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책을 읽으면 가장 먼저 읽는 부분이 저자의 말이다.

물론 이 책도 저자의 말을 먼저 읽었는데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져 있어서 책 줄거리가 어머니와 관련되어져 있는 내용인가 보다...라는 추측하에 읽기 시작했는데 내용은 주인공 미연이라는 한 여자의 너무 가슴 아픈 가족 사랑이야기였다.

제목만 봐도 눈물 한가득 쏟아내며 읽어내야 할 책이겠다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다.

어릴때 잠깐의 스쳐 지나간 만남이 운명적인 사랑이 되어 미연이와 태욱이는 각자 그리움을 안고 서로의 사랑을 싹틔우고 키워가다 우연찮게 다시 재회를 하면서 그들의 질긴 사랑은 시작된다.  하늘이 시샘을 했는지 그들의 사랑은 태욱이의 교통사고로 위기에 처하게 되면서 미연이는 가족에 대한 사랑 하나만으로 남들이 외면하고 비난하는 처절한 삶 속으로 들어간다.

정말 미연이의 처절한 가슴 아픈 사랑에 미연이가 너무나도 불쌍해서 눈물도 흘렸고, 그녀의 바보같은 퍼주기식  미련스러운 사랑을 알아주지 않고, 식물인간이 되어버린 사랑하는 남편의 병원비와 아이들의 학비 마련을 위해 윤락녀로 생활한 그녀의 삶을 욕하고 비웃으면서도 돈을 목적으로 시어머니나 아들이 오히려 그녀를 가족이라는 족쇄를 채워놓고 그녀에게 희생만을 강요할때 한마디도 퍼부어주지 못하는 미연이에게 화가 치밀어서 책장을 덮어버리기도 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비난하는 길이어도 나는 그 길을 가야 했어. 왜냐면...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당신을 버릴 수 없었으니까... 남들이 외면하는 그 길 위에서 오로지 몸으로 춤춰야했어!

당신과 나 모두 가진것이 없었으니까, 당신과 사는 동안 단 한시간도 나를 위해 쓴 시간은 없었어. 내가 잘못한 것이 있다면 남들이 가지 않는 길, 외면하는 길에서 오로지 우리 가족을 위해 헌신했다는 거야."....269쪽

남편을 친구에게 보내면서 미연이가 내 뱉은 말 속에서 오로지 아이들과 남편을 위해 육신을 희생한 댓가로 가족과 사회에 지탄받고 외면당하는 우리나라의 사회부조리를 보여주는 일면에서는 화도 많이 났다.  육신을 버린 댓가로 식물인간인 아들이 살아났으며, 그 돈으로 대학까지 들어간 아들도 함께 지탄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결국 외로운 죽음을 맞이하는 미연이...

그녀의 소망은 단 하나...세상에 태어나 원없이 사랑했고 후회없이 사랑했던 사람의 용서를 받는 것이었다. 왜 그녀가 용서를 받아야 하는 것인지...오히려 그녀에게 용서받을 사람은 남편과 가족들인데..

꿈속에서나마 남편으로부터 용서를 받고 해 맑은 미소속에 하늘도 가버린 미연이의 기구한 삶에 결국 마지막까지 눈물로 이 책을 마무리하고 말았다.

아직도 가슴 한 켠에는 남편과 시어머니, 아들에 대한 화가 치밀어 쓰디쓴 말??하고 어머니의 삶을 안타까워하지만 표현하지 못하는 딸에게나마 사랑받고 하늘로 갈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원래 내성적인 성격인 나는 사람들과의 사이에서 아주 친한 사이가 아니면 별로 말을 하는 타입도 아니고 친한 친구사이더라도 주로 들어주는 입장으로 말에 대한 실수는 별로 없었다.

하지만 우리 가족들에게만큼은 특히 아이들에게는 유독 아이들 마음에 상처를 내는 언행을 많이 했다. 속사포처럼 아이들에게 쏘아대고 나서 뒤돌아 후회도 많이했고 내가 내 뱉고 나서 잊어버린 말들을 아이들이 예전에 엄마가 저에게 이런말 했을때 정말 죽고 싶을 정도로 마음이 아팠다는 이야기를 들을때면 아이 에서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럽고 창피했었다.

책을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내 모습을 심심치않게 볼 수 있었고...어떤 내용에서는 피식피식 나도 모르게 콧웃음이 새어 나오기도 했다.

나도 여기에 실린 대화 내용들 중 무심코 사용하는 말들이 수없이 많으니까..

아무 생각없이 평소의 습관대로 상대방에게 내 뱉는 말들이 상대방을 좌절시키기도 하고 더 이상 그의 생각이 발전되지 못하게 가로막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에 뜨끔하기도 했다

특히 " ...해 봤자 소용없어"라는 말은 내가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말이었는데...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들어주지 않는 아이들의 생활습관을 고치기 위해 잔소리를 하다 결국엔 너희들에게 이런 이야기 해봤자 아무소용없지...내 입만 아프지...라며 쏘아붙였는데 그 말이 아이들에게 "난 역시 안돼" 라는 좌절감만 심어준다는 말에 놀라기도 했다.

정말로 말에는 자기 최면효과가 있는것 같다. 성공의 대열에 들어선 위인들의 이야기나 전기를 읽어보면 하나같이 어렵고 힘든 상황속에서도 "난 할 수 있다. 넌 해낼 수 있다"라는 긍정적인 말들과 생각들로 자기 최면을 걸다보니 어느날 정상의 자리에 올라와 있었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보았을 것이다. 

이제부터는 표지의 글처럼 말하기 전에 셋을 세는 습관을 이제부터 가져야 하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아무 생각없이 평상시 사용하는 말투들이 상대방의 마음에 커다란 생채기를 냈고, 나 또한 상대방이 아무 생각없이 뱉어낸 말들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는 점에 동감하며 앞으로는 용기를 북돋아주고 생기있는 살아있는 말들로 대화를 이어 나가는 감각을 키워야겠다.

둔감력이란 묵직한 한자어가 책의 절반을 차지하면서 이 책의 무게감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자랄때 어른들에게 자주 듣던 말 중에 곰탱이란 말이 있었다.

말 그대로 곰처럼 느릿느릿 행동이나 생각이 느린 사람을 보고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 말을 듣지 않으려고 뭐든지 빠르고 민첩하게 행동하려고 했고

그러다 보니 항상 신경이 곤두서게 되고, 점점 예민한 성격으로 변하게 되면서 신경성위장병이나 과민성대장증후군이란 병을 달고 있다.

요즘처럼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세상에서 민첩하고 예민하게 행동해야만 새롭게 올라오는 정보와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현대인으로써 성공할 수 있다고 믿었던 나의 생각을 확 뒤집어 놓은 책이다.

저자의 말처럼 예민하고 민첩해서 좋은게 거의 없다.

오히려 예민할수록 건강을 헤치는 각종 질병만 늘어갈 뿐이지...

이 책의 저자인 와타나베 준이치는 일본의 삿포로 의대 전직 정형외과 의사로써 본인이 경험한 주변인물들과 그들을 통해 둔감하게 살아서 좋았던 일들이나 예민하게 살아서 나빴던 일들을 비교하면서 사람의 오감이나 연애, 질병에서는 둔감해야 건강하고 즐거운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사람의 교감신경은 긴장하거나 안절부절 못하고 불안감이 높아지면 혈관을 좁혀서 혈압을 높인다. 반면에 부교감 신경은 혈관을 넓히고 안정시켜 혈압을 내리는 역할을 하는데 언제나 혈관이 열려있게 만들어 피가 잘 흐르게 해야 한다. 이렇게 하려면 모든일에 조금은 여유롭게 낙천적인 생각으로 살아간다면 맑은 피 흐르는 혈관을 만들수 있다.

연예시절이나 결혼한 부부에게도 어느정도의 둔감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에는 절대적으로 찬성이다.  너무 예민한 성격탓에 사사건건 일상생활에 꼬투리를 잡다보면 서로 부딪히면서 잦은 말다툼을 벌이게 되고 그로 인해 부부사이나 연인사이가 멀어지는 경우도 다반사이니 알맞은 둔감함이 길고 긴 사랑의 줄을 만들어 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