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욤 뮈소, 대단한 베스트셀러 기록과 경이적인 판배부수.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프랑스의 마에스트로 작가.

 이름조차 뭔가 범상치 않은 작가.

 그래서 그런지, 그에게 무척 끌렸고, 이 책을 친구한테 생일선물이라는 명목으로 뜯어냈다(?).

 받은 날 하루만에 다 읽어버렸는데, 정말 매혹적이었다. 표지부터 평범치가 않다. 일단, 여자의 표정이 뭔가 애틋해 보이기도 하지만 체념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그 뒤에 놓인 시계같은 나침판. 소설또한 흡입력이 있어서 손을 뗄 수가 없이, 그냥 읽혀버린다, 술술술. 내용도 얼핏 보면 가벼워 보이지만, 철학적 심오함이 담겨있다. 이 책에서의 철학은 '운명VS카르마' 이다. 운명은 말 그대로 하늘에서 이미 정해놓은 것이고, 카르마는 죄악-업보 라는 뜻으로 전생 등에서 자기가 했던 일들이 후세에 영향을 미친다는 불교에서의 이론.

 이 책의 주인공 에단 휘태커는, 운명과 카르마를 상징하는 두 사람의 인물을 만나게 되며, 그들을 거슬러 올라가려고 한다.

 1부 도망치기, 2부 맞서 싸우기, 3부 이해하기로 구성되어 있다.

 책의 소재는 익숙한 편이다. '과거로 돌아가기.' 1부에서 겪은 상황을 2,3부에서 그는 풀어나가려고 한다. 2부에서는 운명에게 진다. 하지만 3부에서는 운명에게는 이기지만, 자신은 결국 죽는다. 그러나 결말이 비극적이지는 않다. 오히려 애틋함이 남고 여운이 남는다.

 항상 내가 생각하고 공상해보았던 것이었다.

'무슨 일을 저지르고 후회한 후, 다시 기억을 가진 채 과거로 돌아간다면?'

 수만 번을 생각해보았고 후회했었다. 그러나 되돌아가면, 과연 이번에는 잘 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든다.

 이 책처럼, 내가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럴려면 한가지 해결책이 남는다.

'과거를 후회하지 않도록 현재를 충실히 살자.'

 현대 사회에서 누구나 남을 속이고 속임당해 보았을 것이다. 의식하지 못하는 가운데서도, 우리는 거짓과 편법을 사용하고있다. 당연시 여기는 인터넷 무료 공유파일 다운, 회사자금으로 개인물건 구매, 불법 과외 등등. 하지만, 저자의 서문에 나와있듯이, 이런 속임수를 보고 잘못했다고 하기 보다는, 돈 안들이고 잘했다고 여기는 사회이다. 학부모가 자식을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 집주소를 농어촌으로 이적시키고 특별 전형의 혜택을 받아 좋은 대학에 입학하면, 잘했다며 배우려는 현실이다. 그렇다. 현대 사회는, 법을 속이고 과정보다 결과를 중요시 하는 사회로 변질되어가고 있다. 거짓과 편법이 주위 곳곳에서 일어나고있지만, 잘 의식하지 못한다. 왜냐고? 그것이 일상생활이기 때문이다.

 주요한 거짓과 편법은, '돈'과 '학력'과 대부분 관련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수능 때, 핸드폰으로 부정행위 하려다가 시도하려는 사건, 주가 조작 등등. 이 책, '치팅컬처'는 말 그대로 '속이는 문화'를 속속들이 꼬집어주고 있다. 책에서 드러나는 외국의 사례들은 더욱 심각하다. 주식매니저들이 자신이 혹평하는 주식을 오히려 투자자들에게 매수를 권장하는가 하면, 야구 선수들 사이에서는 스테로이드라는 약물 복용을 서슴치 않는다. 아니, 오히려 일상화 되어있다. 부모들까지 선악의 양심을 묻어두고, 자식들 학력위조에 힘쓴다. SAT(미국의 수능)을 칠 때, 장애가 있으면 시험시간이 연장된다. 이것을 악이용하여 의사와 약사와 결탁하여 학습 장애 판명 진단서를 받아낸다.

 거짓과 편법은 대게 끝이 좋지 않다. 실버먼이라는 사람은, 지나친 과소비로 횡령을 일삼게 된다. 그러다가 꼬리가 밟히게 되고, 극단적으로 자살을 하게된다. 하지만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기사를 조작하여 불명예를 입었던 사람이, 그 경험을 살린 책을 펴내서 몇 억대의 저작권을 얻기도 한다. 거짓말로 외려 이익을 얻는 것이다. 어디다가 장단을 맞추어야 할지, 난감할 따름이다.

 대부분의 거짓과 편법은, 발생 즉시 밝혀지는 것이 아니라 나중에 밝혀지거나 영원히 은폐되기도 한다. 처리 과정이 복잡하기도 하고, 보복을 입을 수도 있고, 뇌물을 받기도 하니 과반수가 같이 공모자가 되어버리기 일수이다. 어떤 대학의 교수는 학생의 리포트가 남의 것을 베낀 것인지 뻔히 알아도 문제를 제기해보았자 돌아오는 것은 주위 동료들의 비웃음뿐이라고 한다.

 사회는 점점 과정보다 결과에 초점을 맞추어 가고 있다. 피츠제럴드의 소설, '위대한 개츠비'에서는 과정을 중요히 여기지 아니하고, 승자인 것에만 주목하는 현실을 엿볼 수 있다. 돈과 명성만 얻으면, 과거의 죄는 묻힌다.

"이는 인생의 2막을 사랑하는 미국에서 흔히 있는 일이다. 돈과 명성이 따라오면 과거의 죄는 편안하게 잊힌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력서를 조작한다. 심지어 타인의 신분을 도용하기도 한다.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불법 거액의 과외를 시키고, A+를 받기위해 혈안이 되어있다. 그렇게 돈을 쏟아 부어 얻은 A+로 미국 명문대를 입학하고 졸업한다. 명문대 졸업장도 못 믿겠다.

 정말, "뺏지 않으면 뺏기는 상황"이다.

 저자 데이비드 캘러헌은, 사회를 비판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고 "속임수를 둘러싼 진실한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속임수 문화와 맞서 싸우기 위해서, 3가지 방안을 제시한다. 첫째, 새로운 사회 계약 마련하기. 둘째, 중요한 전문 직업의 세계를 개혁하고 직장에 새로운 행동규범을 확인하기. 셋째, 미국의 이끌어나갈 새로운 세대의 윤리 강화.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그가 강조하는 것은, 결국 속임수를 줄이려먼 '다들 그렇게 한다'는 인식을 바꾸는 작업부터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미국의 몇몇 경영대에서는 학생들에게 '두려움을 이용한 교정'을 시행하고 있다고 한다. 기업 범죄의 결과를 똑똑히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한다. 교도소를 방문하고, 복역인들의 강연을 들음으로써 자신은 그러지 않겠다고 하는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속임수는 불과 미국의 문제만이 아니다. 우리나라에 또한 활개중이다. 미국에서는 이 책이 출간된 후의 반향이 컸다고 한다. 여러 소송이 제기되어 몇몇 재판은 승소했고, 학력 위조 등의 교육 문제에 관해서 여러 차례 다큐가 방송되는 등 긍정적 방향으로 이글어졌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안일하게 있을 것이 아니라, 속임수 문화를 시사화하고 경각심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심각한 범죄에 방어해야한다.

 아마 제일 처음 배운 한자는 내 이름이 아닐까 싶다. 뭐 이렇게 복잡한 글자가 내 이름이냐, 싶으면서도 그 묘한 글씨체에 끌렸던 것 같다. 신문에 꼭 빠지지 않는 절도있게 멋들여진 글씨체. 서예가들이 꼭 써보는 글씨체. 그러다가 한자를 제대로 배운 것은 초등학교 3학년 때일 것이다. 엄마의 손에 이끌려 한자를 배우러 가정집에 갔다. 그 때 처음 배운 것은 사자소학이었다. 어린 맘에, 한자를 알면 어른들이 칭찬을 해주고 대견스럽게 여긴다는 것을 알고는 더욱 열심히 했던 것 같다. 사자소학, 명심보감, 소학, 대학, 논어 순으로 배웠는데, 솔직히 그 때는 진정한 뜻을 잘 이해하지도 못한 채 달달 외우지 않았나 싶다.

 이상하게, 한자를 싫어하는 많은 아이들 가운데서 나는 한자를 무척이나 좋아했었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고. 5학년 때, 4급을 높은 점수로 획득하고 나서는 여러모로 뿌듯하게 느꼈었다. 친구들은 한자박사라며 모를 때마다 나를 불렀고, 어른들께서도 어린 나이에 잘했다면서 칭찬해주시고. 그런 한자를 중학생이 되면서, 나는 그만두었다. 하지만 한자에 대한 열정은 계속 있었지만, 혼자하기란 쉽지 않았다.

 내가 예전에 썼던 문제집은 신지원에서 나온 문제집이었다. 신지원에는 한국어문회에서 주관하는 한자시험의 유형과 같이 모의고사형식으로 문제만 있다. 자습서 형식의 두꺼운 교재도 있었지만, 교재의 두께로 보아 큰맘잡고 끝내기 힘들 뿐더러, 거기에는 예상문제가 없었다. 예전 학원에서는 한 회씩을 풀면 선생님이 틀린 것을 지적해주었지만, 내가 스스로 하려니 매 모르는 한자마다 옥편으로 찾아야 하고,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다. 그래서 어느새 한자를 독학하지 않고 학교에서 한자로만 만족하고 있는 내가 되어있었다.

 중학생이 되면 한자가 내신과목으로 들어간다. 그래서 매번 한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방학 때마다 '3급 공부해야지, 해야지' 하면서도 작심삼일이 되기 일쑤였다. 하루 분량을 어느정도 잡아야할지 막막하기도 했고, 마땅한 기본서가 없기도 하였다. 또한 고등학생이 되면 언어영역등의 문제에서 고사성어는 필수적으로 몇 개 출제되고, 모르는 어휘들도 한자를 알면 쉽게 이해가 된다는 것을 알았다. 한자는 절절이 일상생활과 관련되어있고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이번에 이 책, 예지각에서 나온 3급책을 받아보았다. 솔직히 무척 마음에 들었다. 일단, 학습편과 평가편으로 분권되어 나누어져 있다. 학습과 문제가 확실히 나누어져 있는 것이 좋았다. 그리고 학습서, 즉 기본서의 내용또한 깔끔하게 마음에 들었다. 배정한자, 동의어, 약자, 고사성어 등 체계적으로 나누어져 있고 보기 좋게 되어있었다. 인쇄상태또한 양호하다. 이 학습편을 완벽히 하고, 시험 치기 전에 평가편으로 테스트를 해본다면 참으로 좋을 것이라고 느꼈다.

 한자는 우리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있는 꼭 필요한 언어이다. 우리 나라 언어의 대부분이 한자어로 이루어져있다. 이런 한자를 익히면서 급수시험까지 칠 것이라면,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