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수명 100세 시대를 말하고 있는 요즘에 눈길을 사로잡는 제목이었다. 아무리 수명이 길어졌다고는 하지만 100세 노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닌것 같은데...도대체 어떤 이유로 100세 어르신은 창문 넘어 도망쳤는지..설레임과 호기심을 불러 온 이 책 두툼함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불쾌지수를 확~ 날려줄 코믹드라마 한편을 만났다.

 

양로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주인공 알란 칼손은 오늘 100세 생일을 맞이한다. 양로원 원장은 알란 칼손을 위해 귀빈 인사까지 초빙하여 성대한 생일파티를 준비중이다. 하지만 알란 칼손은 생일파티 한시간을 남겨놓고 이유도 없이 즉흥적 생각으로 창문을 넘어 양로원을 빠져나간다. 그 순간부터 노인에게는 요절복통의 파란만장한 일들이 펼쳐진다.

 

슬리퍼를 질질 끌며 버스터미널에 겨우 도착한 알란 칼손은 양로원을 벗어날 수 있는 가장 빠른 버스를 기다리던 중 갱단 부하의 트렁크를 잠시 맡게 된다. 알란이 탈 버스가 도착했고, 트렁크를 맡긴 남자는 감감무소식이니 어쩔 수 없이 트렁크를 들고 차에 오르고, 버스는 출발한다. 뒤늦게 자신의 가방이 없어진걸 알게 된 갱단 조직원들은 알란 칼손을 뒤쫓기 시작하면서 알란과의 흥미진진한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펼쳐진다.

 

주인공 알란 칼손은 100년이란 인생을 살면서 근.현대사의 굵직굵직한 역사 속 현장을 두루 누비고 다녔다. 생계를 위해 배운 폭탄제조기술이 노인이 가진 재주의 전부, 하지만 이 제조기술때문에 알란 칼손은 역사의 흐름을 쥐락펴락했던 유명 인물들과 만나게 되고, 미국의 스파이 노릇도 하고, 원자폭탄의 기술적 자문역할까지 하게 된다. 이 모든일들이 알란 칼손의 의도로 이루어진게 아니라 아주 우연히..일어났다는게 신기하다.,

 

아무리 급박하고 목숨을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알란 칼손은 상황을 걱정하기보다는 유쾌하게 풀어가려고 한다. 걱정한다고 되겠어. 내일 일은 내일 걱정하자는 천하태평의 마음가짐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주면서 이념 분쟁으로 떠들석했던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이야기는 트렁크때문에 벌어진 알란 칼손의 현재와 1905년부터 양로원에 들어가기전까지 알란 칼손의 과거이야기가 크로스로 펼쳐진다. 과거에서도 모험을 즐기던 알란 칼손이 갇혀 지내는 양로원 생활이 즐거울수는 없는 일..100세를 기념으로 또다시 스펙타클 가슴 떨리는 모험길에서 펼쳐지는 파란만장 기절초풍할 이야기는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시원한 청량제처럼 다가왔다.   

예전 수사극을 보면 확실한 증거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오랜 형사생활의 감으로 범인을 추적하거나 잡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완벽한 증거가 없으면 범인으로 지목할 수가 없기에 과학의 기술을 이용한 증거수집이 관건이 되었다. 법정드라마나 수사드라마를 보면 공통적으로 외치는 소리가 '증거 있냐'는 말이다. 범인이 확실한데도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나는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단서라도 찾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수사관의 모습에서 짠한 애환이 느껴진다. 

 

과학수사와 관련된 책들이 주로 법의관이나 경찰관이 작가였는데 이 책은 현직 신문기자이며 사회부 기자로 사건현장과 수사과정을 취재하면서 기억에 남는 사건들을 모아 책으로 발간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설립된지 60년도 안된 짧은 역사지만 놀라울 정도로 발전한 우리나라의 과학수사 기법과 억울한 죽음을 당한 피해자들의 소리와 갈수록 다양해지는 범죄의 양상 등 실제 사건현장 속 이야기를 담았다.

 

섬뜩할 정도로 잔인한 사건뿐만 아니라 자칫 미제사건으로 남을 수도 있을 뻔한 사건들..그리고 우발적인 범행으로 억울한 피해자의 죽음을 밝혀내기 위해 사건현장에서의 증거수집과 가가호호 탐문수사, 잠복근무 등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범인과 치열한 사투를 벌이며 시민을 위해 희생하는 경찰관들의 애환에 전해지면서 잔잔한 감동을 받았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어떻게 하면 저렇게 잔인해 질 수 있는지..특히 보험금에 눈이 멀어 자살이나 가족들까지 살해하는 인간, 정관수술하면 증거를 찾을 수 없을 줄 알았던 연쇄성폭력범, 자살을 위장한 추락사, 대변으로 찾은 범인의 DNA, 최면기술을 이용한 수사 등 자치 미제로 남을뻔 했던 사건들이 뛰어난 과학수사기법으로 결정적 증거를 찾아내면서 범인의 잡을 수 있었다.

 

놀랄만큼 우수한 과학수사 기법만큼 범죄도 갈수록 지능적이고 고도화되는 현실에서 이 책이 혹여 범죄에 악용되지는 않을까라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모든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는 명제처럼 아주 작은 증거라도 소홀히 하지 않고 집요하게 분석하고 단서를 찾아내는 경찰들의 땀흘리는 노고가 있는 이상 범죄가 늘어나리라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다른 나라에 비해 뒤늦게 출발한 과학수사였음에도 놀라운 발전을 거듭하는 우리나라의 과학수사현장을 엿볼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지금도 스테디셀러로 자기계발서 분야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마시멜로 이야기]..순간의 유혹을 참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누구나 아는 기본적인 성공법칙을 마시멜로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달한 작가가 이번에는 99도씨라는 제목으로 신작을 발간했다.

 

마시멜로가 성공의 훼방꾼인 유혹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99도씨는 열정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내가 원하는 꿈이나 성공에 대한 갈망이 있다면 열정을 가져라. 어떤 일이든 열정만 있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중도에 포기하고 만다. 단 1도의 부족때문에.. 이 책은 99도까지 끌어올린 열정을 1도를 더해 꿈을 이루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일곱살때 교통사고 후 불편한 다리때문에 일상을 무미건조하게 보내는 주인공 올리버 앞에 낯선 사람이 찾아온다. 오래전 아버지와 함께 광산에서 일했으며 지금은 아버지의 가게 일을 돕기 위해 찾아 온 인디언 후손 필란 존에 의해 조금씩 세상 밖으로 나오면서 자신감을 회복한다.

 

조금 불편할 뿐인 육체적 장애로 인해 올리버의 정신적 장애는 심각했다. 스스로 해보려는 의지하나 없이 매사 의기소침하고 자신과 세상에 대한 불평불만만 가득하다보니 친구들도 없이 점점 세상과는 소외된 삶을 살아가던 그에게 필란 존은 올리버 안에 잠재되어 있던 재능을 스스로 찾아낼 수 있도록 멘토 역할을 한다.

 

자신은 쓸모없는 인간이라 생각했던 올리버가 노래로 세상과 소통하고 사람들과 인연을 만들어 가면서 새로운 꿈을 찾아가는 과정이 진한 감동을 전해준다. 올리버의 친구를 통해 깨닫게 된 1도의 중요성, 99도만으로는 그 어떤 꿈도 이룰 수 없음을 뒤늦게 깨닫고 100도로 자신의 열정을 쏟아낸 결과 불편을 주었던 다리의 아픔도 잊은채 세상에 당당히 설 수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꿈과 열정은 있지만 성공할 수 없는 이유는 99도에서 멈추기 때문이다. 단, 1도의 벽을 넘지 못하고 좌절하거나 아예 포기해버린다. 99도의 열정과 꿈은 있지만 부족한 1도때문에 머릿속 계획으로 머물러 있거나 늘 미지근한 상태로 이어가는 삶을 만들지 말고 내 삶을 팔팔 끓는 100도의 온도로 채워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