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다큐멘타리를 통해 불치병이나 암에 걸린 사람들의 투병기를 보면서 그들의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지면서 힘든 투병생활에 눈물을 하염없이 쏟아졌다. 항상 그런 투병기를 보고 나면 느끼는게 지금 내가 건강하고 내 가족이 건강하게 함께 있어주는 것이 가장 큰 행복임을 깨닫게 되고, 내가 만약 저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까?란 생각도 갖게 된다.
이 책은 내가 그동안 보아온 다큐멘타리처럼 독자를 울리고, 가슴을 아프게 하지는 않는다. 주인공 달시의 힘든 투병생활 이야기보다는 그녀가 남아 있는 생에 초점을 맞추고 하루하루를 감사하면서 행복을 찾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 책의 저자 달시 웨이크필드는 메인의 대학에서 영어강사로 일하고 있으며, 채식주의에 운동도 좋아해서 매일 아침 달리기로 하루를 시작하는 그녀였다. 그녀에게 소원이 있다면 친구들처럼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예쁜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되는거였다. 하지만 33세가 되어도 인생의 반려자를 만나지 못하자 그녀는 싱글맘으로 살아가기로 맘을 먹고 준비를 하던 중 펜팔로 평생의 반려자인 스티븐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그녀의 행복앞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다. 건강하게 달리던 두다리에 힘이 풀리면서 이름도 생소한 루게릭병이란 진단을 받게 된다. 그녀의 모든 꿈이 산산히 흩어지는 순간이었지만 그녀 곁에서 변함없는 사랑을 보여주는 스티븐 덕분에 결혼도 하고 소원하던 엄마로서의 자격도 가지게 된다.
자신이 루게릭병에 걸린것을 알면서도 아이를 가진 달시를 보면서 이해하지 못했다. 물론 그녀의 얼마남지 않은 생이 아이로 인해 행복과 기쁨을 주면서 감사히 생을 마감하겠지만 남아있는 아이는 엄마없이 긴 세월을 보내야 한다는게 더 마음 아플것 같았기 때문이다. 건강한 사람도 임신하면 힘든데 근육이 없어지는 특이한 질환을 앓고 있는 달시에게 임신은 큰 중압감으로 다가왔을텐데 그녀는 임신기간에 변화하는 자신의 몸과 새생명에 대한 신비로움에 푹 빠져 병마와 싸워가며 씩씩하게 10달을 잘 견디어냈다.
달시보다 그녀의 남편인 스티븐에게 더 큰 찬사를 보내고 싶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이 루게릭병에 걸린것을 알면서도 남은 생을 함께 보내려고 하는 그의 숭고한 사랑과 그녀의 마지막 소원인 그들의 아이까지 함께 하면서 그녀에게 살아갈 희망과 꿈을 심어준 스티븐의 사랑과 용기가 존경스럽다.
옛말에 재물을 잃는 것은 조금 잃는 것이나 건강을 잃는 것은 모든 것을 잃는 것이라고 했다. 건강한 몸으로 직장생활하고 움직일 수 있는 지금 이순간이 가장 큰 행복임을 다시한번 느끼며 감사한 마음과 즐거운 마음으로 삶을 가꾸어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