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는 여행책이란 부제목을 지어 주고싶다.
270여 페이지의 한 책을 27명의 작가가 썼으니, 얼마나 탄탄하고 알찬 내용이 있을까 생각되었다.
나도 서른살 생일에 김삼순을 따라하며 한라산을 혼자 등반했으며,
갑자기 문득 충동적으로 제주도 갈래 라는 회사 동료의 꼬임에 주말끼어 하루 휴가내고 훌쩍 떠난 적도 있었다.
가족과의 여행은 물론이요 동호회 모임으로 오픈워터 과정을 수료했고,
또, 회사 워크샵으로 낚시도 하고 맛난 제주도 음식도 실컷 먹으며, 시원한 바다 배경으로 골프 라운딩까지 돌아 봤으니,
이쯤하면 제주도를 친근한 여행지로 맘만 먹음 떠날 수 있고 왠만하면 다 이용하고 돌아본 곳으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책에 있는 맑고 얉은 동남아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바다를 보고 가도가도 새로운 곳을 볼 수 있는 곳이 제주 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는 여행지에 대해 무엇을 보고 먹고 즐기는가 에 대해서 설명된 여타의 여행책과는 다르게 그곳의 역사적의미, 뜻, 어떻게, 왜, 무엇을
그리고 작가의 느낌까지도 상세히 기술되어 읽어내기에 맛깔스럽다.
책의 크기와 그림도 적당한데 다만 아쉬운건 글씨의 크기이다.
여러명의 작가의 끝도 없는 제주에 대한 이야기를 작은 책 한권에 담으려다 보니 글씨의 크기가 작아졌구나 라고 이해가 되지만,
여행책인데 쉬이 펼쳐서 읽어 내기보다 집중해서 읽어야하는 소설책 같은 느낌이다.
책을 보면서 못 가본 곳 중 다시 가고 싶은 곳을 고르자면, 아기자기 하고 친근한 게스트 하우스에서 머물면서
갖자기 오름 특히, 전망이 멋있는 지미오름과 역사적 의의가 있는 다랑쉬 오름을 올라보고, 스쿠터를 타고 해안길을 한바퀴 돌고,
제주 민속시장에서 내가 좋아하는 도루묵과 시장 어디에도 있는 옥돔을 먹고, 겨울의 한라산을 눈에 담고 싶다.
마지막으로 이건 먹어봤떤 거지만, 흑돼지 다시 한번 먹고 싶다.
잔인한 4월에 한번 가봤지만, 책 제목처럼 글을 읽으면서 다시 그리워지는 제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