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부터 성경은 삶을 살아가는데 훌룡한 선생님이었다. 모태신앙으로 자라왔기에 성경에 나오는 인물과 이야기를 자연스레 접하게 되었고 그에 따른 교훈과 배워야 하는 것과 지켜야 하는 것들을 알게 되었고 생활에 적용하며 살아왔다. 초등학교 시절엔 성경고사에서 나가 여러번 상을 탔을 정도로 성경을 잘 안다고 자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며 얼마나 나의 지식이 짧았는지 각성하게 되었고 지나쳐버렸거나 기억하지 못했던 사실들을 발견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떤 것은 전혀 들어보지도 못했던 내용들이라 책 제목 그대로 충격이었다.

 처음 책을 만났을 때, 약간의 거부감이 있었다. 표지에 십계명을 들고 있는 모세가 있고 제목부터 눈에 거슬렸다고 해야할까? 도대체 또 어떤 가쉽거리가 담겨져 있을까 하는 반감이 앞선 것이 사실이다. 그 옛날 바리새인처럼 성경의 단어에 집착하여 하나님의 깊은 뜻을 인간이 어찌 알리요 라는 생각들.. 그러나 프롤로그를 채 다 읽기도 전에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알려주고자 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성경을 왜곡되게 알고 있는 크리스챤들에게 성경을 바로 알고 하나님을 바로 알라는 저자의 목소리가 들리는듯 하다..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유래부터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교도의 풍습이 절묘하게 접목된 요즘의 크리스마스.. 맹목적으로 12월 25일에 예수님이 태어났다는 것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나로썬 첫장부터 뒤통수를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그와 비슷하게 부활절에 나눠줬던 달걀마저 진정한 의미를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에 상당히 마음이 불편했다. 죽은 자들에 관한 이야기도 새롭게 느껴진다. 하나님을 잘 믿으면 구원을 얻어 천국에 가게 된다는 이야기는 귀에 못이 박히게 듣던 이야기이다. 성도들 중에 죽음을 맞이하면 의례이 천국에서 면류관을 받고 계실꺼라는 위로의 말들을 많이 한다. 예수께서 재림하기 전까지 아직 천국에 들어간 자가 없다는 성경 말씀을 허투루 보았던것이다. 또한 엄하셨던 하나님을 간과하였다. 사랑과 자비가 풍성하고 잘못을 해도 항상 용서해주시는 하나님의 한 모습만을 기억하려고 애쓴 탓이다. 성경에서는 분명히 말씀을 거역했던 자들의 말로를 보여주고 있다. 무섭고 두려워해야 하는데 너무나도 당당한 우리들의 모습에 걱정이 앞선다. 천사장이었던 사탄의 이야기, 먹지 말라고 금지하였던 음식들, 제비뽑기에 관한 이야기, 성에 관한 이야기(그 시대에도 동성애가 있었다니..), 예전부터 존재한 치질, 3개의 천국, 유대인의 기원 등등.. 전혀 몰랐던 이야기들 때문에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여러 개로 번역된 성경 구절을 비교해가며 설명했기에 반박의 여지도 없었으며 정확한 의미도 모른채 성경을 잘 알고 있는 크리스챤 행세를 하고 다녔다는것에 부끄러움을 느꼈다. 

 너무 껍데기만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저자가 말한 내용이 기독교의 근간을 흔들만한 내용은 아니다. 그러나 정확한 의미를 모르고 하나님을 믿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된다. 이번 기회로 가장 기본이 되는 성경을 조금이나마 바로 알게 되는 시간이었다. 다시금 성경을 읽으면서 하나님이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의미를 부족한 머리지만 깨달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성경

 상뻬의 대표적은 작품 '얼굴 빨개지는 아이'를 읽고 또다른 상뻬의 책들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러던 터에 지난 달에 열렸던 서울 국제 도서전에서 반가운 이름을 발견한 것이다. 상뻬의 책들이 무더기로 나와 있었고 처음에는 중고책들을 손에 쥐었지만 이내 새책으로 나와 있는 거의 모든 책을 장만했다. 맛배기로 읽어보니 역시나 상뻬 특유의 글과 그림이 너무나도 반가웠다.

 '얼굴 빨개지는 아이'를 읽고 나서는 옛친구들을 회상하며 옛추억에 잠기는 시간을 가졌었다. 이번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는 현재 우리에게 일어나고 있는 모습들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에서도 두 주인공이 나온다. 자전거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수리공 라울 따뷔랭과 새로 이사온 감각있는 사진사 에르베 피구뉴이다. 이 두 친구는 햄 만드는 귀재 오귀스뜨 프로냐르와 안경점 주인 프레데릭 비파이유와 함께 동네에서 유명인사들이다. 이 두 친구는 각각 비밀이 있다. 어쩌면 컴플렉스라고 불러야 할것 같다. 자전거 전문가인 따뷔랭은 정작 자전거를 탈 줄 모른다. 어릴적 부터 자전거를 타지 못해 자전거 수리공이 된 지금까지 이 사실을 비밀에 붙히고 숨기고 살고 있다. 또한 피구뉴는 보통 사진은 잘 찍지만 아주 중요한 순간을 포착하지 못하는 그만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그런 이 두 친구가 새로운 시도를 하게된다. 험준한 아리드 언덕에서 따뷔랭이 자전거를 타고 내려오는 장면을 피구뉴가 사진으로 담는 것이다. 따뷔랭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외면하지만 아내 마들렌의 부추김에 어쩔 수 없이 아리드 언덕에 오르게 된다. 결국 따뷔랭은 자전거를 타며 언덕을 내려오게되고 피구뉴는 그런 따뷔랭의 모습을 사진 찍는다. 허나 따뷔랭은 큰 부상을 당하고 피구뉴는 생각지도 못했던 멋진 사진을 찍게 된다. 비밀은 여전히 간직된 채 이 사진은 유명세를 타지만 두 친구의 관계는 소원해진다. 후에 다시 만나 두 친구..멋쩍은 웃음으로 서로의 비밀을 알게되고 화해를 함으로써 끝을 맺는다.

 두 친구의 짧은 이야기를 통해 우리들의 모습들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도 모두 자기만의 비밀들을 간직하고 있다. 어쩌면 가볍게 웃으면서 자기의 비밀을 밝히고 당당하게 행동하면 속시원히 편하게 살아갈 수 있을 테지만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사회적 위치와 명예, 자존심을 중시하는 이 사회에 살아가면서 비밀을 고백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결국 화려하게 포장하거나 부풀려져서 눈덩이처럼 커지게 되고 종국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기도 한다. 이것은 비단 어린이들만의 얘기도 아니다. 어른들에게도 역시 이런 상황을 자주 보게 된다.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들에게조차 편하게 말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저자는 이런 점을 얘기하는 것 같다. 사람들이 바라보는 겉모습에 치중하는 우리네의 모습을 꼭집어 보여주고 있다. 그저 웃으며 인정하면 편한것을..

 쉬운 일은 아니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비밀들을 편하게 얘기할 수 있다면 자전거를 못하는 아이가 쉽게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포르똥 영감님의 딸 조시안에게 비밀을 고백하는 따뷔랭의 모습에 아직도 웃음이 난다. 귀여운 따뷔랭...



자전거, 상뻬

 요즘 여행기에 꽂혀서 여기저기 검색을 하던 중 ’이탈리안 조이’가 눈에 들어왔다. 표지가 약간 어색하게 와닿았지만 다른 책들과 다른 컨셉이 오히려 더 맘에 들었다. 스쿠터 같은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연인의 사진과 이탈리아 스타일 여행기라고 쓰여있는 문구로 시작되는 표지를 보면서 이탈리아 여행이 시작되었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던 커리우먼이었던 저자가 홀로 크리스마스를 보내면서 심경의 변화가 생긴다. 저자는 인생의 전환점이었다고 기술하였지만 일반 대한민국의 소시민의 생각으로썬 솔직히 쉽게 이행할 수 없는 결정이었으리라.. 물론 저자의 상황을 100% 알지 못하기에 그저 저자의 발자취를 이해할려고 노력하며 책장을 넘긴다. 아니 어쩌면 부러운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이탈리아하면 일단 피자, 카톨릭, 축구, 명품.. 등등 이런 것들이 먼저 떠오른다. 이런 생각에 더해서 저자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중산층 이상의 삶을 살았었기에 화려하고 아름다운 이탈리아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저자가 보여준 많은 사진과 글 속의 이탈리아는 너무나도 서민적이며 가족같은 모습이 담겨져 있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고풍적이면서 이국적인 모습들도 있었지만 그것이야 말로 이탈리아의 소소한 모습이었으리라.. 

 항상 따뜻한 음식으로 맞아줬던 엄마같은 포피, 평생을 기다림 끝에 만나게 된 그녀의 사랑 프란체스코, 우리네 시골 장터같이 인심이 후하고 친절한 시장 사람들, 아침마다 카푸치노를 마시게 만든 파스쿠알레와 이탈리아 각지의 바텐더들, 뜨거운 여름에 몸을 담구고 싶은 눈부시게 아름다운 아말피 해변, 명품이 어울리는 이탈리아 사람들, 맛깔라게 보이는 이탈리아 음식들, 아름다운 아가씨에게 넋이 나간 이탈리아 남자들, 한번 타고 싶은 문제의 오토바이 베스파, 그리고 그녀의 행복했던 여행들이 마치 직접 눈으로 보고 있는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내 머리와 가슴에 와닿았다.

 사진을 설명한 문구가 너무 작고 글씨체가 보기 어려워 힘이 들었지만 사진을 보고 있으면 맘이 참 편해짐을 느낀다. 또한 사진 속의 모습을 언젠가는 꼭 확인해 보리라 다짐을 해본다. 저자처럼 인생을 전환시킬만한 배짱이 아직은 없다만 짧은 시간이라도 만들어 이탈리아를 가보고 싶다.



이탈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