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생이 기독교인이라 그런지 유대인에 대한 선입견이 있어, 유대인 교육법에 대한 정보를 익히 알고는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미처 몰랐다. 자녀를 키우면 키울수록 어려움이 많은 것 같다. 난 그때마다 선배들의 조언과 함께 육아서를 즐겨 찾았다. 나의 딸 승아는 왼손잡이이다. 특이할 것도 없고 고민될 일도 아니지만 자존심이 센 승아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글자의 방향 감각이랄지, 또래에 비해 글씨 쓰기의 어려움을 느끼고 펑펑 우는 것이다. 5세라 귀엽게 여기고 넘길 수도 있는 문제지만, 엄마라는 위치 때문인지 날마다 밤새 인터넷 검색에 들어갔다, 아무리 읽고 또 읽어도 마음이 허전했다. 아이에게 뭔가 특별한 말을 해주고 싶었다. 그냥 ‘괜찮아’라는 표현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올라올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다. 그렇게 해서 선택하게 된 책이 바로 <부모라면 유대인처럼>이다.

 

책의 의문처럼 정말 무엇이 그들을 슈퍼인재로 만들었을까? 나 역시 궁금했다. 겨우 1,700여만 명 정도의 유대인들이 60억 세계를 움직이는 그 엄청난 영향력과 성공의 원천이 무엇일까? 인류의 천재라 하는 위인들의 대부분이 유대인이라는 사실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아인슈타인, 마르크스, 프로이트, 스티븐 스필버그, 채플린, 화가 샤갈과 피카소, 작가 앙드레 지드와 프루스트 그 외에 수많은 인물들이 공교롭게도 모두 유대인이다. 유대인의 성공의 비밀은 바로 ‘교육’이다. 평범하지만 우리가 관가하고 있는 그 독특한 교육법이 그들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교육의 열기 역시 한국도 세계 최강 수준이다. 하지만 왜 다른 결과를 낳는 걸까? 아직도 고쳐지지 않은 주입식 교육, 남을 의식하는 시선, OECD 국가 중 독서률 최하위 수준까지 게다가 조사에 따르면 동양인 중 미국 명문대 진학률이 한국인 학생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왔지만, 종두 탈락률이 44%에 달하고 졸업 율이 꼴지 수준이라고 한다. 일등으로 들어갔다가 졸업도 못하고 꼴지되어 나온다면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나는 얼마 전에 지인으로부터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 광주에서 소위 소 강남이라고 불리는 모 지역의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아이들의 옷 라벨부터 확인하고 앞치마를 해준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좋은 옷을 입고 간 아이들은 하루 종일 불편하게 앞치마를 두르고 사는 것이다. 빈폴이 아니면 입히지 않을 정도라고 하니 황당하지 않을 수 없었다. 꿈과 희망으로 자라나야 하는 아이들이 벌써부터 아빠의 직업, 차, 아파트 평수를 논한다는 이야기까지 들으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내가 혹 엄청난 부자라 할지라도 빌 게이츠처럼 그렇게 아이들에게 돈을 쓰지 않을 것이다. 차라리 그 돈으로 아이에게 아낌없이 책을 사주리라!

 

유대인 교육 철학처럼 거실에 털레비전 대신 책장을 놓고 지혜로운 사람이 최고의 부자임을 가르쳐 줄 것이다. 그들의 교육 핵심인 ‘질문과 토론’처럼 생각하는 아이, 질문하는 아이 자신의 의사를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 그래서 부모 역시 부모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요즘 한국 사회는 스마트 폰에 중독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영상물에 빠져 작은 활자가 빽빽한 책을 더욱 멀리한다. 편리함은 잘 쓰면 약이 되지만 잘못 길드여 지면 게으름과 나태함에 빠지기 쉽다. 손가락만 까닥하면 원하는 정보가 다 나오는 세상이라, 점점 생각하는 힘이 약해진 것 같다. 우리의 근육도 쓰지 않으면 망가지고 퇴행한다. 우리도 유대인처럼 질문하고, 생각하고, 모든 사물에 의문을 갖고 연구해야 한다. 특히 우리 아이들은 스마트 폰, 텔레비전, 컴퓨터의 노예가 되게 해서는 안 된다. 어려서부터 그런 것에 빠져 있으면 스스로 오랫동안 넓고 깊게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잃어버린다. 친구들을 만나 뛰어 놀고 대화도 하고 교류해야 하는 아이에 영상물에 빠져 있으면 뇌는 점점 충격적이게도 짐승의 뇌가 되어간다. 영상물에 중독에 빠진 아이들은 전두엽 발달이 늦어져 모든 일에 반사적이고,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 짐승과 비슷한 상태로 변하게 된다. 지금 교실에는 얼굴은 사람인데 뇌 상태는 짐승 같은 아이들이 있다고 <짐승 뇌 이론>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그래서 뉴스를 보다보면 화를 참지 못해 배우자를 살해하고, 사소한 말다툼 끝에 이웃을 죽이고, 주차 문제로 방화하는 등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수동적인 아이가 아닌 능동적인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질문형 부모’가 되어야 한다. 학교에 다녀온 아이에게 “오늘 학교에서 뭘 배웠니?”라고 묻지 않고, “오늘 선생님께 무슨 질문을 했니?”라고 묻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 질문하고 답하는 것이 바로 부모의 사랑을 전하는 방법이다. 아이 스스로 부모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 관심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유대인 교육이 겨우 ‘질문’이라는 비밀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책을 반드시 읽어보길 바란다. 나 처럼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정말 그들의 교육법은 평범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그 평범함이 위대한 인물들을 탄생시켰다.

 

“말이 없는 아이는 배울 수 없다”는 유대인 속담이 있다. 수다쟁이 엄마가 아이를 천재를 낳는다는 말도 유대인 격언인데, 바로 끊임없이 질문하는 그들의 교육법에서 나온 말들이다. 질문하고 토론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독서를 즐겨야 한다. 자녀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보다 더 좋은 선물은 없다. 유대인들은 5살 때부터 책 읽기와 토론 훈련을 시작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이이들은 유치원과 초등학교 시절에는 책을 읽다가도, 중. 고등학교만 들어가면 교과서와 참고서 보느라 책 읽을 여유가 없다. 독서는 비판적인 사고력과 논리적인 힘을 키워주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책을 읽을 때는 소리 내어 일도록 지도하는 게 좋다. 소리 내서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레 내용을 이해할 수 있고, 면접이나 발표 때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독서는 책 읽는 과정에서, 분석력, 비판력, 사고력, 어휘력, 상상력 등을 키워준다, 이 보다 더 위대한 교육은 없다고 본다. 유대인들의 책 사랑은 유별나 헌책방이 없을 정도라고 한다. 집에 하나씩 도서관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놀랍지 않은가! 정말 멋지지 않은가! 난 정말 그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동화는 마음을 정화 시키는 책이다. 다 큰 어른이 초등학생이 읽는 동화를 즐겨 찾는 다는 사실이 다소 우스운 일일 수 있지만, 내가 동화를 잊지 않고 찾는 이유는 바로 나의 마음을 청소해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실화를 바탕으로 자아낸 착장동화는 내 삶을 기쁘게 만든다. <지붕 위의 바이올린>은 서울역에서 앵벌이를 했던 삐딱이가 장애아 보호 시설인 ‘해 뜨는 집’에 가게 되면서부터 사건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어릴 적부터 소아마비를 앓아온 범상 이는 어떻게 해서 부모가 헤어지게 되었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이들의 농림이 싫어 가치에 숨어 있다 그만 서울역까지 오게 되었던 것이다. 얼떨결에 서울에 버려져 왕초 밑에서 노래를 불러가며 앵벌이 했던 때나, 보호시설에서 미친개에게 찍혀 매일 맞는 몽둥이세례, 모두 범상이 에게는 슬픈 기억이었다. 그 슬픔이 범상 이를 음악가로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우연히 찾아온 해 뜨는 집의 작은 오케스트라는 분명 신이 내린 기회였다. 자신이 음악의 재능이 있는지 조차 모르고 살아가던 그에게 허미희 선생님이 찾아오고 바이올리니스트라는 꿈을 갖게 되었으니 신의 은총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비록 친구 영희를 하늘나라에 보내야 했지만 음악이 영원한 친구가 되어 주었다. 꼬마 지휘자를 보고 그들이 외쳤던 “원더풀”을 나 역시 외치고 싶었다. 그의 삶이 정말 “원더풀”했으니까! 신체를 탓하지 않고, 환경을 탓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했던 그의 의지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앵벌이로 거리의 악사가 되느냐? 세계를 울리는 연주자가 되느냐?’는 당신의 선택이다. 그리고 그 선택의 결과 역시 내 책임이다.

 

꼭! 언젠가는! 읽어 보고 싶었던 책 중의 한 권이 바로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이다. 홍대리 시리즈 유명세를 알고 있던 터라, 기회가 되면 반드시 읽겠다 마음먹었는데 이제야 비로소 읽게 되었다. 읽는 순간 늦은 선택의 후회감이 밀려드는 책이었다. 20대의 독서의 열정이 워킹맘 되고 나서부터 서서히 시들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활자만 읽어 내려가는 습관성 독서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이 잠자던 겨울잠을 깨우고 봄이 왔음을 알려주었다. 너무 행복해서 신랑을 붙잡고 쉴 새 없이 수다를 떨었는데, 결국 나 혼자만 좋아서 떠들고 있는 꼴이었다.

 

독서에는 프로 리딩 Pro-Reading, 슈퍼 리딩 Super-Reading, 그레이트 리딩 Great-Reading 세 단계가 있다. 첫 번째 프로 리딩은 자기 분야에 관한 책 100권 이상을 읽어서 3,000년의 내공을 쌓는 독서이다. 두 번째 슈퍼 리딩은 1년 365권 자기계발 독서 프로젝트를 통해 성공자의 사고방식을 갖는 독서다. 세 번째 그레이트 리딩은 인문고전 독서를 통해 리더로 거듭나는 독서다. 책마다의 성격이 있고 특색이 있는 것이다. 독서를 통해 지식을 얻기도 하지만 이 책은 ‘삶을 변화시키는 독서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작가 역시 초등학교 선생님이면서 작가 생활을 했지만, 빚은 고사하고 옥탑방도 면하지 못한 신세였다고 한다. 책이 삶을 변화시킨다고 하는데 몇 천권의 책을 분명 읽었는데 7년째 삶은 밑바닥 그대로 였다고 한다. 지난 7년의 독서를 과감하게 ‘사실은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았음’으로 규정하고 ‘눈’이 아니라 ‘심장’으로 읽는 독서. ‘머리’로 아는 독서가 아니라 ‘몸’으로 실천하는 독서를 시작했다고 한다. 특히 새로운 독서법으로 부정적인 감정이 몰려올 때마다 이기기 위한 방법으로 자기 계발서를 읽었는데 소위 목숨 걸고 읽었다고 한다. 그렇게 독서하니 눈이 열리고 심장이 열리고 영혼이 열렸다고 한다. 약 2천여 권의 자기 계발서를 읽고 나자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고 한다. 이 책의 주인공 홍대리 스토리보다 작가의 삶에 더 눈길이 갔다.

 

1년 365 독서 프로젝트에 성공한 사람은 뇌의 사고방식을 바꿀 수 있다. 머릿속에 작은 책꽂이를 둔 사람과 거대한 도서관을 둔 사람 사이에는 분명 엄청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뇌를 바꾸는 독서’를 해야 한다. 독서야 말로 스스로 깨달을 수 있는 가장 훌륭한 교육이기 때문이다. 난 멋진 엄마도 아니고, 훌륭한 사람도 아니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책은 평생 함께 걸어가야 할 친구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 평생 책에서 손을 떼지 말아야 한다는 인생의 교훈을 몸으로 가르쳐 주고 싶다. 성공은 그 다음이라고 생각한다. 책 속의 행복이 있고 길이 있고 세상이 있다. 10대에도 책을 읽고 20대에도 책을 읽고 여전히 책을 읽고 있지만 그 사실을 모른 채 책 읽기에만 바빠 레드 퀸 효과를 발휘했던 것이다. 느낌 없는 독서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그 말에 공감한다. 의문점을 던지고 책을 향해 질문하고 또 질문해야 한다. 그래야 효율적인 독서를 할 수 있다. 그래서 부족하지만 다시 서평을 쓰기 시작했다. 단지 글자만 읽는 독서인이 되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