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맛은 마침내 학교에 다니게 되었다. 모두 외계인 선생님 덕분이었다. 개학하기 이틀전. 선생님은 달맛네 집으로 찾아가 달맛 부모님을 설득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의무교육이라서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으면 보호자가 법에 따라 처벌을 받은다는 것만으로도 어렵지 않게 설득할수 있었다. 그 결과, 나만 더 성가시게 생겼다. 이제는 아침마다 달맛을 데리고 학교에 다녀야 할 모양이었다. 첫날은 달맛의엄마가 달맛을 데리고 학교를 찾아왔다. 달맛은 중앙 현관 옆에 있는 희망반에 들어갔다. 특수학급인 희망반은 달맛과 비슷한 수준의 아이들 열두명이 수업을 받는반이었다. 달맛은 첫날부터 말썽을 부렸다. 빨간 크레파스를 가지고 교실 벽과 복도 벽에 수십개의 동그라미를 그려 놓아 선생님을 화나게 한것이다. 학교 종소리는 달맛에게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했다. 달맛은 쉬는 시간. 공부시간을 구분하지 못했다. 게다가 제 마음대로 아무 교실이나 불쑥 불쑥 들어갔다. 교장실, 교무실, 도서실, 컴퓨터실,, 어떤 곳이든 마음대로 들락거렸다. 나는 결국 이튿날부터 달맛을 데리고 집을 나서게 되었다. 그것은 피할수 없는 운명이었다. 나는 보글 보글 끓어오르는 감정을 억누른 채. 녀석을 끌다시피 하며 학교로 갔다. 가까스로 학교에 도착해서 달맛을 희망반에 데려다 주었더니 녀석은 자꾸 나를 따라왔다. 미칠지경이었다. 급기야는 어기적거리며 걷다가 우리 교실 앞 복도 한가운데에 놓인 화분을 깨뜨리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