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책을 마지막으로 한비야씨의 책을 모두 읽었다.
어떻게 하다보니 발행일이 최근 것을 먼저 읽고 오히려 오래된 책을 나중에 읽는 꼴이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어느 책을 보더라도 그녀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즐거울 수 있었다.
그녀의 책을 읽다보면 한결같이 나오는 말이 있다.
“나는 너무 늦은 것이 아닐까?”
그녀 또한 남들의 시간표보다 늦은 인생을 살면서 늘 긴장속에서 자신을 괴롭혔을 것이라는 생각이든다.
이러한 시간을 겪은 그녀였기에 오히려 내가 늦다고 생각하지 않는 한 내 삶은 늦지 않은 것이라 당당하게 말할 수 있었으리라.
“가는 길을 포기하지 않는 다면 꼴지도 괜찮은 거야.” -p71
"무슨 일을 시작하지 못하거나 잘할 수 없다는 것이 정말 단순히 나이와 성별 때문일까? 혹시 그 이면에는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나, 말과는 달리 실제로는 노력을 기울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서 엄살을 부리고 핑계를 대는 것은 아닐까.“ -p181
“영감이 끊기고, 영혼이 비난의 눈으로 덮이며
비탄의 얼음에 갇힐 때
20세라도 인간은 늙지만,
머리를 높이 치켜들고 희망의 물결을 붙잡는 한,
80세라도 인간은 청춘으로 남는다.“ -p184
사우엘 울만 <청춘 中>
그녀는 남들보다 6년이나 대학에 늦게 들어가고 10년이나 늦게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런 젊은 날 그녀 또한 “내 삶이 남들보다 너무 뒤처지는 것은 아닐까?” 분명 그녀도 괴로워하고 그렇기에 더욱 시간을 허비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으리라.
하지만 이제는 “도대체 그 나이에 무엇을 할 수 있겠어.... 하던 일이나 계속하는 거지...” 혹은 “그 나이에 짤리지나 않으면 다행이지...”라고 말하는 나이에 그녀는 늘 다른 무엇인가를 시작한다.
“해보지 않고서는 어떻게 알아?” 이 말이 정말 그녀의 삶에 가장 어울리는 말인 듯하다..
“이 나이에...” 망설일 시간에 오히려 그 일을 해보라는 그녀의 말소리가 내 귓가를 맴도는 듯하다...오히려 남들보다 한 발 뒤에서 그녀만의 삶을 찾아가는 그녀의 모습이 정말 인상깊다는 말밖에 달리 떠오르지 않는다.
그리고 우리의 땅의 정겨운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더욱 즐거울 수 있었던 것 같다.
우리가 바라는 자유를 위한 여행이라는 것이 꼭 해외여야만 한다는 편견을 한꺼풀 벗길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그녀만의 눈으로 바라본 우리의 세상이 정말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난 내 나라도 잘 모르면서 늘 다른 나라를 꿈꾸면서 살았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다른 세계의 이웃도 좋지만 내 나라의 이웃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더욱 정겨웠던 이야기였기에 더욱 눈길이 같던 건지도 모르겠다. 다시 새로운 일을 기대하는 나에게, 또는 당신에게 한 번쯤은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