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뚝불의 눈빛이 다시 한번 더 차갑게 빛났고 연설은 끝났다. 하지만 오 분도 채 되지 않는 이 연설은 간밤에도 몇 번씩 이나 되풀이해서 방송되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아침까지도 투명 화면을 통해 또다시 몇 번이고 몇번이고 재방송되었다. 방주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이 연설을 달달 외울 정도가 되었다. 사람들 대부분은 자신들의 등급이 어떻게 결정되지 몰라 불안하기만 했다. 하지만 딱리코와 뜨는입처럼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들보다 좀 더 놓은 등급을 받아서 편하고 풍족하게 살아갈까 벌써부터 궁리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우뚝불의 연설이 방송으로 나가기 훨씬 전부터, 쥐도 새도 모르게 방주 안 곳곳에 잇는 초소에서 감시원들이 평소와는 다르게 비상 근무를 하고 있었다. 감시원들은 보기만 해도 무서워 보이는 커다란 무기들로 무장해서 걸을 때마다 덜커덕덜커덕 하는 소리가 났다. 자기 마음대로 등급으로 나누겠다는 우뚝불의 연설로 혹시나 방주 안의 사람들이 들고일어나지는 않을까 미리 경계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우뚝불의 갑작스러운 발표를 속으로 반가워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 기회를 잘 만 이용하면 다른 사람보다 훨씬 더 편안하게 살악라 수도 있을 거라고 기대를 하는 사람들이었다. 딸기코도 물론 그중에 한 사람이었다. 딸기코는 우뚝불의 일이라면 여태까지 어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만큼 충성을 보여 왔다고 자신하고 있었다. 그래서 잘만 하면 자기 눈에 거스리던 역사 선생님이나 미리내보다 더 놓은 등급을 받게 되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