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무 옹졸해서 일까?
글을 읽고 있노라니..... 정확한 한마디의 말이 떠오른다.
“그래 너..... 잘 났다.....”
나는 늘 인류의 평화를 생각하고 위대한 조국 미국의 막중한 책임에 대해 생각한다?

처음 50페이지 정도에서는.....
“미국은 가장 정의롭고 위대하다”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말들이 의식하지 않아도 참 많은 부분에서 나온다....
그래서 일까? 솔직히 미국인이 아닌 내가 이런 글을 받아 드리기에는 많은 거부감이 든다.
그녀가 위대한 사람이라는 것은 강조하지 않아도 안다.
남편의 섹스 스캔들에도 당당했던 그녀가 아닌가?
그녀의 대범함은 인정할 만하다.
하지만 이렇게 자기의 자랑만 늘여놓는 이글을 계속 읽을 필요가 있을까?
글을 읽는 내내 책을 놓았다 들었다를 반복한다.
내가 이런 류의 글을 싫어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읽는 내내 이걸 계속 읽어야 하는지 고민이 됐다.

“나는 처음부터 상원의원도 아니었고, 변호사도 아니었고 평범한 한사람의 미국시민일 뿐이다....”
결국 집안도 평범했고, 나에게 주어진 특혜는 아무것도 없지만 나는 모든 것을 극복하고 그 모든 것을 이룬.. 결코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으로 나에게는 들리는 것 같다..
인간이라면 삶을 살아가면서 모든 순간 좋은 생각만 할 수 없다...
때로는 못된 생각도 하고, 비열한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그것이 잘못된 것을 알기에 고치려 하는 것이 인간이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그러한 것은 찾을 수 없다....
철저히 모든 것은 완벽하다....그녀에 대한 모든 것에 대한 칭찬퍼레이드가 벌어진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녀의 주위의 사람들은 거의 흠이 없는 완벽한 사람들로 묘사되는 이러한 모습들이 정말 철저히 정치적인 편을 가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을 지울 수 없다.
그래서인지 더욱 이 글이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이며, 너무나 편파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불평과 불만이 쏟아지지만.....
그래도 한 번 손에든 책은 어떻게든 다 읽어야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별로 석연치 않지만 계속 글을 읽어 나간다.

하지만 이글을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고 있다고 느끼는 것은
당시의 1960~70년대의 미국의 급변했던 사회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그래도 조금이나마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무리 자기 자랑이 많이 섞여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혼란한 시기를 겪은 산증인의 말을 듣고 있노라면 한사람, 한사람의 시민들의 행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낄 수 있다.
게다가 그녀가 그 혼란을 시대를 이겨내려한 훌륭한 시민이었고 그 시절에는 드물게 아주 독립적인 여성이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도 너무 작은 부분으로 다루어 졌고, 주된 내용은 빌 클린턴이 대통령이 되기 위한 과정에 대한 선거유세와 공화당의 편협한 유세에 대한 비난이 아주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 실망스러운 면이 많았다.

물론 클린턴의 임기기간 동안 영부인으로서의 역할을 말하는 부분 중에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자신이 인식하지 못하고 한 행동이 아주 많은 낭비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말이었다.
자신이 아무 생각없이 어떤일에 대해 “한번 조사해보라” 라는 가벼운 말도 사회적인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많은 오해를 낳을 수 있다는 말이다.
그 예로 소개된 어느 호텔에서 음료수로 “다이어트 닥터 페퍼”를 한 번 요구했을 뿐인데...
나중에 자신이 가는 호텔마다 “다이어트 닥터 페퍼”가 냉장고에 가득 차 있고, “다이어트 닥터 페퍼”를 파는 자판기 기계는 꺼지지 않고 늘 켜져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정도로 많은 파급효과를 가져온다는 그녀의 말에 매우 많은 공감을 받았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우리나라 정치인들도 제발 이런 것을 좀 더 숙지했으면 하는 바람이 들기도 했다.

내가 보기엔 그녀는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난 평범한 시민이라 했지만... 그녀는 결국 평범하지 않는 꽤 부유한 환경에서 우리가 말하는 정석의 엘리트코스를 밟은 정치인이라는 생각이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하지만 정치적인 이유에서건 어떤 이유에서건 지금도 미국내에서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의료보험등.... 서민을 위한 정치에 많은 노력을 했다는 점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화이트워터사건이나 나머지 빈스 포스터의 자살등을 서술한 부분은 너무나 주관적이라 여전히 진위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제일 궁금한 부분은 그녀가 과연 남편의 충격적인 섹스스캔들을 어떻게 이겨냈을까? 하는 것이었다. 그런 충격적인 사건 후에도 빌 클린턴은 어떻게 탄핵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는지 많은 궁금증이 생긴다...
하지만 1권인 이 책에서는 그 부분이 소개되지 않아 조금은 아쉬웠다.
게다가... 너무 미국의 정치적인 부분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 글을 읽는 내내 조금은 지겨운 생각이 많이 들었다....
아마 2권에는 절대 손을 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학창시절.......
말만 들어도 아련한 추억이 떠오르는 시절인 듯하다..
누구나 한번쯤 거쳤던 내 인생에 꽃이 만발했던 시절....
어른의 모든 것이 신기하고 알고 싶었던 시절....
그 시절이 아마도 그런 시기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하지만 그냥 단순한 청소년기라고 하기엔 너무나 격정적이었던 저자의  평범하지 않는 학창시절 보면 꼭 이렇게 범상치 않은 시절이 있어야만 혼란스러운 청소년기를 보냈다고 할 수 있는가? 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이렇게 격정적이지는 않아도 청소년기라는 질풍노도의 시기는 누구에게나 어려울 수 있는 법인데 말이다.

이 소설은 13세~19세까지 자신의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 소설이다.
13세의 유년기를 지나 14세 본격적인 청소년으로의 한 걸음이 시작된다.
이제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 조금씩 나를 만들어 가는 시기.....박승대 라는 친구를 통해 어른의 세계를 접하고 호기심을 느끼는 시기를 지나 16세 고등학교에 들어서면서 이제 더 이상 어른의 이상만을 쫓는 어린아이가 아니라 어른이 되기 위해서 일탈을 꿈꾼다.
주인공 정수는 적성에 맞지 않는 상고를 그만두고 어른이 되기 위해 대관령에서 본격적인 농사일을 시작한다.
그래서 남들이 벌기 힘든 큰 돈을 벌어들이기도 하고 술집에서 계집질도 하며 스스로가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이제까지 자신이 했던 행동들은 어른노릇이 아니라 어른놀이 였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결국 이러한 일탈은 같은 나이의 다른 아이들이 하지 못하고 있는 무언가를 내가 하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 같은 나이의 다른 아이들이 다하고 있는 어떤 것을 나만 하지 못하고 있다는 후회와 소외감으로 다가온다.

어른이 되면 모든 것이 다 해결 될 것이라 믿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한 순진한 믿음으로 내가 어른이 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시간만 지나면 내 앞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기라도 하는 양 목빠지게 기다린 적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 없다는 것을 알기까지는 참 많은 시간이 걸린 것 같다.
내가 진정한 어른이 되지 않는 한.... 몸만 큰 어린아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그때는 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 시절이 더욱 아쉽고 많은 후회가 남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정수가 다시 19세의 나이로 학교로 돌아가는 것으로 소설은 끝을 맺는다.
그래도 그 혼란스럽기만한 그 시절이 가장 기억이 남는 것은
“ 지금 정수가 한 말이 아름다운 건 정수가 지금 내게 한 말도 아름답지만, 그 말을 하는 정수의 나이가 아름답기 때문인 거야. 아마 스무 살만 지나가도 그 말이 스스로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을지도 몰라.” p229
에서의 말처럼 한 번 지나가면 다시는 되돌아오지 않는 것이기에 청춘의 그 시절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는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