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과 더불어 하루에도 몇 번씩 날씨가 변하는 것은 물론 갑자기 비가 내리는 경우도 잦아졌다. 이 때문에 특별한 약속이나 여행을 망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도무지 알 듯 말 듯한 것이 날씨다. 맑았다가는 흐려지고, 흐려지는가 싶더니 이내 빗줄기를 퍼붓는다. 이럴 때는 아내가 맛있게 해준 부침개를 먹으면서 책을 읽는 것이 그 어떤 것보다 더위를 이기는 비결이다.
나는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신과 채정호 교수가 쓴 ‘채정호 교수의 남자수업’이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은 남성들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겪을 수 있는 고통을 1교시 꿈꾸는 남자로 산다는 것, 2교시 성공한 남자로 사는 것, 3교시 지혜로운 남자로 산다는 것, 4교시 행복한 남자로 산다는 것으로 나눠 각각의 고통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처할 때 근사한 삶으로 바꿀 수 있는지를 자세하게 가르쳐 준다.
저자는 학업, 운동, 리더십 모든 면에 있어서 남성보다 우월한 능력을 자랑하는 알파걸의 압박과 무한경쟁 시대에 갈등하는 남성들에게 남자로 사는 '고통'보다는 '근사함'에 대해 설파한다. 누군가의 인생 동반자가 되었다고, 아이를 낳았다고, 직장을 다닌다고 또는 한 사회의 일원이 됐다는 사실만으로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듯 시간이 흐르면서 힘이 세지고 수염이 자란다고 해서 진정한 남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직장인으로서, 사회인으로서 저마다의 역할에 맞는 최고의 인생을 찾는 과정에서 '근사한 남자'는 완성된다고 주장한다.
그런 의미에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젊은이와 험한 광야에서 세상의 모든 힘든 것을 짊어지고, 혼자 자기 길을 가며, 남자로 살아가는 것이 벅찬 이 땅의 수많은 '수컷'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세상에 대한 지식을 가르쳐줄 친절하고 경험이 풍부한 조언자이다. 근사한 남자로 살아가기 위한 자질을 갖추지 못한다면 삶의 역경을 이겨내지 못할 것이고 꿈을 성취하거나 무한경쟁 시대의 갈등을 이겨내지도 못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꿈꾸는 남자로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조언에서 저자는 권투 선수의 훈련을 도와주는 트레이너의 예를 든다. 선수의 배 근육을 단련시키고 맷집을 키우기 위해 땀을 뻘뻘 흘려가면서 권투 선수의 배를 쉴 새 없이 때리는 트레이너의 존재가 결과적으로는 최고의 권투 선수를 키워낸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운다. 고통이 있기에 더욱 강해지고 지혜로워지며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라고 속삭인다.
피트니스클럽에서 운동을 하면 몸 근육이 키워지듯 생각의 근육도 훈련하면 키워진다고 하면서 ‘감사근(感謝筋)’을 키우라고 한다. ‘범사에 감사’하고 ‘행복은 감사에 달려 있다’는 생각근육훈련을 하라고 강조한다.
또한 저자는 같이 사는 식구끼리도 상처를 주고받을 수 있다고 하면서 “칼로 물 베기라는 말이 있듯이 흔적이 남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때로 상처를 심하게 주는 식구가 있어도, 그 상처를 부여잡고 후벼 팔 필요는 없다고 한다. 물에 새긴 것처럼 흘려보내라고 한다.
이 책은 가볍게 읽을 수 있으며, 읽으면 꿈꾸는 남자로, 성공한 남자로, 지혜로운 남자로, 행복한 남자로 살 수 있게 만드는 지혜서이기 때문에 젊은이들과 자녀들에게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