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한때는 뜨개질에 열정을 쏟았던 적이 있었다. 할머니로부터 뜨개질 솜씨를 물려받은 조지아처럼 친정 엄마의 뜨개질 모습을 보고 자란 나도 그 솜씨를 물려받은것 같다.
어릴적 엄마는 밤을 새워가며 우리 형제들의 옷을 손수 만드셨다. 복실복실한 털실로 스웨터, 장갑, 목도리, 조끼 등 다양한 무늬까지 넣어가며 얼마나 예쁘게 만들어 주셨는지 엄마의 사랑과 함께 털실의 따스함이 그대로 내 몸에 전해졌으니까...
한코한코 두개의 바늘이 서로 엇갈려 올라가면서 옷의 모양새가 갖추어지고 아이에게 예쁘게 입혀진 모습을 보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다.
조지아는 임신한채 사랑하는 남자에게 버림을 받고 그녀의 부모님에게 돌아가려하던 중 애니타를 만나게 되면서 그녀는 뜨개질로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기로 결심한다.
언제나 돈에 쪼들리고 다코타를 키우며 싱글맘으로 바쁘게 살아간 덕분에 워커모녀 수예점은 점점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고 잡지에 소개되기까지 하면서 성공의 길목에 들어서게 된다.
그러다 "금요일 밤의 뜨개질 클럽"이란 모임을 만들게 되고 일주일에 한번씩 그녀들은 워커모녀의 수예점에 모여 앉아 커피를 마시며 뜨개질을 하면서 서로의 이야기를 풀어간다.
다양한 색깔의 털실, 각기 다른 패턴으로 짜여지는 스웨터처럼 금요일에 모여든 그녀들의 사랑, 삶의 이야기는 하나같이 다양한 모양과 색깔을 나타내고 있었다.
싱글맘의 조지아, 베이킹의 탁월한 재능을 갖고 있는 조지아의 딸 다코타, 이 클럽의 멘토인 애니타, 뜨개질에는 관심없고 여자들의 삶을 연구 논문으로 쓰고자 합류한 다윈, 변호사 시험을 준비하는 K.C, 40대 미혼녀인 루시, 워커 모녀 수예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페리, 남편과 이혼하고 배신한 옛 친구를 찾아온 캣...등
하나같이 사연들을 갖고 한코한코 바늘땀에 의해 스웨터가 완성되어 가면서, 그녀들의 이야기는 잘못된 스웨터의 올을 풀듯 하나둘 풀려가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위로하고, 함께 기뻐하면서 끈끈한 우정을 이어간다.
조지아와 다코타를 버리고 떠난 제임스, 함께 하자던 우정을 배신하고 떠났다 다시 조지아 앞에 모습을 드러낸 캣으로 인해 조지아는 잠시나마 자신의 실타래를 놓치기도 했지만 다시 새 삶을 위해 풀린 실타래를 한코한코 떠가기 시작한다.
이 책은 줄리아로버츠를 주인공으로 영화까지 제작되었다고 한다. 상영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영화작품으로도 손색이 없을거란 생각이다.
스웨터가 완료되면서 당연히 클럽의 회원들의 미래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지어질거란 예상을 깨고 마지막 스웨터의 한 조각이 완성되지 못한 느낌을 받았다.
그동안 힘들게 싱글맘으로 한코한코 인생의 바늘땀을 올려가던 그녀에게 마지막 마무리 단계에서 바늘코를 빼야만 했는지에 대한 아쉬움은 남았지만 뜨개질처러 우리네 인생도 마무리 짓는 부분까지 완성하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