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란 이름은 예전에 책을 검색하던 중 상당히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부터였다. 그의 책이 세 권 정도는 집에 있었지만 최근에야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것은 원래 겁이 많아 미스터리 부분은 책 읽기에서 늘 제외시켰는데 [용의자 X의 헌신]이란 영화를 보고 그리 징그럽지도 무자비하지도 않고 심리적인 부분, 인간애를 다룬 부분이 인상적이라 이 작가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최근에 나온 책 가가형사 시리즈 네 가지 중에서도 책을 다 읽고도 범인을 알 수 없다는 문구가 인상적이었다.

 

물론 이렇게 끝이 나버리면 독자에게 맡겨버리면 궁금하고 답답하기 마련인데 왜 이 책이 그렇게 끌렸는지 모르겠다. 미스터리 분야는 초보독자이면서 어찌 이렇게 어려운 상황을 선택했는지. 히가시노 게이고는 독자의 심리를 잘 파악해서 더욱 더 이야기 거리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해서 나 역시도 가가형사에게 매력을 느껴 나머지 가가 형사 시리즈를 모두 읽고 싶으니 말이다.

 

알면 알수록 나쁜 남자인 신랑. 내가 곁에 있었어도 그의 그런 행동 하나 하나에 화가 나서 나 같아도 미워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캐릭터다. 그의 아내가 될 사람으로 평범했던 직장인이자 시인인 미와코와 결혼하기로 한 날. 그는 죽게 된다. 여기서 그의 매니저는 돈과 엮여 그의 무자비한 뒤처리를 하고 다녔고 그가 조금 마음을 둔 여자가 호다카 때문에 자살을 했다. 거기에 미와코를 시인으로 만들어준 편집자 역시 호다카와 사귄적이 있었다. 거기에 친오빠이자 미와코를 좋아하는 오빠는 결혼이라는 것 자체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이 세 사람 모두 늘 그를 죽이고 싶어 했다.

 

한 여자의 자살로, 그리고 결혼식 당일 날 호다카의 죽음. 그 흐름은 참으로 매끄럽고 술술 읽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등장인물들의 독특함 보다는 이 책의 매력은 사건이 일어난 후 그것을 풀어나가는 가가형식의 방식에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날카롭게 툭툭 뱉어내고 정곡을 찌르면서 하나씩 밝혀지기 시작하는데, ‘저 사람도 범인 같고 이 사람도 범인 같은데 도대체 누구지?’ 이런 감정을 끝까지 유지하게 해준다. 오히려 더 많은 상상을 하게 하고 그래서 책을 읽고도 단서를 찾으려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도 우리나라 책이었다면 그래서 범인이 누구냐고! 혹시 전화하지 않았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혹시 세 명의 용의자 이외에 다른 한 사람이었던 그녀를 아주 조심히 생뚱맞게 범인이 아니었는지 생각해 본다. 아주 내가 반전을 만들어내고 있지만 뭐 이런 상상을 해봤다. 뒤에 봉인까지 한 부분을 읽어봤지만 전혀 답을 알 수 없어 답답하다. 도대체 범인은 누구냐!!

 

2009.07.botongsaram

 

혼자 있을 땐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 함께 할 누군가를 찾아 헤매고, 함께 있을 땐 관계 속에서 나 자신이 실종되어버릴 것만 같은 불안함 때문에 혼자가 되기를 꿈꾼다.-p123

 

올해는 휴가를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물론 여름이란 날씨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여행을 떠나기에 더운 건 더더욱 싫지만 이맘때면 엉덩이가 들썩이는 현상은 어쩔 수 없다. 그럴 때는 대리만족을 하듯 여행 책들을 읽는 게 많은 도움이 된다. 두 권을 골랐는데 한 권은 내가 전에 다른 나라에서 겪었던 느긋함과 시간에 대한 책이었다면 이 책은 내가 할 수 있을까 의심부터 생기는 걷기 여행이다.

 

많이 들어봤지만 산티아고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었다. 일자로 쭉 뻗은 길, 파울로 코엘료 등 순례자들이 그 길을 걸으면서 많은 깨달음을 얻은 곳이라 한다. 걷기와 순례자. 나와는 도무지 연결고리가 없는 단어지만 그곳에서 얻는 깨달음과 성찰이라는 단어가 이상하게 편안하게 느껴졌다. 나 역시도 늘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다.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모든 것에 대한 확신보다는 오히려 삶에 대한 물음표가 더 많아져 때론 모두 다 포기하고 싶어질 때도 있다. 저자 역시도 혼자걷기를 통해 자신을 좀 더 알아가는 시간을 갖고 무언가 떨쳐버리고 싶어 하는 듯했다.

 

길이 일자 스타일이다 보니 걷다가 우연히 마주친 사람을 다시 보게 되고 조금씩 서로에 대해 알게 되고 낯선 사람들과의 대화를 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마음에 응어리진 어떤 부분들을 털어놓게 되는 모습에서 걸으면서 느끼는 것 이상의 것들을 비우고 다시 채우고 온 것이 아닌가 싶었다. 사실 저자가 덜컥 동생을 잃은 슬픔을 이야기할 때 독자입장에서 당황스러웠다. 책을 읽다보면 굉장히 활달하고 적극적인 사람은 아니구나 싶었는데 그런 무거운 마음을 담고 왔으니 걸으면서 얼마나 많은 생각이 교차했을까 싶었다.

 

처음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한 자신의 인색함에 대해서 후회하는 모습이 마치 내 성격 같아 공감했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받은 따뜻한 마음을 나중에 다른 사람이 도움이 필요할 때 손을 내미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달라진 부분을 느꼈다. 좀 더 적극적으로 변했다고 할까? 길가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도 재밌게 읽었다. 저런 사정을 걸으면서 자기 자신의 내면과 싸우는 사람들. 혼자이기를 두려워하는 내 모습과도 너무도 닮아 그들이 아마 그 길 마지막쯤에서는 많이 단단해진 자신을 얻어가지 않을까 싶었다. 특히 아내와의 이혼을 힘들어한 수다쟁이 마틴이 좀 엉뚱하고 익살스러운 면이 있어 그런지 미워할 수 없는 사람 같았다.

 

이 책은 자기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 마음을 산티아고를 걸으면서 비워내는 하나의 과정이 아닐까 싶었다. 혼자 걸으며 자기 자신의 외로움과 정면으로 싸워야 하고 또 걸어야 하는 과정에서 인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달콤한 여행이 아니라 보고 즐기기만 하는 여행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그런 하나의 흐름과 같은 여행이었다.

 

남동생의 죽음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살아온 방식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라는 질문을 내게 던졌다. 한 번이라도 온전하게 사랑한 적은 있었는가. 늘 남의 눈을 의식하며 세상이 정해놓은 기준에 도달하기 위해 아등바등하면서 살아왔던 것은 아닌가. 어린 시절부터 내면화된, 성공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떨쳐내지 못하고 내 기준, 내 소장, 내 길을 발견하려는 노력조차 게을리 했던 것은 아닌가…….그 질문에 내 삶으로 대답해야만 했다.―p170

 

2009.07.botongsaram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의 저자 스펜서 존슨의 부모 자녀교육서

스펜서 존슨의 부모...

 

작은 양장본의 세련된 일러스트와

 전작처럼 단순하면서도 마음에 각인되는 구절들을

많이 담고 있는 이 책은 간만에 좋은 부모 자녀교육서를 만났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책입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부모에게 필요한 1분 자녀 교육>을 말하고 있는데

그 기술은 1분 목표, 1분 칭찬, 1분 훈계입니다.

1분이라는 짧은 시간을 통해 부모와 자녀가 서로 교감하면서

<현명한 부모와 행복한 아이>와의 관계를 만들어 준다는 것은 아주 매력적인 일입니다.

 

헬렌이라는 주인공이 현명한 부모를 찾던 중 특별한 엄마와 그 자녀 셋을 통해

이 비법을 알게되는 이야기가 더욱 생동감있고 자연스러운 이야기의 흐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어서 특별한 엄마인 1분 엄마와의 재회에서 그 비법이 힘을 가질 수 있는 여러 가지

근본적인 자녀 교육에 대한 훌륭한 마인드들을 대화형식으로 알려주어서

읽는 이로 하여금 1분 엄마에게 현명한 부모가 되는 방법을 배우게 하는 느낌이 듭니다.

 

이 책을 통해 ' 현명한 엄마는 무엇인가?'

'어떻게 해야 나도 즐겁고 아이들도 즐거운 육아환경을 만들 수 있을까?'하는

오래된 나의 육아 스트레스에 신선하고 즐거운 전환점을 마련해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예쁘고 작은 스펜서 존슨의 책 한 권이

'부모'라는 무거운 이름을 가진 나에게

1분 엄마라는 행복한 제안을 해 준 것이 그저 기쁘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책 속 곳곳에 요약된 정성어린 문구들이

어렵고 무거운 내 스트레스에 힘을 보태어 주는 활력소들이 되어서

내 생활에 더욱 힘을 줍니다.

 

"현명한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완벽한 교육법을 알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맞다고

느끼는 것을 시작해나가야 한다."

이 말 처럼 나도 새롭게 시작하고 싶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