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전 퇴근하고 집에 들어와보니 옷장속에 옷들이 아침과는 다르게 걸려 있는 걸 보고 이상하다 생각했더니 그 범인은 바로 우리 딸이었다.

저학년때만해도 치마를 입혀주면 싫다고 애들이 공주라고 놀린다고 한사코 바지만 고수하던 딸아이가 엄마의 플레어 스커트가 이뻐보여 입었보고 싶었단 말에 나도 모르게 어느새 훌쩍 커버린 딸아이를 한참 넋 놓고 바라봤다.

한참 멋부릴 나이라 그런지 나도 알지 못하는 화장품 종류를 꿰고 있고, 귀걸이 하고 싶은데 귀뚫는게 무서워 못하겠다며 친구들을 부러워하는 걸 보면서 이녀석이 사춘기가 왔나보다 했다.

엄만 뭐든지 엄마 마음대로 할 수 있어서 좋겠다며 저도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고 그러면 엄마 간섭없이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을텐데라고 해서 제가 그래 그럼 너랑 나랑 역할 바꾸자..엄만 어른이 싫은데...너처럼 다시 학창시절로 돌아가면 좋겠다구...다시 돌아간다면 엄만

이 책의 주인공 혜지도 지금 우리딸 마음과 똑 같다.

영어학원 선생님을 좋아하는 감정이 혜지를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바뀌게 하고 그 생각이 전달되어졌는지 혜지에게 100일간 어른이 될 수 있는 마법의 반지가 생기게 된다.

마법의 반지를 끼고 있는 동안 혜지는 20살의 대학생으로 자라나 평소에 좋아하던 영어선생님과 데이트를 즐긴다.  100일째 되던 날 혜지는 어른으로 남을건지 다시 12살 혜지로 돌아갈 건지를 고민하게 된다..결국 혜지는 현실의 12살 소녀로 남길 원하며 선생님께 마법의 반지를 전한다.

동요 "아기다람쥐 또미"의 작가로 유명한 한예찬 작가의 동화는 처음 읽어 보았는데 사춘기 소녀의 눈높이에서 부모보다 더 아이의 마음을 잘 읽어내는 동화였다.

12살의 소녀들에게서 일어날 수 있는 첫사랑의 이야기를 아름답고 따스하게 풀어가는 사랑이야기에 중학교때 너무나 좋아했던 국어선생님을 떠올리며 학창시절로 돌아가는 추억의 시간도 가져봤다.

책을 읽는 내내 우리딸도 혜지와 같은 생각으로 누군가를 좋아하고 어른이 되고 싶은 마음에 멋을 내는 마음을 이제는 알 것 같다. 어린것이 벌써 겉 멋만 들었다고 한소리 했는데 아이 마음을 읽어내지 못함에 미안함도 가져보았다.

우리딸도 혜지처럼 누군가를 좋아하면서도 가족과 친구의 소중함과 함께 지금 우리딸이 서 있는 이 순간이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어린시절이란걸 알아갔으면 좋겠다.

주식과 부동산 투자에 대한 열풍이 대한민국 전국을 들썩거릴때 어느날부턴가 재무설계란 낯선 용어가 내 귀에 들리면서 재무설계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었다.  보험사에서 보험상품 판매시 우리집 재무설계를 해 준다며 수입 및 지출, 그리고 그동안 들어놓은 보험상품을 열심히 물어가더니 몇일뒤 가져온 재무설계는 무슨 내용인지 설명해주어도 솔직히 알아듣지 못했다.

내가 그들에게서 느낀 재무설계는 우선 보험상품을 판매할 목적으로 재무설계를 작성해 왓다는 것이다. 내가 앞으로 아이들 학자금 및 결혼자금, 노후 자금이 얼마가 필요하니까 보험상품으로 00상품을 가입하면 앞으로 돈 걱정없이 편안하게 노후를 즐길 수 있다는 말이었다.

결국 상품판매를 목적으로 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어 재무설계에 대한 신뢰감이 떨어진 상황이라 더 이상 그 쪽 분야에는 관심을 갖지 않았었다.

몇십년 남은 긴 앞날이 어떻게 될지 가늠되지 않으니까 불안한것은 사실이다.가계부 열심히 쓰고, 절약하면서 생활하는데도 우리집 자산은 매일 그자리에 머물고 있다. 어디서 분명히 세는 돈이 있는데 가계부에 눈을 크게 뜨고 봐도 도무지 어디가 문제인지 찾을 수가 없었다. 

내 인생의 첫번째 재무설계를 읽으면 우리집 재무의 문제점이 파악될 것 같아 열독에 들어갔다.  그런데 이 책은 재무설계 방법을 알려주기보다는 저자의 일상과 가족들의 잔잔한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이야기와 연계되어 재무설계 상담 사례들과 그 사례에 맞는 재무설계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꼼꼼한 재무설계 방법을 알려주걸란 내 기대를 저버리기는 했지만 아! 이런게 재무설계란 것이구나,,, 우리집 미래설계에 맞게 금융.보험 상품과 부동산, 부채를 배합해서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넘치는 부분을 버리면서 우리집만의 재무설계를 그려가는 것이란걸 ...

이 책의 저자는 부자로 사는 것보다 중요한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말하고 있다.

재무설계는 먼 미래에 대한  현재의 재무좌표를 파악하고 앞날을 계획한 다음 자신의 처지에 맞는 고유한 인생목표를 설계하면서 앞날을 밝혀주는 재무 네비게이션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강조한 노후설계는 돈보다 더 중요한 건강, 남보다 나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꾸준히 배우려는 의지, 자신에게 맞는 취미생활, 봉사활동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돈이 많으면 무엇하랴...건강 잃으면 그만인것을...건강을 꾸준히 유지하려면 나머지 3가지로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가꾸어가는 것이 진정한 재무설계라 여겨진다.

재무설계를 하는 이유는 부자가 되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서 설계를 하는 것이 아니라 가난뱅이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 개인이 처한 상황에 맞는 해법을 찾아내는게 재무설계의 원칙이다.

40년이상 세일즈맨, 세일즈 매니저로 한분야에 종사해 온 저자는 경영컨설팅 회사의 CEO다.

각 기업의 직원, 기업의 경영컨설팅 의뢰를 받으면서  기업들이 가장 많이 범하는 직원관리의 실수가 자신이 관리자로써 겪어던 실수와 동일하다는 점을 깨닫고 책으로 엮어내었다.

주 내용이 세일즈와 관련된 업무영역이다 보니 내게는 많이 생소하긴 하다.

개인의 직감이나 인맥에 의존한 기업의 직원 채용의 잘못으로 기업이 겪는 손실과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사기저하는 회사의 막대한 비용발생과 함께 커다란 손실을 가져다 준다. 이런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명확한 채용 가이드 라인을 마련하고,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인재를 위한 투자비용을 아까워하지 말라고 일러준다.

정에 약한 우리 사회나 기업들이 회사의 손실을 입힘을 알고 있으면서 쉽게 해고하지 못해 다른 직원들까지 의욕저하를 만드는 일은 기업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례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모기업 사장의 인터뷰 내용이 생각났다.

아무리 일을 잘하는 우수사원이라도 그 사원으로 인해 다른 사원들이 피해를 보거나 회사의 분위기를 헤치는 인재라면 한사람으로 인해 다른 우수한 인재들이 회사를 떠날 수 있기 때문에 과감히 잘라내는 결단력 있는 CEO가 되어야 한다는 말에 많은 공감을 한적이 있었다.

또한 고객의 마음을 읽지 못해 매출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 노동자의 임금인상보다 직원교육에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은 일리있는 말이다.  회사의 손익을 결정하는 것은 직원들의 업무자질이다. 우수한 인재를 위해서는 아낌없는 직원교육의 투자비용을 아까워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사업의 세계에서 조직 구성원들의 자질은 조직의 역량과 직결된다

최적의 성과를 달성하려면 자질이 뛰어난 사람들로 조직이 구성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관리자라면 한번쯤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