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을 읽을 때만 해도 아프카니스탄이라는 나라에 대한 정보가 거의 전무했다.
‘~스탄‘ 이라는 나라의 일반적인 특징인 소련에서 분리되어 독립된 나라 , 중동국가, 이슬람문화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내가 전혀 알지 못하고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생소한 이슬람문화의 이야기가 왠지 어색하게 느껴졌다.
동쪽 아시아에서 내가 가진 이슬람교에 대한 편견은 과격한 종교로, 9.11테러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여성들의 인권이 유린되고 테러의 중심에는 늘 이슬람교가 있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래서 접할 수 있었던 기회가 여러번 있었음에도 어쩌면 나 스스로가 피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별 기대 없이 집어든 책이었다. 혹은 나와는 다른 삶을 사는 이들의 이야기가 궁금하기도 했지만 전쟁에 관한 이야기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 편이라 그저 심드렁한 기분으로 선택했다.
하지만 <연을 쫓는 아이>는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우리들 누구나 한 번은 생각해 볼만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글에서 주인공 아미르의 삶을 통해서 한 인간이 어떻게 해서 성장하는 지를 보여준다.
아미르는 아프카니스탄의 부유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난다. 아버지인 바바로부터는 언제나 인정받는 아들이기를 바라며 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하는 소년이었다. 어머니는 없었지만 언제나 함께해주는 하인 하산과 즐거운 유년시절을 보낸다. 하지만 1975년 겨울의 연날리기 대회이후 아미르 그의 삶은 계속해서 시험받게 된다.
연날리기 대회에서 1등을 한 아미르는 아버지를 기쁘게 해주기위해서 연날리기에서 마지막으로 줄이 끊어진 연을 하산에게 가지고 와 주길 기대한다.
하산은 주인인 아미르를 위해 기쁜 마음으로 그에 응하지만 악당 아세프에게 저지당한다.
그리고 하산은 연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오지만 아세프에게 성폭행을 당하게 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지켜보던 아미르는 아세프일당에게 두려움을 느끼고 자신의 친구인 하산이 아세프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것을 방관한다.
그리고 그 죄책감에 하산에게 사과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를 자신의 집에서 쫓아 내는 것을 선택한다.
아미르는 자신의 비겁함을 감추기 위해서 계속해서 거짓말을 하게된다.
그는 결국 이 일로 평생을 죄책감을 가지고 삶을 살아가게 된다.
1981년 그는 소련군이 아프카니스탄을 침공한 후 소련군을 피해 아프카니스탄의 떠나 미국에서의 삶을 새롭게 시작하게 된다.
미국에서 그는 더 이상 부자집 도련님이 아니었다. 힘든 하루하루를 그의 아버지 바바와 함게 타국생활을 이어간다.
그 후 그는 아버지 바바를 잃지만, 결혼도 하고, 어느 정도 성공한 작가로 미국에서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그러던 중 아미르의 정신적 지주였던 아버지의 친구인 라힘 칸에게 연락이 온다. 그리고 그로부터 하산이 자신의 이복동생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변하지 않는 하산의 마음과 그의 마지막에 대한 소식을 듣게 된다. 그리고 그의 아들 소랍이 아직 살아서 아프카니스탄의 한 고아원에 있다는 소식을 듣게된다.
아미르는 이전에 그랬듯이 비겁함 뒤에 숨어 있느냐, 아니면 비겁함을 밟고 당당하게 살아갈 것인지 그의 삶은 다시 한 번 시험을 받는다.
하지만 그는 이전의 실수를 뒤풀이 하지 않으려는 듯 아프카니스탄에서 학대 당하고 있는 소랍을 구한다.
그러나 상처받은 소랍은 세상과의 소통을 거부하고 언어상실을 겪는다.
이러한 세상과의 소통을 거부하는 소랍을 세상에 한 발자국 다가서게 만드는 것이 연날리기다.
아미르에게 하산이 했듯이 아미르는 그의 아들 소랍에게 연날리기로 그를 세상과 조금은 가까워 질 수 있게 한다.
힘이 있을 때는 누구나 너그러운 사람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이 약함이 부당함을 감당할 수 있을 때 조차 그 부당함에 맞설 수 있는지는 그 순간이 되지 않고서야 함부로 판단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나의 약함을 핑계로 진실을 외면하는 순간 나의 삶도 비겁함과 죄책감으로 변질된다.
비겁함을 목구멍에 가시처럼 걸고 살 것인지 아니면 목숨을 잃은 위기의 순간을 맞이할 수 있지만, 떳떳한 삶을 살아갈 것인지는 선택하는 자의 몫이다.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 알고 있다.
그러나 세상속에 우리는 떳떳한 삶을 살아가는 있는 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가지게 한다.
나에게 <연을 쫓는 아이>는 아프카니스탄에 아직도 존재하는 인종차별, 역사, 이슬람의 문화보다 왠지 인간의 삶이 먼저 와닿는 이야기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