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초등학교 부교재로 지정되어 수업을 하고 있다는 표지의 글을 읽고 이 책의 구성이 뛰어날 거란 기대감으로 책을 펼쳤다. 역시 부교재답게 책 속의 내용은 인류 최초로 탐험을 시작한 선사시대부터 현대의 에베레스트 등정까지의 과정을 생생한 그림과 사진들 그리고 탐험의 여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컬러 지도까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알차게 수록되어 있었다.

인간은 아주 먼 옛날 선사시대부터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으로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세계를 찾기 위해 위험도 무릅쓰고 호기심과 모험심만으로 새로운 영토를 찾아 나섰다.

육로운송 비용을 줄이기 위해 악어와 암초투성이인 홍해의 힘든 바다길을 통해 신의 땅인 푼트지방을 탐험한 이집트인, 동양과 서양의 비단길을 열게 해 준 마르코 폴로, 이슬람 세력의 장애물을 피하기 위해 바닷길을 탐험하면서 아프리카 대륙을 발견하게 되었지만 이로 인해 노예무역이 시작된것은 역사의 아품이었다.

새로운 신대륙인 아메리카를 발견했지만 인도로만 알고 죽음을 맞이한 콜럼버스, 세계 일주에 나선 마젤란을 통해 지구는 둥글다와 바다가 육지보다 넓다는 것이 증명됨을 계기로 과학탐험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19세기부터는 아메리카 북쪽을 통해 중국과 태평양으로 가는 길을 찾기 위해 북극해를 탐허하기 시작했으며 북극점까지 정복한 탐험가들은 또다른 미지의 세계인 남극을 찾아 나서게 된다. 특히 281일동안 바다위에서 표류하면서도 동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심어준 덕분에 대원 모두 무사히 돌아올 수 있게 만든 섀클턴의 이야기에서는 그의 리더쉽에 큰 감동을 받았다.

탐험가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지구촌은 어떤 모습일까? 오로지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과 어려운 역경속에서도 용기를 잃지않고 해 내겠다는 강한 의지가 지금의 지구촌을 하나로 이어주는데 큰 획을 그었다고 생각한다.

인공위성이 발달해서 더 이상 탐험가들이 미지의 세계를 찾아 떠날 일은 별로 없을 거란 생각은 든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탐험가들의 용감한 도전정신과 무모함 속에서도 계획적으로 움직이며 인류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본 받길 바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릴적 읽었던 피턴팬의 모험이나 보물섬, 파리대왕처럼 아무도 살지않은 무인도 탐험이라도 떠나보고 싶다.

이 책을 읽는 동안 학창시절 은근히 라이벌 관계에 있던 짝궁이 생각난다. 우리 둘은 정말 단짝이면서도 경쟁심 또한 알게 모르게 심해서 가끔은 서로를 미워했던 기억이 가물가물 피어올랐다.

촌스러운 이름때문에 친구들한테 놀림을 받고 있는 에리카 유캔은 바링가 이스트 초등학교에 다닌는 6학년 소녀다. 낙후되고 희망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혜택받지 못한 지역에서 살고 있지만 그래도 바링가 이스트 학교에서 만큼은 자신이 최고의 학생이며, 언젠가는 바링가를 떠나 멋진 영화배우로 이름을 떨칠거란 꿈과 자신은 다른 아이와 다르게 똑똑하다는 자부심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번화가이며 부자마을이 바링가 이스트에 편입되면서 번화가에 살던 앨리슨이 전학을 오게 되면서 자신이 바링가 이스트에서 최고였다는 생각이 하나둘 무너지면서 앨리슨을 미워하기 시작하고 경쟁상대로 맞붙게 된다.

에리카는 앨리슨보다 자신의 뛰어남을 자랑하기 위해 모든 순간순간을 거짓으로 꾸며내기 시작하고 에리카의 과장된 행동들은 같은 반 친구들의 비웃음을 사게 되고, 그럴때마다 앨리슨이 잘난척한다고 생각하며 더욱 앨리슨을 미워하게 된다.

그동안 이름때문에 친구들한테 놀림도 받았지만 에리카에게 용기와 희망을 심어준것은 바링가 이스트에서 에리카를 최고의 학생으로 인정해 주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모든 선생님의 관심이 앨리슨으로 옮겨가면서 에리카는 좌절을 맛보게 되고, 환경부터 공부까지 자신보다 우월한 앨리슨을 시기하고 질투하고 미워하는것은 인간의 본성이 아닌가 싶다.

난 비슷한 환경속에서도 친한 짝궁과의 경쟁심때문에 항상 그 친구보다 우월하기 위해 러나지 않은 시기와 질투를 간직하고 있었던 나를 생각하니 에리카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되고도 남았다.

앨리슨은 에리카를 라이벌로 생각하지 않고 우정을 이어가고 싶어했지만 에리카의 오만한 성격이 참된 우정을 받아들이지 못하도록 만들었었지만 캠프에서 친구를 진정으로 생각해주는 앨리슨의 참된 마음을 읽고 둘은 화해를 하면서 긴 우정을 이어나간다...

몇일전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란 핸드볼 영화를 봤는데 영화속에 등장하는 주인공 최고의 선수 미숙과 항상 라이벌 의식을 느끼며 미숙을 뛰어넘으려고 두배의 노력을 기울이는 혜경이 생각났다. 에리카의 숨은 능력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 앨리슨은 아마도 에리카의 영원한 라이벌 관계이면서도 에리카의 능력을 한 층 더 발휘할 수 있도록 힘과 용기를 북돋아 주는 최고의 친구라 생각한다.

일본 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아 일본 여행을 꿈꾸는 딸아이를 보면서 대학이나 졸업하고 배낭여행을 떠나든 유학을 가든 마음대로 하라고 지금은 학생 신분이니 공부나 열심히 하라고 엄포를 놓은 적이 있다.

내 눈에는 아직 철없는 어린애로 밖에 보이지 않기에 생소한 나라에 거기다 언어까지 미흡한 딸 아이만 떠나 보내는게 두렵기때문이었다.

"거침없는 고딩들의 일본탐험기"란 제목을 보면서 한참 대학입시로 학업에만 몰두해야 할 학생들이 일본을 탐험했다는 이야기는 내 눈을 솔깃하게 만들었다. 특히 우리나라 영재, 수재들만 모여 있다는 민사고 아이들 4명이 일본 탐험에 도전을 했다는 이야기는 더욱 나와 딸아이에게 흥미를 유발시켰다.

국가청소년위원회에서 선발하는 일본탐험대에 도전장을 내밀고 선생님이나 부모들의 도움없이 빠듯한 학업일정 속에서도 일본의 "일관 교육 제도"에 대한 활동계획서를 작성하고 제출함으로써 20: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되면서 그들의 숨가쁘면서도 좌충우돌하는 일본 탐험기는 시작된다.

일관교육제도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 시험을 별도로 치르지 않고 대학까지 같은 재단의 상급학교로 진학이 가능한 일본의 교육제도다. 난 이 제도를 처음들어 보는데 일본문화에 관심이 많은 우리딸은 벌써 알고 있었다.

앞으로 닥쳐올 우리 아이들의 입시로 요즘 들썩이는 교육제도 기사를 볼때마다 부모로써 불안감과 수시로 바꾸는 우리나라의 교육제도에 불만이 가득했었다. 백년지대계를 바라보는 교육을 부침개 뒤집듯 바꾸는 탁상행정을 보는 내 입장에서 일관교육제도는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물론 일관교육제도가 내 기대와는 너무 다른 교육제도라 실망도 컸다.

친구의 일본 탐험 같이 해 보자는 메신저 하나로 탐험대에 올라선 정다은과 김영민, 일본어를 능수능란하게 말할 수 있는 팀원이 하나는 꼭 있어야 한다는 탐험대의 조건을 이유로 꼭 필요한 존재가 되어 합류하게 된 박해인, 본고장의 초밥을 먹을 수 있다는 기쁨에 생각없이 팀원이 된 정수화로 구성된 이심전심팀

면접시험에서 패기발랄함을 보여주며 자신이 싸움의 중재자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기에 팀장이 되어야한다며 우기던 수화의 기세는 지각대장에 출국 첫날부터 여권분실, 블루베리 푸딩사건, 지도를 못 읽는 길치였지만 흐트러질 수 있는 팀원을 하나로 모으는데 큰 몫을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개성 강한 이심전심팀 일본땅에서 분열까지 일으켜 냉랭한 하루도 있었지만 나름대로 똘똘뭉쳐 임무완수하고 활동계획 논문 작성에 책까지 출간해 내는 1년동안 누구의 도움도 없이 오로지 팀워크와 열정, 땀, 노력으로 이루어 낸 그들의 여정을 읽으면서 어른들보다 더 계획적이고 패기에 넘치는 그들의 용기에 부끄럽기까지 했다.

민사고란 특수한 학생들의 이야기라 처음엔 반감도 있었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 그런 감정들은 모두 사라졌다. 오히려 개성 강한 네명이 서로 의견을 조율해 가는 과정이나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 치밀한 기획과 실천까지 뭐든지 열심히 고군분투하는 그들의 저력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