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가이도 다케루의 두번째 의학소설이란다.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이란 책이 먼저 나왔고 이 책이 두번째인데 이것도 양이 방대해서 두권으로 분리되어 출판되었단다. 곧이어 분리된 책도 나온다고 한다.

의학전문용어와 함께 치료과정이 상세하게 열거되는 걸 보고 작가가 이 정도의 소설을 만들어내려면 꽤 오랜시간 자료조사를 했을거란 생각을 했었는데, 작가는 의사란 직업에 몸 담기도 했었단다.

부정수소외래에 근무하는 다구치의사는 우리나라로 말하면 정신과 의사같다. 병원에서 의사들이 다루기 힘든 환자나 큰 수술을 앞둔 환자들의 불안한 마음을 이해해주고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마음을 치료해주는 역할로 나온다.

부모조차 관심을 갖지않고 탐욕에 젖어있는 아버지를 둔 미즈토는 14살의 나이에 안구암에 걸려 두눈을 적출해야만 한다. 미즈토의 담당 간호사인 사요는 그런 미즈토를 안타까워하며 암이 몸으로 퍼지기 전에 수술을 받도록 하기위해 미즈토의 아버지를 만나지만 미즈토 아버지는 매정하게 모든 걸 거부한다.

미즈토도 자신의 수술을 강력하게 거부하면서 병원에서는 빠른 수술을 위해 미즈토와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아쓰시, 그리고 두명의 소아과 환자를 부정수소외래로 보내 다구치의 상담을 받게 한다. 두번의 치료과정 중에 미즈토의 아버지가 잔인하게 살해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평소에도 아버지를 미워하고 죽이고 싶다던 미즈토와 미즈토 아버지를 만난 경험이 있는 사요를 경찰은 범인으로 지목하고 수사에 들어간다. 이 부분에서 두 형사의 사건해결 과정이 재미있게 엮어지고 있다.

또한 사요의 노래속에 보여지는 특별한 재능 등은 그동안 전혀 몰랐던 현상인데 실제로 노래를 부르면 타인에게 영상이 나타나는 일이 있단다. 현재 의학계에서는 그 쪽을 연구하고 있다나.. 노래로 사람의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세상이 왔음 좋겠다란 생각도 해 본다.

사건이 나면서 범인이 누구란 생각은 가지고 읽었다. 죽이고 나서 시체를 해부해 장기를 잘라내고 그 장기를 방안 곳곳에 모셔놓은 엽기적인 사건은 올바른 정신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일텐데..과연 범인의 마음에 어떤 감정들이 숨어있었기에 저렇게 잔인한 행동을 할 수 있었는지 궁금했다.

어릴때부터 부모로부터 외면받고 버려진 미즈토, 딸을 시샘해 아버지를 죽인 어머니를 증오하면서 자란 사요의 마음 한구석에 자란 애증이 잔인한 행동을 하게 만들었던것 같다.

어딘가 모자라고 문명에 동떨어지고, 자기의견 하나 제대로 내세우지 못하는 다구치 의사 그러나 마음만은 순백의 천사같다. 다구치 의사로 인해 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과 세상을 부정적으로 살아가는 마음 아픈 이들에게 희망이 샘솟길 바란다.

저자는 이 책의 반쪽인 세번째 출간될 "제너럴 루즈"책이 더 재미있고 다구치와 시라토리의 활약이 전편보다 박진감 있다는데 얼른 그 책도 읽고 싶다.

나도 샘처럼 "왜 하느님은 아이들을 병에 걸리게 하나요?"라고 물어보고 싶다. 죄를 지은것도 아니고 마음 가는대로 눈이 머무는대로 맘껏 생각하고 맑고 투명한 눈으로 삶을 즐기는 천사같은 아이들에게 입에 담기도 싫은 병마를 안겨주는 것인지...

픽션이지만 처음에 이 책을 읽을때는 샘이란 소년이 직접 글을 썼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샘의 맑고 순수한 마음이 그대로 들어나 병마에 시달리는 안타까움에 가슴이 시리기까지 했다.

두 번에 걸친 백혈병의 재발로 11살 샘은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고 서서히 주변을 정리해 나간다.

똑같은 병마와 싸우는 병원에서 만난 펠릭스란 친구와 집에서 윌리스 선생님의 지도로 수업을 받게 되고,  수업내용 중 하나로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내기 위해 하루하루를 글로 옮기기 시작한다.

나에 관한 다섯가지 사실을 시작으로 하나하나 샘이 하고 싶은 일, 제일 좋아하는 것들을 펠릭스와 함께 하나하나 실행해 옮겨보고, 또한 나름대로 샘과 펠릭스의 생각들을 나열해 놓기도 한다.

특히 죽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왜 죽어야만 하는가? 죽은 다음에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영원히 사는 방법들을 기록하는 부분에서는 겉으론 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죽음에 대해 고뇌하고 두려워하는 샘의 모습에 눈물이 쏟아졌다.

아들의 생명을 조금이라도 연장시키기 위해 창문조차도 열수 없도록 하고 가족 모두 눈썰매 타러 가자는 엄마의 부탁에도 매몰차게 거절하는 아빠의 모습에서 샘을 떠나보내야 한다는 두려운 아빠의 마음과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오히려 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이며 나는 괜찮다며 아빠의 등을 두드리는 샘과는 너무 대조적이라  옛말에 "부모가 돌아가시면 산소에 묻고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란 말이 생각났다. 샘의 아빠는 조금이라도 더 샘을 가슴에 담아두기 위해서 조금 더 샘의 삶을 연장시키기 위해서 가족과의 추억도 뿌리쳤던 것이다.

학창시절 물리나 화학이 제일 싫었다. 과학이라면 실험위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내 기대와는 다르게 공식도 많고 특히 화학기호나 원소번호 시험은 지금도 진절머리 나도록 외웠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다행히도 우리 아이만은 과학을 무척 좋아한다. 어릴때부터 혼자서 열심히 만들고 뜯고 실험하면서 나름대로 정의를 세우더니 꿈도 물리쪽으로 공부하고 싶단다.

이 책은 내가 우리아이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인것 같다. 아이는 이 책을 받자마자 앉은 자리에서 한권을 다 읽을때까지 꼼짝도 앉고 읽어내려갔다.

아이가 좋아하는 과목이라 그런가 했는데 내가 읽어보아도 재미있게 자연현상속에서 일어나는 과학원리를 풀어놓았다.

이 책은 기초물리에 해당하는 분야로 물리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크기와 관련된 단위법부터 시작한다. 일상생활이나 나라간 교역을 위해 통일된 계량법이 필요했고, 자연현상을 비교하기 위해서는 단위가 필수적이었기에 사람은 물질의 쓰임새에 맞게 단위를 만들었고 그 덕분에 우리는 지구의 크기와 함께 우주의 거리까지 계산할 수 있게 되었다.

주로 운동에너지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 이솝우화 속에 등장하는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에서 누가 더 빠른가란 질문보다는 누가 승리했냐로 물어봐야 한다는 내용을 통해 속력을 배울 수 있었고, 운전을 할 줄 모르는 나는 이 책을 통해 스키드마크로로 자동차의 속력을 알아낼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도 배웠다.

뉴턴의 관성의 법칙이나 놀이동산에서 우리가 많이 타는 놀이기구 속에서 등속원운동이 법칙이 적용되었고,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돌고, 달이 지구 주위를 돌고 행성들이 계속 돌고 있는 원리로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을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물리하면 여러가지 공식과 함께 용어자체도 어려워 쉽게 싫증을 느끼는 과목이었다. 학교 수업을 통해서도 물리는 어렵게만 다가왔는데, 생활속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용어와 함께 접목시켜 설명해주니 더욱 편한게 물리에 접근할 수 있었다.

상위 5%로 가는 물리교실이란 제목을 보고 특목고 학생을 위한 책이 아닐까란 선입견을 가졌었다. 그러기에 내용도 그 아이들의 수준에 맞춰서 어려운 용어와 설명으로 가득할 거란 내 생각은 첫장을 읽는 순간부터 무너져버렸다.

이건 정말 물리에 대한 기초지식이 전혀 없는 사람도 누구나가 쉽게 이해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자세한 설명과 그림, 거기에 역사적인 사건이나 흥미로운 이야기를 실어 놓아서 한번 읽기 시작하면 책을 덮을 수 없을 정도로 푹 빠져 들었다.

그동안 과학은 어렵다는 편견이 내 머리속에 가득 했었는데 학교에서도 이렇게 쉽게 설명을 해 준다면 우리 일상에서 꼭 필요한 과학을 쉽게 접할 수 있으리란 생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