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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하면 떠 오르는 단어들이 있다. 귀엽다. 부드럽다. 유연하다. 조용하다. 날쌔다. 깨끗하다. 얄밉다. 자기밖에 모른다 등등.

어찌 보면 상반되는 단어들인 것 같지만, 이러한 단어들을 조합해 보면 연약해 보이지만 자기 나름대로 주관을 갖고 있는, 쓸데없이 움직이지 않고 남들 따라 같이 울지는 않지만 먹이를 보거나 필요한 것이 있을 때는 누구보다 잽싸게 움직이는, 그러면서도 항상 게으른 것처럼 보이는 얄밉게 느껴지는 동물.

저자는 점점 더 치열해져 가는 21세기에서 살아 남으려면 고양이처럼 살아야 한다고 한다. 고양이는 개처럼 쓸데없이 아무 것도 없는 하늘을 보고 짖지도 않고 주위에서 짖는다고 이유도 모르면서 따라 짖지도 않는다. 주인과 함께 살아 가지만 그렇다고 주인만을 바라보며 살지도 않으며 항상 자신만의 세계 속에서 주관에 가지고 생활하며, 주의 환경 변화에 매우 유연하게 대처한다고 한다. 불필요한 움직임이나 동작을 최소화하면서, 평소에는 따뜻한 양지에서 졸고 있지만 무엇인가 움직여야 할 필요가 생기면 매우 민첩하게 움직여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는다. 바로 이러한 고양이의 특성이 21세기를 살아가는 인간이 취해야 할 모습이라고 한다.

이 책을 보면서 갑자기 고등학교 때 성당 서클을 함께 다니던 친구가 생각이 났다. 항상 조용히 무엇인가 생각하고 있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던 그 친구. 주위가 아무리 시끄러워도 자신과 관계없는 일에는 완전히 신경 꺼 버리고 자기 할 일만 하던 그 모습. 하지만 자기가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체육대회 때에는 웃옷을 벗어 던지고, 평소의 사색가 같았던 모습은 어디 갔는지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혼자 득점을 독차지 하던 놀라운 운동량. 어쩌다 여학생이 말이라고 걸어 오면 자연스럽게 왕자와 같은 표정을 지으며 세상을 달관한 것 같이 말을 받아 주던 달변의 친구. 그 때 그 친구를 옆에서 바라보며 내 마음속 한 구석에서 느꼈던 감정은 “얄밉다”는 바로 그 느낌이었다. 주는 것 없이 괜히 미운 친구.

하지만 그 당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