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 & 컴퍼니.
내가 알고 있는 이곳은 그런 곳이다.

1.
영화 비포 선셋에서 줄리 델피와 에단 호크가 다시 만나는 장소.
거기서 소설가가 된 에단 호크는 파리의 작은 서점에서 낭송회를 하게 된다.
그리고 그걸 알고 보러 온 줄리 델피와 다시 재회를 한다.

2.
주변에 파리로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에게서 들은 이야기다.
너무나도 불친절해서 두번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곳이라고 한다.
가끔은 도대체 그 집 사장은 직원 교육을 어찌 시키는 거냐는 말들도 한다.

3.
여행을 계획할때는 가보려고 생각했으만 
내가 파리에 갈때는 다른 것들이 밀려서 머리속에 떠올리지도 않고 돌아왔다.
그리고 집에 와선 왜 거길 안가봤을까를 생각하게 만든다.

내게 셰익스피어 & 컴퍼니는 이런 곳이다.

그냥 고서점이라고만 생각했던 이곳은 내가 알고 있는 그런 일반적인 서점이 아니었다.
문학을 사랑하고 예술을 사랑하는 주인에 의해
체계적이지는 않지만 그 나름의 질서를 유지해가며 자신들의 유토피아를 만들어간다.
남들의 눈에는 그게 어떻게 보이던지 간에.

공산주의자이자 무정부주의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조지의 이야기들을 듣다보니
예전에 읽었던 게으름에 대한 찬양이라는 글이 문득 떠오르기도 한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나니 
왜 그 서점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친절하지 않은지도 알겠더라는.

다시 파리를 여행할 일이 생긴다면 그때는 꼭 들려보고 싶다.
물론 그래봐야 책에 나오는 30초간 머물다 가는 배낭여행객이 될테지만.^^

100% 실제 이야기를 적은 글이겠지만
마치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곳에 대한 소설을 읽고 난 느낌이다.

일본에는 서점대상이라는 상이 있다고 한다.
서점에서 일하는 직원들에게서 뽑는 책이었던가 그랬던걸로 기억이 난다.
이미 읽었던 책들 중에서도 그 상을 수상한 책들
(밤의 피크닉, 박사가 사랑한 수식, 도쿄타워,,)이 제법 있었던지라
수상작이라는 말만 믿고 주문했던 책.

사실은 조금 실망이다.
다른 수상작들에 비해 그렇게나 대단한 작품은 아닌듯한 느낌이다.
모자라는 작품이 아니라 나랑은 맞지 않는 작품이었던거겠지만.

이런 구성의 책들이 유행인것같다.
말하는 화자가 이리저리 바뀌고
시간의 순서가 뒤죽박죽 되는 구성.
(책에는 퍼즐식 구성이란 말을 쓰긴 한다.)
예전에도 이런 종류의 책들을 몇번 본적 있는것 같다.
이 사람이 말하는 이 상황에 대해서, 저 사람이 말하는 저 상황에 대해서.
화자와 시간이 뒤죽박죽이긴 하지만 읽는게 대단히 복잡한 수준은 아니다.

한 남자가 있다.
센다이에서 대학까지 졸업하고 나서 택배회사에 취직한 남자.
별볼일 없는것마저 평범한 한 사람에게
자꾸만 이상한 일들이 생겨난다.
그러다 총리 암살범으로 쫓기게도 된다.

너무나도 배후를 파헤쳐놓는 소설과 영화, 드라마들에 익숙해져서 인지
배후가 누구인지조차 왜 애초에 그 사람이 희생양이 되었어야만 했었는지 조차
알려주지 않는 소설인지라 뭔가 크게 벌려만 놓고는 얼버무려버린듯한 느낌이다.

이 작가의 소설 중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락커는 영화로도 본적 있는듯하다.
보다가 그냥 돌려버렸던 영화. 나랑은 맞지 않는 작가의 이야기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