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사장은 이런 흔해 빠진 사진 쪼가리보다 뭔가 더 확실한 정보가 듣고 싶었다. 자신이 만족할 만한 결정적인 정보 같은 것 말이다.
“벌써 강민혁과 붙어 지낸 지 석 달이나 됩니다. 이건 아주 보기 드문 일 아닙니까?”
그렇게 말하고 있는 부하의 얼굴이 희미하게 빛이 나기 시작했다. 그만큼 이번 정보는 수고한 보람이 있을 정도로 자신이 있었다.
“석 달이라…….”
최 사장은 부하의 말에 희미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방금 들은 그 정보를 곱씹어 보고 있는 중이었다.
그랬단 말이지? 그놈도 별수 없군. 옷 갈아입듯이 갈아 치우던 게 여자더니. 석 달이라……. 으흐흐흐, 빙고. 드디어 잡았어. 으하하하. 그놈의 약점을 드디어 찾아냈어. 쥐새끼처럼 잘도 빠져나간다 했더니. 이젠 넌 끝이야. 으흐흐흐.
최 사장은 얇은 입술만 실룩거리며 간신히 만족스러운 웃음을 참아내고는 두툼한 봉투 하나를 그들의 발치에다 툭 던져주었다. 마치 개에게 먹이를 던져주듯이 그렇게 툭. 밥값을 해야 먹이도 얻어먹을 수 있다는 암시를 부하들에게 풀풀 날리며 그는 아주 선심을 베풀듯이 그렇게 던져주었다.
이런 행동은 그의 버릇 중 하나였다. 남자들에게 돈을 줄 때는 일부러 그들의 발밑에 던져놓고 그것을 주우려고 자신 앞에서 몸을 숙이는 남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은근히 희열과 우월감을 느끼며 좋아했다. 자신이 이들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을 이것만큼 확실히 느낄 수 있는 일도 없었다.
밑의 놈들이 굽실거리듯이 머리를 숙여 자신이 적선이라도 하듯 던져준 그 돈을 집어 드는 동작은 매번 최 사장으로 하여금 온몸에 엔도르핀이 도는 듯 마구 솟구치는 자신 안의 힘을 만끽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여자들에게는 그들의 알몸 위로 돈을 뿌리고는 그 돈을 한 장, 한 장 새빨간 손톱을 한 가느다란 손으로 집어 드는 모습을 보면 또 한 번의 엑스터시를 맛볼 수 있어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가 늘 하는 버릇 중의 하나가 바로 이것이었다.
“그 다음은 말 안 해도 다 알겠지? 빨리 끌고 와.”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재빨리 밖으로 사라지는 사내들을 지켜보는 최 사장은 실로 오래간만에 흡족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으흐흐흐, 드디어 때가 왔어. 그놈이 내 앞에서 무릎 꿇게 될 날이. 얼마나 기다렸던가. 으흐흐흐. 양념으로 미끈미끈한 그 여자도 보고. 이런 기막힌 행운이 다 있다니. 보기만큼 정말 그런지 어디 한번 맛이나 볼까? 석 달이라……. 으흐흐흐, 석 달이면 남들 10년하고 맞먹을 거다, 그놈에게는. 지 여자에게 내가 손댄 줄 알면 미치고 환장해서 돌아버리겠지? 내 말을 진작 안 들은 대가다, 이놈아. 이 재수 없는, 돌덩이같이 차가운 강민혁. 네 차가운 표정도 이젠 끝이야, 끝. 네가 무너지는 모습을 꼭 내 눈으로 보고 말 테니까. 으히히히.
최 사장은 자신의 얇은 입술 사이로 자꾸 스멀스멀 새어 나오는 미소를 더 이상 주체할 수가 없었다.
(/ 본문중에서)

1편부터 보지는 못했지만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습니다.

제일 먼저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하나씩 이어가는 이야기의 구성이 너무 재미났습니다.

각 각 등장하는 인물들을 새로 만들어 내는 것이 쉬운일은 아닌 것 같았는데,,

파랑님이 여러모로 힘드셨을꺼 같아요...

또,, 이 이야기를 읽을수록,, (물론, 저만의 생각입니다^^;;)

유시진의 '마니'라는 만화책이 생각났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해서 애장판을 사서 두고두고 보는 만화책인데요~

어떤 점이 콕 찝어 비슷하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전체적인 분위기가 왠지 비슷... 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가장,, 이 글이 매력적이었던 건 역시 글을 이끌어가는 주인공들인

마희와 용왕이라는 캐릭터였습니다...

(처음부터 보지는 못했지만,,,,)

자유분방하면서도, 똑똑하고, 자신의 생각을 밀어붙일 줄 알고,,

가끔씩은 너무도 귀여운 마희,,,

그런 마희에게 끌려 다니지만,, 카리스마 있는 용왕,,,

늘 만화책이나 소설책에 나오는 그런 전형적인 주인공 같으면서도

어리숙하거나 너무 착하기 않고 실속은 다 챙기는,,,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주인공들,,, 매력 만점이었습니다.

다만,,, 끝 부분이 조금 서둘르게 끝난 것 같은 아쉬움이 있었지만,,,

이래저래 지루한 방학,, 오랫동안 기억남을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보아서,,

뿌듯합니다,,, ^^

처음 써봐서 많이 미숙하지만,,,

'예비마녀' 너무 신나게 읽어서 한 번 용기있게 올려보았습니다. ...............................................

클럽 ‘유메’ 사장 강민혁. 너무나 멀게만 느껴지는 하얀 여자 한나영. 호시탐탐 강민혁을 노리는 ‘봉’클럽 파 최종식.
민혁은 과연 나영에게 어떻게 다가갈 것인가! 지금까지 만났던 여자들과는 너무 다른 그녀였기에, 자신이 기다려 온 여인이었기에. 그는 그녀를 놓칠 수가 없었다. 아니, 놓아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 사실을 ‘봉’클럽 파가 아는 건 시간문제.
“왜……왜들 이래요?”
약하디 약하게 들리는 나영의 물음에 누군가 코웃음을 치는 듯하더니 순식간에 누군가의 등에 그녀의 몸이 얹혀졌다.
“악! 이거…… 놔요. 이거 놔!”
나영은 여기서 빠져나가야 한다는 생각에 온몸을 버둥거렸다. 손이며 발이며 사용할 수 있는 건 모두 다 사용했다. 너무나 무서웠다. 끌려가면 죽을 것만 같았다.
“사람 살려요! 사람…… 살려요!”
있는 힘껏 소리를 지르며 몸부림을 쳤건만 이 끔찍한 사내는 그녀의 공격이 마치 가소롭다는 듯 아무렇지 않게 계속해서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평소에도 인적이 드문 곳이라 그녀의 비명을 듣고 와줄 사람은 없었다. 아니, 들었더라도 선뜻 나서 줄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나영은 계속해서 소리를 지르며, 아니, 이젠 악을 악을 쓰며 죽어라 반항했다. 순간 딱딱한 바닥 같은 곳으로 내동댕이쳐지자 어딘가에 머리가 세게 부딪쳤는지 마치 두 쪽이라도 날 것처럼 밀려오는 아픔에 그녀는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다.
정신을 잃으면 안 돼. 그러면…… 난 죽어. 정신차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