로 중국문학에 익숙하지 않았던 저에게는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 작품이었습니다. 그리고 여타 노벨상 수상자들의 작품보다는 솔직히 쉽게 아니 아주 편안하게 다가왔고 가슴으로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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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노우맨> 이나 <레오파드> 는 개인적으로 스웨덴 작가인 故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시리즈> 에 이어 두번째로 접한 북유럽 작품입니다. 그 동안 북유럽 작가들의 작품을 접할 기회가 그다지 많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요 네스뵈의 <스노우맨> 과 <레오파드> 는 책을 접하기 전 부터 많은 기대를 갖게 했습니다.(물론 그동안 회자되었던 내용으로 상당히 흥미진진한 작품으로 익히 알고 있었지만요) 그리고 막상 작품을 읽기 시작하면서 왜 진작 이 작품들을 진읽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와 더불어 작품을 선택하는 능력이 아직도 멀었다는 자책감등 여러 생각을 떠올리게 하네요. 그나마 천만다행으로 이 작품을 금요일 저녁부터 읽었다는 것이 가슴 한켠을 쓸어내리게 할 정도로 한번 손에 잡으면 도저히 중도에 그만둘 수 없을 정도로 작품속에 빠져들게 하는 묘한 마력을 지니고 있는 작품입니다. 그래서 솔직히 그의 다음 작품인 <레오파드> 을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았죠. 시간차를 두고 한주를 기다렸다가 읽을려고 했지만 결국 굴복하고 말았고 요 몇일은 멍한 상태로 업무에 지장을 받으면서 보내게 되었지만요.(분량도 스노오맨 보다 많기도 하지만 한번 요 네스뵈의 맛을 본 이상 정말 밤을 지새우더라도 읽지 않으면 안될것 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 밀려었기 때문에 시작했네요^^) 이렇게 시작된 요 네스뵈의 작품과 해리 홀레반장의 만남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추억거리로 남을 것 같습니다.

 

  자 본론으로 들어가서 <스노우맨> 과 <레오파드> 의 느낌을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스노우맨> 과 <레오파드> 는 전형적인 추리스릴러(서스팬스 소설)에 피빛이 물든 호러계통의 이미지와 잔인한 복수,증오등 복합적인 인간의 내면을 담고 있고 여기에다 속도감 넘쳐나는 엔터테이먼트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는 작품입니다. 뭐 그렇다고 다양한 볼거리와 스릴감 있는 네러티브의 전개와 시간을 앞뒤로 넘나는드는 스턱러쳐의 배치등이 독자들이 이 작품속에 빠져드는 절대적인 이유는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 요즘 뜬다는 작품들 대부분이 이러한 엔터테이먼트적인 요소를 기본적으로 깔고 있으니까요 오히려 이러한 기본적인 프레임보다는 작품 구도의 설정과 그 설정을 끌어가는 해리 홀레반장이라는 묘한 캐리터가 작품전반을 여타의 작품과 비견해서 그 격을 달리하게 만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오네요.(물론 이런 장르 작품에 비해 철학적 사유도 상당히 내포되어 있어 잔상들이 오래가게 만들구요)

 

  우선 주인공인 해리 홀레에 대해서 보면요. 외형상으로는 코난 도일의 '셜록홈즈' 와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가 교이치로' 와 유사한(큰 키에 마른 체형 그리고 쉽게 다가가기 힘든 포스등) 느낌을 주는 해리 홀레 반장이라는 캐릭터는 그 동안 일본 추리스릴러에 익숙한 저에겐 상당히 신선한 느낌을 던져주는 캐릭터인 것 같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대표적인 사건해결사인 가가 형사의 경우는 치밀한 사건의 추리와 이를 하나씩 제거해나가는 소거법식 수사로 사건을 해결해 나가면서 독자들을 결말로 일끌어가는 거의 전지자적(아니 바른생활 사나이의 대표라고 해야겠죠) 뉘양스가 강하다면 요 네스뵈의 해리 홀레는 이와는 사뭇 다른 형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친근감이 없는 개인 사생활(물론 우리의 사고방식에서 바라보는 시각입니다)과 사건의 대하는 태도와 해결하는 추리에서 보이는 다소 덜떠어지는 모습(치밀성이 떨어지는 뜻이겠죠), 감정이 상당히 앞서가는 행동 그리고 그 자신이 표현한 '인간말종' 에 알콜과 약간의 마약중독등 그야말로 바른생활 사나이와는 그 격이 다른 인물로 묘사되고 있으며(그래서 오히려 독자들과 호흡을 같이 할 수 있는 설정을 만든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집니다) 한마디로 저런 인간이 어떻게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마저 들게 하죠.

 

  하지만 무엇보다 해리 홀레를 빛나게 하는 것은 그 자신만의 독특한 사건의 추리 방식입니다. 하나 하나의 단서를 통해서 퍼즐의 빈 부분을 추정하는게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머리속 사고체계 자체를 리셋하여 텅빈 백지 상태에서 출발하는 방법을 선호하죠 비록 그러한 방식이 속되게 말해서 삽질이라다 해도 그 삽질을 즐겨야 해결할 수 있다는 식으로요. 이는 마치 그래야만 출발선상에서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일 수 있는 극히 간단한 논리로 독자들에게 새로운 추리방식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고가 홀레반장의 개인적인 가치관에 녹아 있어 그를 미워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 그의 매력인 것 같네요.

 

  <스노우맨> 과 <레오파드> 는 기존 추리스릴러와 다른 잔상들을 남기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대게의 경우 사건이 종결됨과 동시에(혹은 결말을 이르는 내러티브 과정 내내) 독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됩니다. '惡' 의 정체를 해소하고 그 '악' 으로부터 구제되었다는 일종의 대리만족을 강하게 느끼면서 책장을 덮게 되는데요. 이 두 작품에서는 그러한 안도감이나 카타르시스 같은 희열을 전혀 느낄 수 없다는 점입니다. 뭔가 풀이리지 않는 강한 여운(물론 사건이 해결되어 가는 기술적인 문제는 아니고요) 그러니까 찜찜한 구석이 남는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악의 화신이지만 그네들의 동기에 대한 애잔한 마음을 지울수 없게 한다는 거죠. 아마도 이러한 파토스적인 느낌은 해리 홀레라는 특이한 인물의 내면과 오버랩 되면서 더 많은 잔상을 남긴다는 것이 특이한 점으로 남습니다. 이러한 느낌들은 "면도날처럼 예리한 칼날에는 그가 형사로서 늘 봐왔던 물질의 흔적이 있었다" 라는 표현들 처럼 뻔한 복선인 트릭을 눈치 채면서도 독자들로 하여금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자신을 비롯한 모든 인간에 대해서 한번 고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쉽게 표현하자면 사건해결과 더불어 '악' 이라는 요소를 제거하고 깨끗하게 정리해서 별개의 차원으로 탈바꿈 시키는 것이 아니라 '악' 이라는 디비전과 같은 영역에 자리잡게 하는 것 같다는 느낌, 그래서 뭔가 남아있는 것 같으면서도 그 남아 있는 뭔가가 우리의 한 부분이라는 그런 느낌을 강하게 줍니다. 

 

  <스노우맨> 이 내러티브의 종결시까지 범인의 정체가 들어나지 않고 긴장의 끈을 붙들수 밖에 없는 구도를 선택했다면 <레오파드> 의 경우에는 이와 달리 종반부에 너무나 빨리 그 대상이 들어나죠(물론 작가의 교묘한 트릭에 빠졌다는 것을 얼마지나지 않아서 깨닫게 되지만요) 아마도 먼저 스노우맨을 읽고 나서 그런지 이부분이 레오파드의 내러티브는 다소 맥을 빠지게 하기도 합니다. 또한 <레오파드> 의 경우 <스노우맨> 에 비해 그 공간적 배경과 스케일이 너무 크다는 점 그러니까 홍콩과 아프리카, 노르웨이라는 배경이 내러티브에 몰두할 수 있는 요소를 반감시키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작가의 엔터테이먼트적인 요소의 극대화를 위한 설정이겠지만 <스노우맨> 처럼의 집중력은 떨어진다는 그런 느낌이 드네요. 물론 여타 다른 작품에 비해선 흥미진진하지만요 두 작품은 인간의 가슴속에 내재되어 있는 '복수' 와 '증오' 가 어떻한 것인가를 보여줄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동일선상에 정확히 말하자면 연장선에 있는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을 아닐 것 입니다. 두 작품의 내러티브와 소재가 거의 동일(물론 구도가 다르지만요)하고 사건 해결의 실마리 제공이나 반전등에서도 비슷한점이 많습니다.(레오파드의 경우는 범인의 독백이 중간 중간 삽입되어 있어 대충의 심리상태를 파악하게 하지만 이것 만으로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에는 힘들죠)  

 

  전반적으로 저는 소설이라는 형식의 문학 작품은 일단 재미이었야 한다는 생각 그리고 <스노우맨>과 <레오파드>는 이러한 생각에 딱 맞아떨어지는 작품들입니다. 뭐 이런 표현이 귀에 거슬리는 독자분들 많이 계시겠지만 그리고 이러한 표현이 경중을 뜻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재미(물론 독자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겠죠) 없는 작품은 소설로서의 의미를 상실한다고 전 생각하고 있습니다.(마거릿 애트우드는 독자가 믿을만한 거짓말을 하는 것이 소설가의 소임이라고 했듯이 내러티브와 독자의 상상력이 일치되는 작품이라면 더할나위 없을 것이고요) 이런 측면에서 두 작품모두다 탄탄한 내러티브와 스트럭쳐를 기반으로 범인과 해결사의 숨막히는 심리대결, 여기에 엔터테이먼트적인 팩트들이 요소요소에 배치되어 있어 가독성을 한층 높여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상상을 초월하는 기막힌 범죄 방식과 이를 풀어가는 해리 홀레라는 독특한 캐릭터 찰떡 궁합으로 만나 독자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는 측면에서 흥행성도 갖추고 있는 작품입니다. 그렇다고 단순 오락거리 정도로만 취부할 수 없는 것은 인간 내면의 세계(복수,증오,체념,애정등 거의 모든 감정들)를 유효적절하게 서사하고 있어 단순하게 재미있는 픽션의 한계를 뛰어 넘고 있어 솔직히 향후 그의 작품과 해리 홀레의 활약상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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