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최병성의 생명편지를 통해 목사님의 아름다운 마음씨를 닮은 주옥같은 글들을 접하고 있었다. 개인주의가 팽배한 요즘 시대에 우리 주변을 되돌아 보는 사람일 얼마나 있겠느뇨.. 그러나 한결같이 자연을 위해 애쓰고 계시는 목사님께 머리가 숙여진다. 환경운동가이자 생태교육가이신 목사님의 새로운 책이 이번에 나와 당연히 자연을 사랑하시는 마음이 깊숙히 배어있는 글을 기대하며 책을 들었다. 

 한동안 웰빙열풍이 한반도를 뒤엎었고, 자연주의가 요즘 화두가 된지는 꽤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환경호르몬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고, 매번 반복되는 지구 온난화 문제는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아있다. 예전보다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은 많아졌지만 행동으로 나서지 못하는 것은 여전하다. 다만 미국의 오바마 정부가 들어서며 그린 테크놀로지를 부르짖고 대한민국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그린정부를 표방하는것이 그나마 위안이라고 해야할까? 암튼 두고봐야할 문제이다.

 워낙 출중한 사진실력과 부드럽고 감미로운 글솜씨를 알고 있었지만, 책장을 넘기며 접하게 된 아름다운 숲의 사진들과 자연을 통한 저자의 생각들을 보고 읽으면서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서문에서 밝히셨듯이 정말 숲을 통해 길을 묻고 삶을 배우는 시간이지 않았나 싶다. 

 요즘은 '숲'이란 단어가 참 낯설게 느껴진다. 지금 아이들처럼 뛰어놀 장소가 부족하지 않았던 나의 유년시절엔 '숲'은 가장 친근한 놀이공간이었다.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항상 '숲'이 있었고 그곳엔 많은 먹거리들과 많은 장난감들이 널려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숲'이란 단어가 너무 멀리 느껴진다. '숲'을 보려면 가깝게는 '서울의 숲'이나 '국립수목원', '아침고요수목원'이 생각나고 아님 유명한 산들이 먼저 떠오른다. 쉽게 갈 수 있는것이 아니라 하루 마음먹고 준비를 해서 가야만 하는 조금은 어려운 단어로 생각되어진다. 그만큼 '숲'이 주는 즐거움을 너무 모른채 살아가고 있는것 같다.

 저자는 봄, 여름, 가을, 겨울로 크게 나뉘어 숲의 일상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 주변에서 펼쳐지는 각각의 계절의 대표적인 모습들을 사진에 담아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한다. 또한 도시 생활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옛추억에 잠시 잠기게 하며, 전혀 보지 못했던 숲의 친구들을 보여주어 앎의 즐거움까지 챙겨준다. 거기에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순간에서도 저자의 민감한 감각을 통해 우리 사람들의 모습까지 투영시켜 바른 가르침을 주고 있다. 어쩌면 나도 보았을 순간인데 우둔한 머리로써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상황까지도 나근나근한 목소리로 속삭여준다.

 마지막 책장을 넘기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뭉클함을 느낀다. 이것이야말로 아주 잘 차려진 웰빙식을 아주 만족스럽게 맛있게 먹은듯한 기분이다. 점점 잊혀져버린 자연을 다시금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고, 내가 어릴적 누렸던 자연의 아름다움을 나의 아이들에게도 느끼게 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열심히 사진을 다시 보고 가까운 휴일에 아이 손을 잡고 '숲'으로 나가야겠다고 다짐한다.



숲, 자연, 생명

 최근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이다.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대통령이었으며, 어찌보면 국민들의 아버지와도 같았던 분이셨다. 불의에 굴하지 않으셨고 당당하게 폭력에 맞서 싸우셨고 부패한 정치권에서 독야청청 바른 길을 가실려고 노력하셨다. 또한 가난한 자와 어려움에 힘들어하는 국민들을 자상하게 다독거려주시고 말없이 도와주셨던 따뜻한 아버지셨다. 돌이켜보면 욕도 많이 하고 불평불만으로 그 분의 뒷모습을 너무 쓸쓸히 하지 않았나 생각하게 된다.

 부제라고 해야할까. 책 표지에 제목 위에 이런 문구가 적혀있다. ’아버지가 행복해지는 이야기’.. 처음 책을 펼치며 묻혀있거나 지나쳐버리고 있는 아버지들의 이야기나 잔잔하고 감동적인 아버지들에 관한 이야기를 예상하고 있었다. 물론 그런 내용들도 있었다만 그것보다는 예비 아빠들의 지침서라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 같다.  

 자녀를 둔 아버지로써 자녀와 함께 이런저런 시간을 가지다보니, 예전에 나와 함께 시간을 보냈던 아버지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 때는 아버지와 함께했던 짧은 시간을 불평했던 기억이 난다. 항상 일에 바쁘셨던 아버지.. 그러나 현재 나의 모습을 비교해보니 부족한 나의 모습을 보게된다. 아들에게 인내심이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한 나의 모습.. 한없는 사랑으로 뭐든지 해주실것 같았던 아버지의 모습이 나에게는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을련지.. 

 책을 읽어 나가면서 책에서 보여준 부실한 아버지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을 발견한다. 아직도 덜 성숙한 모습에 책을 읽으면서 반성을 한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이런 저런 일들이 펼쳐질 것이다. 그럴 때마다 책에 소개된 교훈들을 되새기며 아이들에게 더욱 더 좋은 아버지가 되야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번 읽어 자연스레 행동으로 나올 수 있게 노력해야겠다.

 끝에 이 책을 요약한 행복한 아버지가 되기 위한 십계명이 나온다. 가슴에 새기고 아이들을 위해 평생 지켜야 할 덕목인것 같다. 모두 보기엔 쉬워 보이지만 막상 하나하나 실천할려고 하면 조금 막막해 보이기도 한다. 아이들을 사랑한다면 응당 해야할 것들이지만 사람마다 차이가 있어도 우리나라 남자들이 워낙 무뚝뚝해서 쉽지만은 않을것 같다. 물론 나역시도 잘 실천하지 못하는 것들이 부지기수다. 그래도 다시 한번 맘을 고쳐 먹고 아들을 생각하며 실천해 보기로 결심한다.

 마지막으로, 바르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항상 지켜봐 주시는 사랑하는 아버지에게 감사드린다. 생명이 다할 때까지 사랑하고 또 사랑한다.



아버지

 인간이란 항상 즐겁고 행복하게 술술 풀리는 날을 원한다. 일명 ’재수 좋은 날’을 선호한다. 나약한 인간으로써 어쩔 수 없는 노릇이겠다. 하지만 우리네 삶이 항상 우리가 원하는데로만 흘러가지는 않는다. ’희노애락’이라는 말도 있지 않는가? 동전의 양면처럼 항상 상존하는 것이 ’희노애락’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보니 항상 좋은 일만 생기지 않다보니 삶을 의지할 곳이 생기게 되고 종교가 생겨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난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을 믿는 기독교인이다..

 처음 책을 펼치면, ’삶은 원래 뒤죽박죽 엉켜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혼란함 가운데 위대함이 탄생한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이 구절을 읽으면서  ’우리의 삶 하나하나가 모두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란다. 그러니 하루하루를 소중히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렴.’ 라고 말씀하시던 어릴적 주일학교 선생님의 말씀이 기억이 난다. 우리네 삶이 하찮고 뒤죽박죽이라 별거 아닌것 같아 보여도 그 속에서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을 깨달고 하루하루를 소중히 생각하라는 말씀이 힘겨울 때마다 지탱해 주던 나의 버팀목이었다.
 
 삶이 엉키고 섥힐 때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어려운 시절을 맞이 할때도 하나님께 내어 놓고 용기를 가지고 나아가며, 항상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을 믿고 다가올 환상적인 날들을 기대하며,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기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기쁨과 감사의 기도를 올리며 새로운 시작을 시작하고, 우리가 완벽하지 않더라도 선하신 하나님은 우리의 모습 그대로를 사랑해 주시며, 우리보다 먼저 우리의 필요를 하시는 하나님이 항상 우리와 함께 하심을 믿고, 나아가 구원의 즐거움을 생각하며 하나님께 경배하는 삶을 살아간다면 우리의 삶이 얼마나 아름다울지에 대해 여러 예화를 통해 알려주고 있다.

 짧은 단막 형식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들과 그 이야기에 맞춰 성경구절을 제시해준다. 또한 여러 명언들을 첨가하여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내용을 참신하게 엮고 있다. 중간중간 기도문도 적혀있어 한글자 한글자 따로 읽으면서 저자와 동일한 마음으로 기도를 드릴 수 있게 해 놓은 점도 좋았다. 그러나, 큰 제목들은 오렌지 색 바탕에 작고 하얀 글씨로 눈이 쉽게 피로하였고 보기가 어려웠다. 산뜻한 책표지와는 달리 속 내용의 편집이 조금 아쉬운 대목이다. 조금만 신경 쓰셨다면 더욱 좋은 책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