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상영과 더불어 2014년 아카데미 작품상에 흑인감독으로는 처음으로 감독상까지 수상하면서 더욱더 유명세를 타고 있는 [노예 12년]은 작가 솔로몬 노섭의 자전적 소설이다. 작가가 직접 겪어 온 노예제도의 참상을 한치의 거짓이나 흥미를 유발시키기 위한 소설적 요소의 가미없이 있는 그대로 적나라하게 써내려갔기에 전세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공론화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노예들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들이 많지는 않지만 그 책만으로도 노예들의 힘겨운 삶, 인권이 유린 된 그들의 삶에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불합리성을 이야기하고 있음에도 아직도 노예제도가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다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장애인을 불법으로 고용해 강제노역을 시키고 폭행을 일삼던 염전 노예사건으로 전국민을 분노하게 만들었던 일이 불과 몇일전이니 미국의 과거사로 치부해버리기에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1841년 노예제도를 폐지한 뉴욕시의 자유시민으로 아내와 세아이의 아버지로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솔로몬 노섭은 일자리를 주겠다는 두 남자의 말에 혹해 따라 나섰다 납치되어 노예로 팔리게 된다. 자유시민에서 하루 아침에 노예로 전락한 솔로몬 노섭은 그 누구도 찾을 수 없는 뉴욕에서 멀리 떨어진 루이지애나주의 노예로 지옥보다 더 고통스럽고 끔찍한 12년을 살게 된다. 

 

지혜와 뛰어난 손재주를 겸비했던 솔로몬 노섭은 노예들 중에서도 가장 몸값이 비쌌기에 주인들에게는 귀한 물건이자 값비싼 재산이었다. 첫번째 주인 윌리엄 포드는 솔로몬 노섭의 뛰어난 재능을 칭찬하며 그의 사기를 높여줬지만 두번째 주인인 에드윈 엡스는 가장 악랄한 방법으로 노예들을 학대하고 심지어 죽음직전까지 채찍질을 가하기도 했다. 자유인으로 다시 살아갈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그에게 12년만에 구세주가 나타났다. 노예제도를 반대하는 백인 베스의 도움으로 그의 편지가 지인들에게 전해지면서 솔로몬 노섭은 다시 자유인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솔로몬 노섭은 자신을 납치한 두 남자를 상대로 2년에 걸쳐 소송을 하지만 두남자 모두 무죄로 석방된다. 그 당시의 법으로는 흑인이 백인을 증언할 수 없다는데..악법도 법이구나를 다시한번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아주 어렵게 자유인으로 돌아왔지만 솔로몬 노섭은 5년만에 다시 행방불명이 되었다는 글을 보고 더욱더 안타까웠다.

 

솔로몬 노섭의 말 그대로 그동안 읽어왔던 노예의 이야기를 다룬 책들과는 사뭇 많이 달랐다. 이 책에는 노예의 실상이 적나라게 들어나 있다. 또한 노예를 부리는 백인의 잔혹한 행태, 그리고 노예의 밀매도 아주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미국 최초로 흑인대통령 탄생의 시대에 어쩌면 동떨어진 이야기일 수 있지만 발간된지 150여년이 지난 이 책이 다시 이슈화 되고 있는 이유는 아직도 인권을 유린하고 피부색으로 인종차별을 하는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기때문이 아닐까 싶다. 책만으로 이렇게 마음이 불편한데 영화는 못볼 것 같다. 

제주 올레길의 자문을 받아 규슈도 올레길을 12번째까지 완성해가고 있다는 기사를 봤을때 '우리나라가 이정도야~니들이 알아~'라며 혼잣말을 했었습니다. 한국에 자문료를 지불하면서까지 한국을 따라하고 싶은게 있다는것만으로 뿌듯했지 규슈에 대한 관심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난달에 규슈로 여행을 다녀온 지인의 끝없는 자랑에 규슈가 궁금해졌습니다.

 

이 책을 받자마자 휘리릭~ 책장을 넘겨보다 환호성이 절로 나왔습니다. 규슈가 일본 영토 맞는건지..이국적이며 풍광이 빼어난 도시라고는 들어봤지만 이 정도로 환상적인 도시일줄은 상상도 못했네요..남의 이야기로 아니면 기사로만 읽어보다 이 책을 보고 일본의 다른 도시들은 모두 기억속에서 지워져버렸습니다. 오로지 규슈에 대한 환상으로 가득채워버렸습니다.

 

개정판으로 만나게 된 [규슈 100배 즐기기]는 우선 시원시원한 사진으로 빼곡 채워져있다는 점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 여행지를 소개하는 책들을 보면 사진들이 너무 작아서 여행할 도시의 느낌을 만날 수가 없었는데 이 책은 휘리릭~ 펼쳐보는것만으로 꼭 가고 싶은 1위의 나라로 확정짓게 만드는 아주 아주 매력적인 책이었습니다. 

 

일본의 가장 최남단에 있는 섬 규슈를 여행하기 위한 필수품 [규슈 100배 즐기기]를 살펴보면 우선 여행을 떠나기전에 온천, 문화유적지, 관광지, 쇼핑, 먹거리, 볼거리 등 여행의 멋을 개인의 취향에 따라 즐기수 있는 규슈의 각 도시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규슈의 빼어난 절경과 최고의 테마파크, 먹거리, 쇼핑몰 소개에 이어 초보여행자에게 꼭 필요한 개인별 일정에 맞는 2박3일부터 4박5일 여행코스에 비용, 시간까지 꼼꼼하게 챙겨주는 완벽한 여행매니저였습니다. 특히 일별 여행코스별로 알려주는 세심한 교통안내와 시간체크, 여행지별 교통노선시간표는 어디서도 구하기 힘든 금쪽같은 정보이기에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 규슈 여행 초보자에게는 귀중한 정보였습니다.

 

규슈여행 매니저의 역할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해외여행을 처음 떠나는 사람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까지 아끼지 않았습니다. 여행일정까지부터 항공권, 숙소예약 그리고 예상비용, 여행지에서 꼭 필요한 기본 회화, 짐꾸리기부터 출.입국, 세관절차까지 여행의 들뜬 마음에 놓치기 쉬운 부분들을 상세히 담아놓았습니다. 구석구석 알찬정보들은 제가 그동안 봐왔던 여행도서에서는 찾을 수 없었던 소중한 정보였습니다.

 

우리나라와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기에 여객선을 이용해도 3시간 정도면 충분히 도착할 수 있는 도시 규슈는 시간이 여의치 않는 직장인들에게도 금요일~일요일, 연휴를 이용해서 해외여행을 즐길 수 있는 환상적인 도시였습니다. 규슈는 도시마다 지역적 특색이 확연히 보여진다는게 이색적이었습니다. 이 책에 담긴 사진들때문인지 규슈의 모든 도시가 환상적이고 아름답네요. 제일 먼저 가보고 시은 도시는 온천마을로 유명한 벳푸와 조용하면서도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구마모토로 계획을 잘 세워서 올해 안에 규슈 여행꿈을 [규슈 100배 즐기기] 매니저와 함께 이루도록 하겠습니다.

[미 비포 유]는 영국에서 입소문만으로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된 책입니다. 34개국의 언어로 번역되어 전세계 팬들을 울리며 인기를 누리는 책으로 곧 영화로 만날 수 있다는 소식에 이 책에 대한 기대치가 최고조였습니다. 역시 소문은 사실이었습니다. 2014년에 읽은 책 중에 제게 최고의 감동을 선물해 준 책이었습니다.

 

얼마전 TV에서 병석에 누워 숨만 쉬고계신 아버지를 9년동안 지극정성으로 간호하는 아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느낀게 있다면 만약 내가 저 아버지 입장이라면 차라리 생을 마감하는게 낫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며 남편과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아들은 아버지에게 효를 다하지 못해서 뒤늦게 나마 효도를 할 수 있다는게 큰 위안이 되고 이렇게라고 살아계신게 큰힘이 되어준다며 눈물을 흘리지만 내가 보기에는 아들도 고생이지만 아버지 또한 숨만 쉬고 있을 뿐 손끝 하나도 움직이지 못하는 하루하루가 무슨 의미가 있으며 지옥보다 더 고통스럽게 느껴질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 비포 유]를 읽으면서 TV 속 할아버지의 모습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2007년 영국,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고 M&A 업계에서 천재 경영인으로 명성을 날리며 승승장구하던 윌 트레이너는 폭우가 쏟아지던 날 택시를 기다리던 중 오토바이에 치이게 됩니다. 이 사고로 C5/6 사지마지환자가 되면서 모든걸 잃고 실의에 빠져 지내게 됩니다. 사고 2년 후 윌 트레이너의 부모는 간병인으로 구인을 의뢰하고 루이자 클라크라는 26살의 아가씨와 대면하게 됩니다.

 

루이자 클라크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동네의 카페에서 6년동안 종업원으로 일하다 카페가 문을 닫으면서 실업자가 됩니다. 때마침 불어온 경기침체로 일자리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만큼이나 어렵던때 그녀에게 카페보다 더 많은 급여로 6개월 시한부 간병인 일자리 제의가 들어오고, 면접 후 윌 트레이너의 간병인으로 채용되면서 윌 트레이너와의 러브스토리가 시작됩니다.

 

처음부터 두 사람 사이가 좋지는 않았습니다. 윌 트레이너는 사고가 난 후로 2년여 걸쳐 온갖 치료를 받았지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휠체어에 의존한 삶의 끈을 놓고자합니다. 그런 그의 앞에 나타난 루이자 클라크가 반가울리가 없었겠지요...루이자는 손조차 움직이지 못하는 윌 트레이너의 모습에 간병인으로 최선을 다해보려고 하지만 까칠한 그의 반응에 막막해합니다. 어렵게 구한 직장이지만 그만두고 싶은데 가족의 만류로 6개월 버티기로 합니다. 미운정도 정이라고 함께 지낸지 두달여가 지나면서 서로의 마음을 조금씩 열어가던 순간에 루이자 클라크는 윌 트레이너가 4개월후면 이 세상에 없게 된다는 사실에 경악하게 됩니다. 

 

이제야 그에 대한 사랑이 싹트려는 순간 몇달 후면 윌 트레이너가 스스로 삶을 마감하려 하며, 이미 가족들은 동의하였고, 간병인을 두게 된 이유도 윌 트레이너의 자살을 어떻게든 막아보려는 가족의 의도였음을 알게 됩니다. 처음에는 분노로 화가 치밀었지만 루이자 클라크는 좌절하지 않고 어떻게든 남은 4개월동안 윌 트레이너의 마음을 되돌리게 하려고 다양한 계획을 시도합니다. 윌 트레이너 또한 루이자 클라크가 더 넓은 세상으로 자신의 능력을 펼쳐갈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줍니다. 드디어 기약한 6개월이 다가왔고, 루이자의 어떤 노력에도 굽히지 않는 윌의 마음을 알고 가슴이 메어지지만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후 행복한 삶을 마감할 수 있도록 마지막 순간을 함께 합니다.

 

안락사에 대한 논쟁이 심심치않게 일어나고 있지만 환자나 가족 모두 어떤쪽으로 결론이 나더라도 힘든 시간을 보낼 것 같네요. 이 책의 주인공 윌 트레이너 또한 희망이 보이지 않는 미래, 꿈조차 꿀 수 없는 막막한 현실앞에서 어쩌면 그의 선택이 최선이었을거란 생각을 하니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소갯글을 봤을때는 처음부터 눈물샘을 자극하는 책인줄 알았는데 500여페이지가 다가올때까지 슬픔이 밀려오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마지막 순간 두사람이 대면하면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면서 이별을 하는 그 순간 눈물이 펑펑 쏟아졌습니다. 달달한 로맨스 소설보다 스멀스멀 가슴 깊은곳에서부터 울려오는 진한 감동이 꽃샘 추위를 녹여주면서 오래도록 뇌리에 남을 멋진 로맨스소설을 만나게 되어 행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