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소녀이자 절친인 연소담의 말도 안되는 실험으로 인해 얼마 전 읽었던 로맨스 소설 속에 들어가게 된 윤소녀. 주인공들의 정사씬으로 유명세를 타는 소설 속에 들어온 윤소녀는 소설 속 남주인공인 사막의 왕 진의 침실에서 깨어나고, 진은 갑작스럽게 나타난 윤소녀의 정체를 의심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게 자신이 그려낸 허구의 세계, 자신이 죽거나 연소담이 만든 어떤 장치를 발견하면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 여기는 윤소녀는 진의 위협에도 담담한 자세를 취한다. 한편, 자신 앞에서 전혀 굴하지 않으면서도 냉정함을 유지하는 윤소녀를 보며 진은 흥미를 느끼는데......

처음 소재는 참 좋았던 것 같다. 낚시성 제목과 시놉시스, 차원이동, 사막의 왕과의 로맨스.....하지만, 이런 병맛(?)나는 소설이 어디있는겐가.....아....정말 손발이 오글거리고, 유치 뽕짝....여주인공의 지 잘난 맛에 허세 잔뜩 묻어나는 말투도 그렇고, 연소담의 어이없는 추태(?)도 그렇고.(2권에서는 더 심해진다;;)....주인공들이 만났다하면 무조건 19금씬으로 도배되듯 쓰여진 이 소설이 향하는 곳은 멀고 먼 산.....아.....정말 돈주고 산 책인데....카카오 페이지의 부동의 1위, 30만명이 읽어낸 소설이란 광고가 무색해질 정도로 한숨이 나온다. 아.....진짜....이럴 줄 알았으면 사기 전에 미리 보기라고 할 걸....ㅠ.ㅠ;;;돈 아까워....

7대가 써도 써도 마르지 않는 샘물같이 터져나오는 재물을 가진 보티네 집안의 막내인 오드리 보티네. 24살의 노처녀 신세가 됐지만 화려한 싱글 라이프로 도도함의 극치를 달리던 그녀는 오랜 친우이자 약혼까지 갔었던 다니엘에게서 오드리가 엄청난 추녀라는 사실을 듣게 된다. 오드리에게 죽고 못사는 오라비들의 철저한 관리와 재물로 어떻게든 이 사실을 24년 동안 커버하고 있었는데, 다니엘의 폭로로 진실을 알게 된 오드리는 심신 안정을 위한다는 이유로 구제할 길 없는 문제아들을 모아놓은 시골의 한 남학교의 여교사로 간다. 바로 그 곳에서, 몸매만큼은 남부럽지 않게 예쁜 오드리에게 뜻하지 않은 행운이????!!!! 장님이지만 환상적인 외모를 갖춘 까칠한 케드린을 만난 오드리는 그와 남자판 신데렐라를 찍고 싶어하는데.........

솔직히 처음엔 다른 로맨스 소설에서 볼 수 없는 발랑 까진(?) 여주의 당당하고 시원스러운 성격이 참 마음에 들었었다. 하지만, 이게 점점 산으로 가네???!!! 연재로 한 편씩 보게 되면 재미있을지 모르겠지만 책으로 한꺼번에 읽으니 뭔가 끌어당기는 맛도 없고, 화끈한 맛도 없고, 콩닥거리는 면도 없고....점점 건성으로 읽으면서 페이지를 휙휙 넘기게 되는....자꾸 이런 식이면 블랙라벨 시리즈에 믿음이 안가는데 말이지.....산 책들도 있고...아....다른 책들도 이러면 어쩌나 걱정될 지경이다. (왠지 100%는 속은 건 아니지만 남 모르게 배가 살살 아픈 느낌;;;) '웬디의 꽃집에 오지 마세요'처럼 전체적으로는 괜찮은 것 같은데 장르 소설 치고는 많이 부족한 느낌.....못 쓴 건 아닌데 끌리진 않고.....아무튼 내 취향은 아니었다.

400년만에 고향인 무주로 돌아와, 서울에서 전학온 고등학생으로 잠시 인간들 사이에 머물 생각인 류반희는 뒤늦게 '도련님'이라고 불리는 한 동급생의 존재에 흠칫 놀란다. 눈을 마주치는 순간 분명 '그것'은 사람이 아니다! 그것도 자기보다 더 오래 묵었고, 더 강한 그 이질적인 존재라는 감이 팍 오는 순간 겁이 난 반희. 정체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전학 첫날부터 학교를 그만두는 게 낫겠다 싶었더니 그것이 집에 가는 길에 차를 태워주겠다며 선의를 베푼다. 보는 눈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명의 차를 탄 반희. 비가 후두둑 떨어지고, 차에서 내린 반희에게 우산을 건네주며 내일 돌려달라고 말하는 그와 '약속'을 해버린 반희는 어떻게든 그 약속을 이행하려고 했으나 다음날 학교에 오지 않은 명 때문에 친구들에게 부탁해 얻은 명의 집 약도를 따라 찾아가봐도 무슨 결계가 쳐졌는지 찾을 수 없고, 어쩔 수 없이 그 날 약속을 이행하지 못한다. 다음날 역시 결석한 명 때문에 그의 집에 찾아간 반희는 이번에는 너무나 쉽게 그의 집을 찾아내는데........

4~5페이지 읽고 느꼈다. 아....이건 백프로 내 취향이로구나. 취향 저격....심장에 화살 쿡.... 내가 좋아할 요소들은 다 갖춘!!!캬아~~~~넘 좋아!!! 도대체 주인공을 포함해 주변 인물들의 정체가 뭐지 궁금증은 의외로 곧 풀렸지만(녹전은 뒤늦게;;;), 그 이후에 이어지는 내용들은 정말 상상 이상;;; 생각지도 못한 스케일과 매력적인 캐릭터들. 그리고 절륜하면서 계략남인 명 때문에 얼마나 두근두근거리며 읽었는지....어수룩하면서도 참하고 착한 여주도 넘 맘에 들고(민폐녀가 아니라서 넘 좋았음;), 끊임없이 나오는 명의 외전도 맘에 들고, 소책자로 나온 외전들도 좋고....완벽하다. 넘 좋구나!!!!얼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