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을 보면서 신문기사에서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 회장이 한 말이 생각났다. 자신의 열살난 딸의 게임 이용시간을 하루 45분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는 기사를 읽으면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컴퓨터 게임은 자녀를 둔 부모라면 누구나 같은 마음이구나란 생각을 해 봤다.

어른이나 아이 가릴것 없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게임중독은 현실과 게임속을 구분 못하게 되면서 성격이 거칠어지고, 자아를 잃어버림으로써 사회생활과 학업에까지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  특히 폭력적으로 변해가는 아이들이나 자아를 정립해 가는 중요한 시기인 청소년에게는 여러가지 사회문제를 초래하면서 가족간의 갈등까지 빚게 되는 경우를 자주 본다.

이 책은 바로 게임중독에서 헤어나지 못하던 찬규가 친구와 선생님, 가족들의 도움으로 게임중독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세상으로 나와 자신의 꿈을 펼쳐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별명이 슛돌이인 준서의 꿈은 축구선수, 유명한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은 찬규, 아직은 꿈을 정하지 못한 동욱은 삼총사로서 학교가 끝나면 운동장에 모여 축구로 우정을 나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찬규가 빠지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세사람은 변하게 된다.

아직 꿈을 정하지 못한 동욱이는 찬규를 찾아가지만 그때마다 찬규는 게임에만 열정을 쏟느라 찬규를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물론 찬규가 게임을 할때는 그나마 관심을 가져주지만 찬규는 게임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면서 찬규마저 멀리하게 된다.

그 사이에 준서는 스포츠기자라는 새 꿈을 향해 스포츠 관련 책도 읽고, 축구기술 및 스포츠 선수에 대한 자료도 조사하면서 기사로서의 꿈을 키워간다.

한편 아무도 없는 집에 홀로 남겨진 찬규는 심심함을 달래기 위해 컴퓨터 게임을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컴퓨터 게임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친구들하고도 멀어지게 되고 따돌림까지 당하자 PC방 비용을 구하기 위해 어린아이들의 돈을 착취까지 하면서 점점 될대로 되란 식으로 자신을 포기하게 된다.

새로운 5학년이 되면서 찬규와 동욱이는 한반이 되고 동욱이는 찬규를 게임중독에서 벗어나게 해 주기 위해 선생님께 도움을 청하게 되면서 찬규는 다른모습으로 새롭게 바뀌고, 세사람은 다시 삼총사로 뭉치게 된다.

이 책은 모든 아이들이나 어른은 꼭 한번은 읽어봐야 할 책이다.  언제부턴가 우리 생활속에 슬그머니 자리잡기 시작한 컴퓨터 게임은 아이들에게 프로게이머라는 새로운 직업에 환상을 갖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 직업은 다양한 체험을 경험해야 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열정과 의지, 시간을 빼앗아가는 무서운 악마로 돌변하고 말았다.

우리 아들도 주말에 제한된 시간동안만 컴퓨터 게임을 하게 두지만 컴퓨터 하는 모습을 지켜볼때면 옆에서 누가 뭐라해도 모를 정도로 그 속에 빠져드는 모습을 보게 된다.

"나도 안하려고 하는데 그게 맘처럼 안돼, 진짜 그만두고 싶어도 자꾸 손이가"란 찬규의 말에 부모의 무관심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로 나타나는지 알 수 있는 대사였다. 찬규의 잘못이 아니라 바로 부모의 잘못인 것이다.

생활이 바쁘다는 이유로 아이에게 무료한 시간을 홀로 보내게 하진 않았는지 다시한번 살펴보며 우리 아이들과 함께 가족이 새로운 여가활동을 찾아 아이의 열정을 쏟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짧지만 아름다운 한편의 시를 읽고 나면 들떠있던 내 마음을 진정시켜주는 신경안정제 역할을 대신해 준다. 짧은 글 속에서 나를 정화시키고 또 다른 나를 만들어내는 시를 볼때마다 시인의 마음과 내 마음이 하나됨을 느낀다.

하지만 서점에 나와있는 작은 시집과 달리 교과서에 실린 시들은 하나같이 딱딱한 느낌의 학습시로만 다가왔던 기억이 난다. 내 마음으로 느끼는 것보다 시의 규칙과 상징, 주제, 소재, 시인의 마음까지 읽어내려하니 그 시가 내 마음속까지 들어올리가 없었다.

이 책은 현직 교사가 쓰신 책으로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현대시 142편을 골라 한편에는 시를 또 한쪽에는 해설을 실어 놓았다.

이 책이 시중에 나와 있는 자습서와 다른 점을 찾는다면 시 한편에 빼곡히 빨간, 파랑 작은 글씨로 군더더기 설명과 온갖 수사법, 밑줄까지 그어져 있는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시에 대한 설명을 해설식으로 한쪽면에 가지런히 풀어 놓아서 시속에 숨겨진 내용을 암기만 하던 기존의 방식을  벗어 버릴수가 있었다.

학창시절 무조건 시를 외우고, 그 시속에 담겨진 숨은뜻, 수사법을 암기하던 시대가 떠올랐는데, 저자의 말처럼 시는 절대로 암기하는게 아니라 이해가 우선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이 책을 읽다보니 행과 행, 연과 연 속에 숨겨져 있는 아름다움 질서를 찾을 수 있었고, 또한 시의 용어나 용법이 모두 시어와 비슷한 뜻이라 그동안 이해하기 힘들었던 아이들에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수사법을 풀이해 놓은 점은 최고로 뽑을 수 있었다.

근대시부터 현대시까지 시대별로 다양하게 수록해 놓았는데 한번도 내가 읽어보지 못한 생소한 시도 많았다. 암기 위주 학습을 하다보니 기억속에서 사라진 것인지 아님 요즘 교과서가 워낙 다양한 출판사로 나오다보니 내가 배우지 못한 많은 시들을 수록해 놓을 수 있었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번 기회에 근대시부터 현대시까지 유명한 작가들의 시를 고루 접할 수 있는 기회 뿐만 아니라 자세한 해설로 시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한번 읽고 잠깐 동감하며 기억속에서 멀어져 가는 가벼운 시들이 난무하는 요즘에 오래도록 사랑받으며 문학성이 뛰어난 시들을 우리 아이들에게 접해 주면서 맑고 깨끗한 심성을 키울 수 있을 것 같다.

"상중(喪中) 영업합니다" 란 팻말을 걸고 진혼의 음산한 곡조가 들려오고, "실패한 삶을 사셨습니까? 저희 가게로 오십시오. 당신의 죽음만큼은 성공을 보장해 드리겠습니다"란 광고문구를 내 걸고 영업을 하는 곳은 다름아닌 10대째 가문의 업을 이어가는 자살가게로 튀바슈 가족의 생활터전이다.

목매다는 밧줄, 동맥절단용 면도날, 할복자살용 단도, 총, 독 묻은 사과나 사탕, 투신하기 위해 매다는 시멘트덩어리 등등, 이름만 들어도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자살용품들이 가게에 즐비하게 널려 있으며, 이런 물품을 사러 올 사람이 있을까란 의문도 잠시 가게는 끊임없이 사람들이 모여든다. 

더욱 기괴한 것은 자살가게 가족답게 딸 마릴린의 생일날 케이크 장식에 딸의 모형 얼굴을 올려 놓질 않나, 선물로 독약이 든 주사액을 선물하질 않나, "이제 앞으로 살아야 할 날이 일년 줄었다"는 .축하인사를 건네는 아아빠의 모습에선 기겁할 정도로 무섭기까지 했다.

그나마 이 가족 중에 올바른 정신을 갖고 있는 사람은 막내아들 알랑이었다.

그만은 음침하고 기괴한 식구들과는 다르게 항상 명랑하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작은 것만으로도 우린 행복할 수 있다네"를 노래부르며 자살가게의 용품들을 하나씩 바꿔가고, 가게를 방문한 사람들에게도 희망을 불어 넣어주기 시작한다.

맨처음에는 강력하게 거부하고 오히려 알랑을 먼곳으로 캠프를 보내버리지만 알랑이 없는 집은 앙꼬 빠진 붕어빵이었다.  가족들은 점점 얼굴에 삶에 대한 생기가 피어나기 시작하고, 알랑은 부모님과 누나, 형의 고민을 하나둘 해결해 주는 가족치료사 임무를 무사히 해내면서 가족들에게 미래의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알랑의 임무를 마감한다.

예상치 못한 마지막 반전에 놀라기도 하고 허무하기도 했지만 어둡고 자살이란 무거운 주제가 알랑과 그의 가족들의 엽기적인 행각과 알랑의 재치로 인해 재미있게 엮어지면서 내 삶을 되돌아보게 만들어 주었다.

내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은 사람이 그토록 바라던 내일이었다"란 명언도 있지만 그토록 그리워하는 오늘이 되지않게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즐기면서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지금의 삶이 힘들고 고달퍼 자살이란 마지막 길을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자살할 용기로 다시한번 고난을 이겨보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