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인 장 루이 푸르니에는 시나리오 작가이자 방송 연출가로 유명하지만, 이 책에서는

2명의 장애아를 가진 평범치 않은 아버지로서 솔직한 생각과 감정들을 쏟아내고 있다.

그동안 그는 아이들에 대해 외부에 공개적으로 알리지 않았었고, 현재 그의 나이 일흔(1938년생)이 넘은 시점에서 이 책이 2008년에 출간 되었다고 한다.

40여년 만에 풀어 놓은 날지 못하는 어린 작은 새 이야기, 그의 아이들에 대한 바치는

회고록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결혼을 하게 되고 아내에게서 임신 소식을 듣는다면 남편들은 아빠가 되면 하고 싶은

일들을 상상하고 그 일들을 나열할 것이다.

토마 아빠도 마찬가지였다.

아이들이 장애를 갖지 않았다면 할 수 있었고, 그렇게 살았을 일들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아마, 토마가 하고 싶은 말을 아빠의 입을 빌려 대신 이야기하는지도 모르겠다.

심각한 주제이지만 간략하고도 깔끔하게 써내려간 그의 솔직한 표현과 유머에 웃음 그리고 책 곳곳에 감동과 눈물이 있다.

아직 미혼인 까닭에 부모의 마음을 다 알지는 못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를 둔 아니 장애아를 둔 부모의 심정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가끔씩 결혼을 하지 않거나 결혼을 했어도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로 혹시나 자신의 질병으로 인해 장애아를 낳지나 않을까 하는 마음에 속을 끓이는 사람들을 본 적이 있다.

예쁜 아이들에게 피해를 주는 원인 제공을 부모가 했다는 자책감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부모 모두 건강하여도 요즘 환경 호르몬 등으로 인해 장애아 출산율이 높아진다는 소식들은 정말 슬픈 일이다.

책에 껴 있던 책갈피 갈색머리 마튜와 안경 낀 금발머리 토마를 보면서 귀엽다는 생각과 더불어 안쓰럽다는 생각에 가슴이 아프다.

마튜도 울고 있고, 안경 낀 토마도 울고 있고, 아빠도 울고 있어서 인가.

먹먹해진다. 

둘째인 토마까지 장애아가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던 부부.

예쁜 아이들을 하늘의 선물이 아닌 세상의 종말, 두 번의 종말을 겪었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부모의 심정을 제3자인 우리가 어찌 알겠는가?  

하늘이 무너지고 주변이 까맣게 변했을 마튜와 토마의 아빠와 엄마.

토마의 대부에게서는 태어난 날 받았던 선물 이외에는 더 이상 받을 수가 없었다.

아이들은 평생 글을 읽을 수가 없기 때문에 만화책도 동화책도 선물해 줄 수가 없었다.

들려주고 싶은 음악도, 읽어주고 싶은 책들도 많았고, 미술관과 영화관에도 함께 가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첫째인 마튜는 15살에 더 이상 돌아올 수 없는 먼 곳으로 떠나 버렸고, 토마는 늘 아빠에게 묻는다, 아빠 어디 가?

반복적인 질문에 그는 토마가 알아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지어내어 말을 하지만 토마는 계속 같은 말만 할 뿐이다.

우리는 남들보다 더 모든 면에서 뛰어나길 바란다.

그러나, 마튜와 토마의 아버지는 아들들이 그저 남들과 다를 바 없이 평범하길 바랐고,

그 자신도 평범한 아버지로 살아가기를 원했다.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것보다 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는 것은 알았을 때의 느낌은 정말 최악이라는 말로 정리될 수 있을 것이다.

장애 정도가 80%, 더 좋아지리라는 생각은 하지 못한다.

TV 속의 아빠를 발견하고 반가워하던 토마를 보며, 존재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고 마음의 따뜻해짐과 죄책감을 느꼈다는 아빠.

코끝이 찡 해온다.

<아빠 어디 가?>는 마튜도 토마도 읽을 수 없는 책이지만 자신의 아들들을 기억하기 위해, 그리고 지금까지 하지 못한 말들을 적기 위해 썼다고 밝히고 있다.

이 책은 장 루이 푸르니에가 아빠로서 마튜와 토마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