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인생이란게 참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삶을 살든 누군가 자신만의 인생이 설계하고 스스로의 인생길에 흔적을 남기고
 다시금 사라진다는 것이 더욱 그런 생각을 들게 한다.
오지탐험작가, 빈민구호단체팀장.... 많은 이름을 가지고 살아가는 그녀는 과연 어떠한 삶을 살고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참 궁금해졌다.

TV를 통해 한비야씨를 보면 언제나 생기발랄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것 같다...
이번에도 그런 한비야씨의 즐거운 에너지를 책을 통해서라도 조금 받아볼까? 하고 선택하게 되었다.
처음 무릎팍도사에서 그녀를 볼 때만 해도 솔직히 “참 시끄러운 아줌마네..”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책읽기와는 거리가 멀었던 내가 아무리 베스트셀러의 작가니.... 오지여행가니.....
하는 말을 들어도 누군지 어떻게 알겠는가?
하지만 그녀의 오지여행기 책들을 읽고 난 후 그녀를 다시보게 되었다...
‘아... 이렇게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었구나.....이렇게 멋진 사람이었구나....‘
이번에 책도 “역시 한비야야!“ 라고 하기에 충분한 책이었던 것 같다.
완벽하고 늘 엘리트의 길을 걸어와서 생활 또한 우리가 상상하는 것과는 다른 요란한 삶을 살고 있을 것만 같았지만 그녀의 소소한 삶의 이야기를 보면서 우리네와 다름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읽을 때는 너무 재미있었던 글인데.... 왜 이렇게 읽고 나니 기억에 뚜렷하게 남는 것이 없는지 모르겠다...
너무 일상적인 이야기여서 였을까?
책을 덮고 나니 마음이 비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52살인 그녀가 아직도 자신만의 설레이는 삶을 살기위해 새로운 출발점에 다시 서는 모습만은 마음속 깊은 곳까지 뚜렷하게 각인되었다.
모두가 너무 늦었다고 말할 때도 늦지 않았다고 말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나는 왜 모든 것이 늦어버렸다고 늘 제자리에만 서 있었는지.... 다시금 나 자신을 들여다 보게 된다.

“행복한 행동주의자”
생각에만 머무르지 않고, 행동하며 인생을 즐길 줄 아는 멋진 행동주의자....
이보다 그녀를 더 잘 표현해 줄 수 있는 말이 있을까?

다시금 새로운 출발점에 선 그녀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그녀의 모습을 닮고 싶은 나에게도 새로운 시작을 위한 격려의 박수를 보내며 본다.

처음 소설을 읽으면서 약간의 황당함이 들었다.
폭행당한 딸의 복수를 하기 위해 힘을 길러 나의 딸을 폭행한 고등학생을 똑같이 때려준다... 라는 1차원적인 사고방식이 신선하기도 했지만... 참 황당하기도 했다..

극중 주인공인 스즈키는 폭행당한 여자 고등학생 하루카의 아버지다...
그는 평화롭던 어느날 딸이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정신없이 병원으로 향하게 된다.
딸의 몰라보게 달라진 얼굴과 혼란스러운 상황에 스즈키는 당황스럽기만 하다...
그러나 그의 앞에 나타난 가해자는 오히려 위협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며 스즈키를 압도하게 된다.
 결국 아버지인 스즈키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스즈키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모습에 좌절하게 된다.

결국 우리네의 모습도 마찬가지다.
부당한 권력과 제도 속에서 낙오자처럼 고개숙이며 좀비같은 삶을 사는 모습....
고개숙인 스즈키의 모습에서 우리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스즈키는 좌절하고 있지만은 않는다.
상처받은 딸에게 당당한 아버지가 되기 위해서 넘을 수 없는 벽인 권투선수 이시하라(딸을 폭행한 고등학생)와의 대결을 하기 위해서 피나는 연습을 한다. 더 이상 무능력한 아버지가 아니라 내 가족을 지키고 나를 세울 수 있는 나 자신이 되기 위해서...

이것은 영웅소설에서 주인공이 매일같은 혹독한 훈련과 노력으로 몇 년뒤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으로 세계를 평정하고 지구의 안전을 지킨다는 다소는 뻔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스즈키는 영웅이 아니다...
어쩌면 우리들의 가장 처참하고 내안에 가장 숨기고 싶은 모습을 하고 있는 스즈키이지만 자신도 모르던 자신을 발견하며 점점 영웅이 되어간다...
이렇게 생각해 보니.... 우리가 말하는 영웅이라는 것이 별거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영웅이라는 것은 슈퍼맨처럼 하늘을 날아다니거나 스파이더맨처럼 빌딩 사이를 가로지르며 지구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부당함에 굴복하지 않고 나의 소중한 것을 지킬 수 있는 나 자신이 되는 것이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영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날 우리의 일상의 작은 영웅들의 탄생을 위한 “일상에 숨어 있는 기적”을 보여주는 소설......그것이 소설 플라이 대디였다.

내가 우선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 진 중 권 ” 이라는 세 글자의 이름 때문이었다.
솔직히 이 책에서 저작자에 대한 소개가 없었다면 나는 아직까지도 그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모르고 지냈을 거다.
내가 알고 있는 그는 M본부에서 진행하는 100분토론에 나오는 촌철살인의 달인이었다.
빈틈없이 정확하고 논리적이며 늘 가려운 부분을 속 시원히 긁어주는 논객으로 기억된다.
그러다가 이러한 사람들은 과연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하는 지가 궁금해졌다.

이 책은 과학자 정재승의 기발함과 인문학자 진중권의 세상읽기를 보여줌으로써 우리 주위에서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문화와 코드에 대해 소개한다.
그리고 사회를 아우르는 폭 넓은 통찰과 비판으로 우리가 식상하다고 느껴지는 세상을 다시금 살펴보게 한다.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스타벅스의 커피를 마시면서 그 문화를 함께하고 싶은 “파노플리 효과”를 생각할 것이며,
간편하게 구입하는 생수 하나를 마시면서 패션액세서리의 의미를 부여하며 곱씹어 보겠는가?
이러한 것들을 일일이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우리의 인생은 아마도 굉장히 피곤한 삶이 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알던 세계를 교묘하게 튀틂으로써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이 아닌 다른 세계에 온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이 책에서는 거시적인 사회의 구조보다는 미시적인 우리의 삶을 분석함으로써
어쩌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구체적인 사회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두 학자의 기발한 생각의 크로스가 어쩌면 혼란스러운  우리사회를 좀 더 바로 볼 수 있는  디딤돌이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세상에 그냥 일어나는 일은 없다.”
세상을 더욱 작게 쪼개라 그럼 우리의 세상 또한 무한히 확장할 것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