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톨이 소녀에서 억대 연봉 재정 컨설턴트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려낸 33살 정은혜 작가의 자전적 에세이다. 꿈리스트 중 하나인 나만의 책만들기를 실현하기 위해 7년동안 매일 한 시간씩 틈틈이 써온 글들을 엮어 책으로 세상에 빛을 보인 것이다.

가난한 목사의 딸로 태어나 교회에 일생을 바치는 부모님으로 인해 부모님 사랑 한번 제대로 받지 못하고 홀로 서야만 했던 그녀는 지긋지긋한 가난이 싫어 부모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고 부자인생이 되기 위해 꿈리스트를 만들어 자신의 꿈에 하나씩 도전해 간다.

경제적 가난에서 벗어나려면 배워야 한다는 일념하에 3개월에 한번씩 14번의 다양한 직업의 세계에 발을 디디며 새로운 경험과 자기계발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언뜻 생각하기에 14번의 이직 경험은 모두에게 달갑지 않은 이력이다. 타인이 보는 시선으로는 진득하지 못하고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못하기 때문에 전직이 잦다고 생각할 것이다.

물론 그녀의 적성에 맞지 않아 직장을 옮긴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돈이 모아지면 배낭여행이나 자기계발로 투자를 하고 돈이 떨어지면 또다시 직장을 구해 자기계발을 위한 재충전의 기회로 삼았기에 경력이 화려한 것이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백수로 지내는 젊은 세대들이 넘쳐나고 있는 현실속에서 자기계발이란 명목으로 쉽게 이직을 결정하는 그녀를 보면서 하루에도 열두번 그만두고 싶지만 내가 처한 현실에 발목이 잡혀 다닐 수 밖에 없는 나와는 너무 다른 그녀의 자유가 부럽기도 했다.

"생각은 결정을 바꾸고, 결정은 행동을 바꾸며, 행동은 결과를 바꾼다. 결과를 바꾸려면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

갈수록 계층간 소득격차가 벌어지는 우리 사회에서 부자는 아니더라도 하위계층에서 벗어나는 삶은 현실이 어렵고 힘들더라도 좌절하지 말고 부자가 되려는 마음가짐으로 끊임없는 자기성찰과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면 가난을 벗어던질 수 있을거다.

지금은 보험회사의 재정컨설턴트로 일하면서 고객에게 행복 바이러스를 전하고 있는 그녀를 보면서 그동안 매일 제자리 맴돌듯 사는 삶이 싫어 무기력증에 빠져있던 내 모습에 정신이 번쩍들었다.

새해를 맞이하여 나를 위해 투자도 하고, 그동안 게으름 피우던 어학 공부도 다시 시작하고, 가보고 싶었던 여행도 올해는 꼭 실천해봐야겠다.

미술사에서 신화적인 인물로 알려지고 있는 반고흐 전시회가 현재 열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작년부터 불기 시작한 고흐에 대한 관심으로 이 책이 씌여졌는지는 모르지만 그림에 문외한인 난 저자의 해박한 미술품 지식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내가 알고 있는 고흐는 고갱과의 결별에 충격을 받아 자신의 귀를 자르고 자화상을 그렸던걸로 기억하고 있다. 이 책은 바로 고흐의 자화상을 소재로 펼쳐지는 스릴러물이다.

소설의 시작은 2001년도에 세계를 경악해 했던 9.11 테러 전날 영국의 귀족 엔트워스가의 주인인 빅토리아 부인이 귀를 잘린채 잔인하게 살해된다. 그 귀는 다음날 미국 뉴욕의 쌍둥이 빌딩에 있는 펜스턴 은행으로 배달된다.

펜스턴 회장은 미술품을 담보로 높은 금리로 돈을 빌려주고 나서 대출자가 돈을 갚지 못하게 하기 위해 살인을 하고 미술품을 빼앗는 악덕업자다. 빅토리아 부인도 그가 고용한 청부살인자 크란츠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 당한것이며, 펜스턴 고객에게 살인사건이 몇건 발생하면서 결국 그는 FBI 요원 잭의 추적을 당하게 된다.

아트컨설턴트인 주인공 안나는 펜스턴 회장의 속셈을 알아채고, 펜스턴 회장은 안나를 해고한다. 빅토리아에게 반고흐 자화상을 돌려 주려고 펜스턴 은행을 나오는 찰나에 9.11 테러가 일어나고, 노스타워 빌딩이 붕괴되기 직전에 빠져나와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구하게 된다. 

어렵게 영국에 도착한 안나는 빅토리아가 살해 당한걸 알게 되고, 빅토리아의 동생 아라벨라에게 펜스턴으로 부터 빚을 갚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펜스턴은 안나가 그림을 손에 넣지 못하게 하려고 청부살인자 크란츠를 보내고, FBI 요원 잭은 안나가 펜스턴과 같은 일을 하는 범인으로 보고 안나의 뒤를 쫓는다. 안나는 두사람의 추적을 당하면서도 그녀의 고향 루마니아, 영국, 뉴욕을 오가며 그들의 추적을 따돌린다.

예전에 제프리 아처의 작품 "카인과 아벨"을 읽을때도 책에서 손을 놓지 못할 정도로 긴박감 넘치고 스릴 넘치는 내용이었는데 이번 작품도 똑같은 감흥을 주었다.

두터운 책이었지만 사건 전개가 어떻게 이어갈지..과연 안나는 그림을 돌려줄 수 있을지, 청부살인자, 펜스턴은 어떤 결말로 끝이 날지 궁금해서 책을 중간에 덮기가 쉽지 않은 책이었다.

재벌은 미술품을 선호하는 이유가 뭘까...고흐의 자화상을 가격으로 매긴다면 1억달러가 넘는다는데 이 책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작품의 일대기를 줄줄이 꿰고 있을 정도로 조예도 깊었다. 요즘 우리나라 기사속에 등장하는 미술품 애호가들도 이런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을지 의문을 품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