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에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선정 2007년 우수기획 창작만화 제작 지원작이란 글귀를 보고 기대 잔뜩 부풀어서 읽기 시작했다.

솔직히 읽는 내내 외계인과 대화하는 기분이랄까...

작가가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를 찾을 수가 없다.

공상소설, 4차원 세계의 문학,,,,감이 안 잡혔다.

물가에 대한 이야기며, 등록금에 대한 이야기 등을 보면 지금의 현실을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에코 도서관이 나오면 현실세계는 아닌것 같았다. 나중에 읽고 보니 주인공 무이가 혜성의 방을 통해 현실과 꿈의 세계를 왕복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것이었다.

이야기의 시작은 여자 주인공 누나가 gb라는 회사에 면접을 본뒤 바로 입사 결정이 되면서 직원으로부터 초고속으로 업무를 배우기 시작한다. 베일에 싸인 gb 기업은 그녀에게 무이란 아이의 생각을 녹음하는 일을 맡긴다.

자폐증 소년 무이는 소우주에서 살고 있는 것 같다. 사방이 투명창으로 되어 있는 무이의 집은 우주 공간을 마음껏 날아다닌다. 자폐증 소년이라 그런지 무이가 창가에서 사색하는 그림이 자주 등장한다.

무이가 소우주에서 하는 일은 상담사로 있는 어머니의 일 중에 직접 손으로 써서 답장을 보내야 하는 상담 편지만을 무이가 받아 답변을 해주는데 가끔 지혜가 필요할 경우 소우주 속에 있는 도서관을 찾아간다. 그 도서관에는 인간 개개인의 삶이 책으로 만들어져 있다.

상담편지를 쓰기 위해 에코도서관에 가서 사람들의 기억, 그들의 내면의 언어로 만들어진 에코북을 읽는다. 무이가 살고 있는 도시를 gb라는 기업이 독점하려고 한다. 내가 느끼기에 gb 기업은 사람의 기억을 앗아가려는 악덕 기업인것 같다.

상상속의 도시에 내 삶이 책으로 존재하고 있다면 어떤 느낌일까...

내 모든것이 낯낯이 드러나니 별로 기분좋은 일은 아닐것 같다.

내 기억속에만 영원히 존재하는게 더 좋을것 같다.

그렇게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무이에게 터미널의 노숙자 엔케를 만나 그 분의 인생역정과 에코 도서관 이야기를 듣게 되고, 무이는 에코북에 대한 모험의 길을 떠난다.

마지막까지 읽고나서야 이 책이 시리즈로 발간된다는 걸 알았다.

아직 시작초기라 그런가...누나에 대한 이야기와 무이의 나머지 에코북에 대한 모험, gb 기업은 어떻게 될지 궁금증을 자아내면서 2,3권에서는 1편의 이해 부족을 채워줄 수 있을것 같다.

나에게 과학이라면 딱딱하고 어렵다는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나와는 반대로 우리 아이는 과학이 가장 재미있고 쉬운 과목이란다...좋고 싫음은 주관적인 것이니 아마도 관심사가 서로 틀려서일거라 생각했었다.

그동안 아이를 위해 구입한 과학도서는 주로 만화책 위주였다. 딱딱한 과학을 재미있게 풀어가는 만화형식이 아이가 과학을 거부감없이 받아들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글로 과학을 설명하고자 하면 아무래도 내용이 딱딱하고 지루한 감이 많을테니까..

그런데 큐브타임즈는 만화책이 아닌데도 읽는 사람을 끌어 당기는 마법이 숨어있었다. 나보다 먼저 읽은 아이는 책을 다 읽을때까지 자리를 벗어나지 않았다. 과학을 좋아하는 아이라 그런가란 생각을 하면서 읽기 시작했는데 오호라 이 책 정말 독자를 큐브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하는 책이다.

어느날 인터넷에 세계 최고의 과학신문 편집장을 모집한다는 이야기가 올라오고 전 세계에서 뛰어난 실력을 소유한 과학 기자들이 시험을 치르기 위해 환상의 섬 큐브 아일랜드로 모인다.

1269명의 과학 기자들은 과학상식 OX 퀴즈를 시작으로 치열한 대결을 펼쳐 나간다. 황당한 문제들이 출제 되는 것 같았지만 모든 문제에는 과학적으로 현재 실험되고 있는 것도 있고, 이미 개발되어 우리가 현실에서 사용하는것도 있었다. 이것은 토막상식을 통해 과학기자들이 풀었던 문제들을 설명해 놓아 독자의 상식을 넓히는데 도움을 준다.

어렵게 예선을 통과해 최종 결선에 남게 된  6명의 기자들에게 각자에 해당하는 예시단어로 과학과 관련된 황당한 특종기사를 제시간 안에 취재해 와야 하는 임무가 떨어진다. 가장 황당한 특종기사를 가져온 사람이 큐브아일랜드 섬과 함께 과학신문 편집장의 자리에 앉을 수 있다.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쟁속에서 최종 1위를 발표하고 취임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기극으로 밝혀지면서 이들의 모험은 황당함속에서 막을 내린다.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추어진 책이라 어른의 눈으로 보기에는 황당한 내용들이 많았지만 과학적으로 설명된 토막 상식 부분은 과학에 대한 지식을 넓히는데 도움이 되었다.

이 책은 과학 모험극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어 과학을 싫어하는 사람도 블랙홀에 빠져 들 듯 책 속에 몰입하게 된다. 실제 어린이 과학동아 기자단 생활을 했던 저자들이라서 그런지 다양한 과학지식을 재미있게 풀어놓았다. 내용은 엉뚱한 것 같았지만 다 읽고 나니 풍성한 과학 지식을 배웠다는 느낌이 들었다.

파스텔 톤의 표지 색채와 함께 두툼한 두께가 혹시 지루하진 않을까 선입견을 가져봤다. 그런데 책장을 열었을때 그런 내 선입견을 기우에 불과했다. 시원시원한 글씨와 함께 술술 넘어가는 책장이 독자를 즐겁게 만들었으니까..  특히 학창시절 가장 재미있게 보았던 작은아씨들을 지은 작가가 쓴 작품이라 더욱 정감어리게 다가왔다.

이 책에서 풍겨나는 향기는 저자의 "작은아씨들" 작품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저자가 살았던 시대는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을 두려워 했던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지 가정이란 울타리를 벗어나고자 했던 작은아씨들과 함께 여성으로서 독립적이고 진취적인 삶을 찾기 위한 주인공 로즈의 모습이 흡사했다.

열세살의 주인공 로즈는 어릴때 엄마를 잃고 아빠와 단둘이 살고 있었는데 지병으로 돌아가시게 되면서 로즈는 큰 충격에 빠지게 된다. 로즈의 삶에서 아버지는 엄마이면서 친구, 오빠의 역할까지 해내면서 로즈에게 온갖 사랑을 주셨던 분이셨다.

로즈는 결국 친척들이 모여사는 "아주머니의 소굴"에서 생활하게 되지만 할머니와 사촌남자애들의 지나친 관심과 간섭으로 더욱 힘들어지게 되고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버리게 된다. 이 부분에서 이 책의 사회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여자는 다소곳해야하며, 남자들의 보호를 받아야 하고, 운동을 하거나 깊이 있는 학문 공부보다는 사교계 진출을 위한 학습이 우선이었다.

때마침 로즈의 후견인인 알렉 삼촌이 나타나면서 로즈의 인생은 조금씩 희망의 빛을 찾아가게 된다. 알렉 삼촌은 의사이면서 세계 곳곳을 두루 여행하는 여행가로서 진취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알렉 삼촌은 할머니와 고모들의 서로 다른 양육으로 힘들어 하는 로즈의 마음을 읽어내고, 심약해 있는 로즈의 건강을 되찾아 주고, 스스로 미래를 개척할 수 여성으로 자랄 수 있도록 교육 시키기 위해 일년간 후견인의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한다.

개구쟁이 사촌들과 다양한 활동과 야영 등을 체험하면서 로즈는 건강한 숙녀로 변하게 되고 주위를 둘러보는 넓은 마음까지 가지게 된다. 특히 집안의 하녀인 피비와 의자매를 맺고 자신의 모든것을 나누워 갖는 모습은 신분제도의 붕괴와 함께 평등한 인간관계를 보여주면서 당시의 사회모습을 비판하기도 했다.

문학작품은 시대나 나이를 불문하고 탄탄한 이야기 구조와 함께 풍부한 감수성을 자극하는 문장으로 오랜시간 진한 감동을 전해준다. 이 책도 특별한 사건없이 평이한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었지만 책을 덮고 싶은 마음이 달아날 정도로 책 속에 푹빠져 읽었다. 현재의 우리 아이들에게는 수긍하기 어려운 내용도 많지만 예전의 사회모습과 현재의 여성상 등을 비교 분석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