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요시모토 바나나라는 작가를 기억하게 된 것은 서점에서 '아르헨티나 할머니'라는 책 표지를 본후였다. 책 표지의 할머니는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건지, 그 표정이 나를 매혹시켰다. 그로 인해 그녀의 작품세계가 궁금하게 되었고, 그녀의 이름은 나의 머리속에 각인되었다. 그리고 도서실에서 거닐다가 읽게 된 책이 '티티새'이다.    티티새는, 마리아라는 여자아이가 자신의 친구인 츠구미에 대해 얘기해준다.  츠구미는 선천적으로 몸이 약해 어릴 적부터 오냐오냐 키웠더니 괴팍한 성격을 지닌 말괄량이가 되었다. 하지만 츠구미는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아이이며, 남을 유혹적으로 자석처럼 끌어당기는 힘을 가진 아이다. 강한척을 하지만 내면은 여려서 보듬어 주고 싶으며, 내뱉는 거친 말과 속마음은 달라서 더 정이 가는 아이이다. 사고방식 또한 남과 달리 독특하며 이해하기 힘들지만, 수긍이 가는 묘한 매력을 가졌다. 또한 그녀의 속은 도대체 꿍꿍이를 짐작하기 힘들다. 얼굴도 미인이고 약한 몸때문에 몸도 가늘고, 내숭에도 뛰어나서 인기도 많은 아이다.   츠구미라는 아이는 정말 흥미로운 아이라서, 그 이야기에 흠뻑 빠져서, 책을 펼친 그 날에 다 읽지 않을 수가 없도록 날 매혹시켰다. 그녀는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은 것처럼 보이고, 훨훨 날아갈 것만 같아서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마음도 들게 하였다.  쉽게 아프다 보니, 죽음에 대해 두려움 없이 냉소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츠구미는, 섬뜩하기 보다는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다.    이런 매력덩어리 츠구미와 도쿄에 대학에 다니다가 방학때 놀러온 마리아와, 호텔 건설로 이 지역에 오게된 쿄이치와, 요코언니 등이 여름방학동안 있었던 여러 일들이 소개된다. 마리아와 츠구미와의 아름다운 우정과, 츠구미와 쿄이치와의 연애.. 등.    츠구미(つぐみ ; TUGUMI). 개똥지빠귀. 또는 백설조(百舌鳥).  그녀의 자세와 사고방식, 태도는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티티새, 개똥지빠귀, 츠구미

 힐러리라는 여성이 엄청나게 부각되고, 갑작스레 힐러리에 관한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힐러리의 삶>, <여자라면 힐러리처럼> 등등. 그 중 이지성님의 <여자라면 힐러리처럼>을 읽은 후, 힐러리 클린턴이란 도도새의 날개를 펼친 당당하고 우아한 여성은 나의 우상이었다. 그래서 뉴스에서 계속되는 민주당 후보, 힐러리와 오바마의 대결에서 나는 힐러리가 이길 것이라고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민주당 대선후보로 오바마가 힐러리를 제쳤다. 또한 대선에서 존 매케인을 누르고 미국 최초로 흑인 대통령이 된, 버락 후세인 오바마.
 
 나는 곧 그에 대하여 알아보기 시작하였다. 그토록 대단한 인물이 나의 모든 관심을 사로잡았으므로. 그리고 알게 된 그의 가정환경은, 다문화가정환경의 대표적 표본이었고, 그의 삶은 순탄대로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러다가 EBS에서 방영한 오바마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다. 거기서 오바마를 유명하게 만들어준, 2004년 민주당에서 기조연설을 한 연설문을 듣고 깜짝 놀랬고, 감동받았다.

 ".....민주당의 미국과 공화당의 미국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하나의 미합중국이 있을 뿐이라고 말입니다. 흑인의 미국, 백인의 미국, 라틴계 미국, 아시아계 미국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하나의 미합중국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

 미국은 이라크 전쟁 등으로 나라가 분열되고 어지러운 시기였다. 그런 시기에, '평화'와 '화합'을 주장하며 긍정적 모티브를 내세운 오바마의 명연설. 그의 말투와 태도는 확신에 차있었으며, 그의 말은 단순하지만 깊은 뜻을 내포하고 있었다. 나는 그에게 반해버렸다.
 
 그래서 오바마의 다른 연설문들을 찾아 보기 위하여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영어공부도 하고 싶었는데, 이 책은 페이지가 영/한 으로 되어있어서 바로 해석을 하고 읽을 수 있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해석해놓은 몇몇 구절을 보면 조금 부족한 곳들이 있다. 아예 해석을 안 하고 뛰어넘어간 문장도 있길래 당황했다.
 여기선 총 8개의 연설을 다루고 있다. 그를 유명히 만든 2004년의 기조연설(담대한 희망), 2008년 대통령 당선연설(우리는 할 수 있다), 민주당 후보지명 수락연설(미국의 약속), 민주당 대선 입후보연설(변화의 정치), 샌안토니오에서의 예비선거연설(예비선거에서의 격전상황), 케냐 나이로비 대학연설(정직한 정부, 희망찬 미래), 미국회복운동 컨퍼런스 연설(우리에게 주어진 시간), 미국신문협회 연설(다가오는 재앙). 

 그의 연설은, 긍정적인 것을 강조하고 부정적 사고를 떨쳐버린다. 희망을 주고, 평화로울 수 있다는 확신이 담긴 그의 연설은 자신감을 불러 일으킨다. 그런 그가 대통령이 된 것은 자명한 사실일지도 모르겠다.
 그의 연설은 반복구조로 이루어진 것이 많다. 예를 들어, '~의 미국이 아닌, ~의 미국이 아니라, 단지 ~의 미국입니다.' 이런 식으로, 강조하기 위하여 같은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자신의 경험을 얘기한다. 선거유세중에 만난 사람의 이야기, 자신의 이야기.. 등등. 아마 바로 접할 수 있는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가 더욱 미국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닐까.
 또한 그는 지극히 가정적인 아버지이다. 딸, 샤샤와 말리샤에 대한 그의 사랑을 보면 정치가로서가 아닌, 자상한 아버지로서의 오바마또한 멋지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버락 후세인 오바마. 앞으로 그가 어떤 정치를 펼치고 위기를 타개해나갈지 기대된다.

 이 책은 실화를 바탕으로 살을 붙여 지은 픽션이다. 서울의 자영골목시장이 그 배경이라는데, 이 책을 읽고 서울가면 꼭 한번 가보고 싶다. 그들이 태양빛이 비치는 활기찬 태양골목시장으로 변화를 하게된 것은, 모든 시장 사람들의 피와 땀, 눈물, 그리고 노력이 이루어낸 훌륭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 나오는 시장은 그냥 그런 시장이었다. 특별한 점도 없고, 어제가 오늘같고 오늘이 내일같은, 변화없이 단조로운 시장. 시장을 방문하는 사람들도 뭔가 특별한 이유로 시장을 방문하기 보단, 그냥 가까워서, 등의 이유로 방문하는 단골들이다. 하지만 갑자기 닥친 외환위기로 시장은 흔들리게 된다.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지면서, 이익은 없고 빚만 늘어나는 몇몇 시장사람들은 점포정리를 하고 나간다. 그에, 이 시장에서 그릇가게를 하는 황국장도 고민을 하게된다. 그러던 중, 정부에서 하는 시장교육에서 알게 되어 계속 인연을 맺은 김 연구원이라는 사람이 그에게 열쇠를 제공한다. 그가 내놓은 위기를 벗어나는 6가지의 열쇠는 이러하다.
 첫째, 변화는 생존전략이 아니라 생존 자체다. 단조로운 시장을 바꾸기 위해선 변화가 필요했다. 그래서 시도한 것이 바닥에 노란 선 두 줄을 긋고, 시장에 지붕을 얹는 아케이도 공사였다. 시장에 두 줄을 그은 사소한 일이, 시장의 이미지를 변화시켰다. 통로가 확보됨으로 청결한 시장의 이미지로 변한 것이다.
 둘째, 한 사람만 나서도 조직은 살아난다. 여기서 한 사람은 바로 황국장이었다. 정부 지원금으로 시설현대화를 진행할 때 필요한 일부 시장사람들의 돈을 그가 추진하여 받아낸다.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 이번이 기회다, 라는 생각으로 그는 시장사람들을 함께 밀고나간다.
 셋째, 조직을 말아먹는 두 가지 함정에서 벗어나라. 여기서 두 가지 함정은 모두 비슷하게 생각할 때에는 아무도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는 윌터 리프만의 말과 방관자 효과이다. 황국장은 지붕건설을 할 때 정확한 정보를 이해함으로써 부실공사를 막았다. 또한 그는 시장사람들이 자신들의 일에 방관자가 되지 않고 같이 참여하게한다.
 넷째, 보이지 않는 제 3의 힘을 찾아라. 다시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든 시장은, 시범시장에 도전하기로 한다. 하지만 저번에 같은 구의 다른 시장이 뽑혔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참여권이 없었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제 3의 힘, 손님들의 힘을 빌린다. 손님들이 써준 추천서 몇백장을 첨부함으로써 그들은 시범시장이 된다.
 다섯째, 작은 성공의 경험들을 소중하게 여겨라. 황국장은 그릇가게를 결국 접지만, 자신이 그동안 상인으로써 일한 20년이 넘는 경력에서 얻은 경험들을 이용하여 다시 시장에서 다른 업종으로 재기한다.
 여섯째, 배워야 사는 게 아니라 살려고 배우는 것이다. 시장이 활성화되는데, 주위에 큰 할인마트가 들어서는 위기를 맞게된다. 하지만 시장사람들은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기보다는, 그들에게서 배우기로 한다. 그래서 그 마트에 자주 가서 문제점들을 발견하고, 가격들을 알고, 편한 점을 알아와서 그들에게 적용시킨다. 그래서 옆에 큰 대형할인마트가 있어도 시장은 살아남는다.

 책을 읽으며 감탄하였다. 죽어가던 시장이 더욱 활기를 띠고, 개선함으로써 살아나다니. 대형할인마트라는 괴물같은 위기를 맞아도 일어서다니. 시련이 닥쳐오면 일단 걱정부터하고 초조해하던 나 자신이 떠올라 부끄러웠고 반성하게 되었다. 달라진 시장의 모습을 보며, 나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의 모습을 배우며 나도 주저하지 않고 일어서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