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미니 느낀점]

갈참나무에 도토리 하나가 땅에 떨어집니다. 그것은 바로 도토리의 새로운 삶을 의미합니다. 땅에 내려온 도토리는 세상이 너무나 새롭기만 했습니다. 무섭기도 하고 춥기도 하고 한편으로 도토리에겐 모든게 새롭기만 했습니다. 그런 도토리를 낙엽이 포근이 감싸주었습니다. 마치 강보에 싸인 귀여운 아이처럼 낙엽들은 위에도 밑에도 옆에도 따뜻하게 껴안아 주었습니다.  그런 낙엽들이 너무 고마워 도토리는 무엇인가 보답해 주고 싶었지만 단단한 껍질때문에 꼼짝할수가 없었습니다. 단단한 껍질이 왠지 거추장 스럽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낙엽들이 도토리에게 그건 벽이 아닌 또 다른 나의 모습이라는 사실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렇게 가을이 점점 깊어져만 갔습니다. 한 노인이 와서 장대를 휘두르더니 갈참나무의 도토리를 마구 털어내어 온 자루에다 도토리를 주워 담았습니다. 낙엽들은 노인이 도토리를 발견하지 못하도록 무진 애를 썼습니다. 날이 어두워지자 이번에는 쥐들이 먹이를 찾아 돌아다녔습니다. 이번에도 낙엽들은 도토리가 쥐들의 눈에 띄지 못하도록 더욱 감싸안았습니다. 도토리는 온몸에 땀이 흘러 내렸습니다. 도토리는 이 지긋지긋한 삶을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차라리 두려워 하느니 죽어버리고 싶었습니다. 낙엽들은 반드시 살아남아야 한다고 도토리를 위로했습니다. 도토리는 낙엽들을 위해 아무것도 한것이 없는데 낙엽들은 갈참나무 위에 있을때도 비바람을 막아 주더니 이젠 땅위에서도 자신을 지켜주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괴로워하고 있는 도토리를 향해 낙엽이 말합니다. "네 몸속에 갈참나무 한 그루가 자라고 있어." 도토리는 낙엽들의 희망이고 이 세상과 다시 관계를 맺는 일과도 갔다고 말을 했습니다. 도토리는 한번도 자신 몸속에 커다른 꿈이 자라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겨울이 되었고 낙엽들은 서서히 시들어져 갔습니다. 바스락 바스락 자신의 몸이 부서지는 가운데서도 낙엽들은 도토리를 감싸고 있는 일을 잊지 않았습니다.  겨울내 고통이 서서히 지나고 낙엽들은 점점 사라져만 갔습니다. 도토리에게 더욱 고통스러운 것은 자신을 덮고 있던 단단한 껍질이 서서히 찢어지기 시작하더니 또 다른 자신이 나타난 것입니다. 도토리는 이 모든게 꿈이었으면 하는 바램이었습니다. 그렇게 몇일이 지난 봄이 오고 도토리는 햇볕을 향해 힘껏 손을 내밀었습니다. 도토리는 손끝에 연초록 싹들이 보란듯이 돋아나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낙엽들이 말한 꿈이었으며 도토리의 꿈이었던 것입니다. 자신의 작은 몸속에 커다란 꿈이 자라고 있었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닫게 되었던 것입니다. 작은 도토리에서 새싹을 피워내고 여름내 자라 도토리는 자랑스럽게 커다란 갈참나무 한그루가 되어 새로운 생명을 피워낼 것입니다. 인내는 아름다운 열매를 만들어 내는가 봅니다. 그렇게 낙엽과 도토리가 관계를 맺어 아름드리 나무 갈참나무를 만들어 내는 것처럼 우리 또한 관계를 통해서 아름다운 만남을 만들어 내는가 봅니다.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 자연과 자연, 자연과 기계, 인간과 기계......이렇게 서로서로 관계 맺고 있기에 이 세상은 보이지 않는 손에 손을 잡고 둥근 지구를 만들어 냈는지 모르겠습니다. 

내 마음의 미운오리(어른을 위한 동화)

연 어(어른을 위한 동화)

 

[미니 느낀점]

오래전에 알았던 책이었지만 정식적인 데이트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어들의 삶을 통해 아름다운 동화로 만들어낸 어른들을 위한 동화이다.  작가의 시적인 표현속에 담긴 문체는 아름다움 그 자체이다. 눈으로 그리는 듯 펼쳐지는 자연의 세계 또한 매우 흥미롭다.  연어.... 바다에서 강으로 거센 물줄기를 힘차게 오르며 자신의 목적을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는 멋진 은빛연어의 이야기이다.  은빛연어는 누나가 죽기전까지 자신이 다른연어들과는 다른 빛을 띠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눈이 양옆에 붙은 연어들은 서로가 서로의 모습을 보아주지 않는 이상 자신의 모습을 보지 못한다.  그런 연어들의 습성때문인지 말이 많고 남을 평가하는데 익숙해져 있다.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은빛연어는 이렇게 분주히 고향을 향해서 가는 무리속이 감옥처럼 느껴졌다. 자유롭게 바닷속을 마음껏 구경도 하고 싶었고 바다의 모든것을 눈으로 담고 싶었다. 하지만 연어에게 있어 무리에서 이탈된다는 것은 곧 죽음을 뜻하였다. 하지만 은빛연어는 그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날 한가로이 바다위 창문을 통해 별을 구경하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피비린내의 냄새가 진동했다. 상어가 공격을 해온것이다. 그런데 자신이 이렇게 살아있다니 놀라운 일이었다. 눈맑은 연어가 자신을 구해준것이다. 바깥 경치에 한눈이 팔려있던 은빛연어를 발견하고 눈맑은 연어가 그를 밀어 상어에게로부터 보호해줬던 것이다. 자신의 지느러미는 상처로 피가 얼룩이 져있는데도 말이다. 이것이 사랑의 힘인것 같다. 사랑하면 내 자신이 보이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위해 내가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렇게 은빛연어와 눈맑은 연어의 사랑이 시작되었다. 가을단풍이 붉게 물들어가듯 그들의 사랑도 그렇게 오색이 되어 물들어 갔다. 그것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눈맑은 연어가 가르쳐주었다. 하지만 여전히 알을 낳기 위해 오로지 자신의 삶을 버린채 생명을 이어가며 고향을 향해 가는 연어의 인생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다.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연어들은 푸른빛의 바다를 지나 초록강을 이어서 헤엄쳐 가고 있었다. 아래로 흐르는 물줄기를 반대로 거슬로 올라가는 힘찬 언어 하지만 연어들도 세월이 흐름에 따라 좀더 편하게 좀더 쉽게를 주장했다. 고난의 상징이기도 하는 폭포수를 오르는 것을 반대하는가 하면 편한길을 주장하기도 했다. 은빛연어는 그때서야 깨달았다. 삶이란 지금 현재 존재하기에 의미있는 것이고 인생이란 고난과 역경의 파도를 넘어설때 비로소 아름답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것이다. 은빛연어의 삶을 통해 현대사회의 우리의 모습을 보는듯했다. 점점 편리함을 추구하는 시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살고있는 21세기는 내가 가고 싶으면 어디든지 갈수있고 멀리서도 리모컨하나로 모든지 작동되는 시대가 되고 말았다. 하늘을 찌를듯한 높은 빌딩속에 수많은 사람이 살고 있으면서도 이웃이 누구인지 조차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동물이든 사람이든 우리는 혼자서는 설수없고 혼자서는 살아갈수 없다. 지구라는 커다란 땅위에 작은 꽃과 나무들이 생명을 이어가고 바다물속에 수 많은 생물들 그리고 대지위에 피어나는 모든 것들 결국 하나를 만들어 낸다. 결국 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는 것이고 자연이 있기에 사람이 있고 사람이 있기에 또한 자연이 아름다운 것임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겠다. 이렇게 우리는 보이지 않는 끈과 끈으로 연결되어 우리 모두가 꼭 필요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강은 강이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고 바다는 바다이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고 산은 산이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다. 단지 무엇이기 때문에게 아름다운 것이 아닌 바로 내 자신이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다. 우리의 삶은 결국 내일이라는 삶이 있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다.

 

[책속의 말]

강물은 쉬지 않고 흐른다. 속이 깊은 강일수록 흐름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을 뿐이다.

 

 "그럼 아저씨의 삶의 이유는 뭔가요?" 

"그건 내가, 지금, 여기 존재한다는 그 자체야."

"존재한다는 게 삶의 이유라구요?"

"존재한다는 것, 그것은 나 아닌 것들의 배경이 된다는 뜻이지"

"배경이란 뭐죠?"

"내가 지금 여기서 너를 감싸고 있다는 것, 나는 여기 있음으로 해서 너의 배경이 되는거야"

"별이 빛나는 것은 어둠이 배경이 되어주기 때문이고 꽃이 아름다운 것은 땅이 배경이 되어 주기 때문이고 연어떼가 아름다운 것은 서로가 서로의 배경이 되어주기 때문이야."  (강과 은빛연어의 대화중에서)

 

 "쉬운 길은 길이 아니야" "쉬운 길을 가지 않는 연어가 아름다운 연어라고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