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TV를 통해 전세계도시를 순회하는 북경올림픽 성화 봉성 과정에서 벌어진 티베트 독립을 옹호하는 사람들의 시위장면을 접하고 그들의 독립을 향한 뜨거운 열망과 티베트 내에서 벌어진 독립시위에 대한 중국의 강경진압과 외신기자들에 대한 취재 제한 및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하는 모습을 보면서 반세기 전 일제치하의 치욕과 억압 속에 살았던 우리민족의 울분이 오버랩 되면서 우리 조상들이 독립을 위해 겪었을 고초가 어떠했을지........

티베트의 영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아마 우리에게 독립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국내외에서 열심히 활동한 많은 독립투사들이 계시지만 그중 민족의 지도자로써 국민들의 마음속에 독립에 대한 열망과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이끌었던 우리의 정신적 지주였던 김구 선생님과 같은 의미가 아닐까 싶다.

중국의 핍박으로 어쩔 수 없이 조국을 떠나 망명 생활을 하면서도 티베트인들의 자유를 위해 하루도 쉬지 않고 세계를 누비며 티베트의 실상과 자유에의 열망을 전하며 어떠한 핍박과 폭력에도 끊임없는 비폭력 저항운동을 통해 제한적 자치를 요구하는 중도(中道)의 정치를 이념을 펼치고 있는 달라이 라마의 삶과 일본의 핍박을 피해 중국으로 망명 무장투쟁을 통한 독립운동을 펼쳤던 김구 선생님의 민족의 자유를 위한 투쟁의 방법엔 차이가 있지만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만은 서로 같지 않았을까.

그래서 동일한 민족적 아픔을 지닌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티베트의 영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로써의 삶과 생각을 알고 싶다는 생각에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저자 클로드 르방송은 현 달라이 라마 텐진 갸초가 평범한 아이에서 14대 관세음보살의 화신으로 인정받는 과정에서 첫 만남을 시작으로 12년간 달라이 라마를 가까이에서 보고 느꼈던 점과 인터뷰를 통한 달라이 라마의 깊은 깨달음의 세계와 생각들에 대한 말씀을 토대로 티베트의 현실과 달라이 라마의 생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제1부 눈사자의 무대에서는 부다가야의 묀람 대기도회를 시작으로 달라이 라마 제도의 탄생의 신화가 14대 현 달라이 라마까지 이어져오면서 신화가 아닌 현실로써 티베트인들 삶속에 영적 지도자로써 달라이 라마의 역할과 외세에 의해 위기와 갈등을 겪으면서 전통에 따라 미래를 위해 필요한 과정을 밟아야 했던 달라이 라마의 모습을 보여주었고,

‘가장 중요한 것은 자비인데 그것은 어떤 가게, 어떤 슈퍼에서도 팔지 않고 어떤 기계로도 생산할 수 없습니다. 오직 내적 성장만이 그것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 p233

제2부 달라이 라마라는 한 티베트 승려의 초상에서는 달라이 라마의 삶을 곁에서 지켜보고 인터뷰함으로써 그의 내적, 영적 깊이와 하루의 일상을 통한 실천적 삶의 모습들과 티베트의 영적 지도자로써 다람살라의 망명정부의 수장으로써 중국의 내정간섭과 핍박 속에 살고 있는 티베트인들의 자유를 위해 중도(中道) 정치이념에 따라 비폭력 저항운동을 통해 세계를 누비며 조국의 현실을 알리고 세계의 관심과 옹호를 이끌어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의 삶, 즉 내적 성장을 통한 자비의 마음으로 조국의 미래를 걱정하고 자유를 향한 꿈을 포기하지 않는 신념을 그의 어록을 통해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티베트 문제가 엄밀히 정치적 사안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지 않아요. 우리 티베트인들은 중국과는 다른 문화유산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에 대해 증오를 느끼지 않으며, 전통 깊은 중국 문화의 풍부함을 깊이 존중합니다. 그렇다고 우리들 6백만 티베트인이 우리의 고유 문화를 유지하기 위해 중국인들과 동일한 권리를 갖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 중략 .... 나는 인류에 봉사하기 위해 이 대의에 투신했습니다. 무슨 권력을 쥐려는 뜻에서나 증오에서 그런 것이 아니에요. 티베트인으로서만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도 나는 그 문화와 민족을 보존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중략 .... 진리의 불꽃은 영원히 꺼지지 않습니다. 나는 지금도 그 점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 p374

마지막 제3부 삼세와 시방에서는 다시 붓다의 성지. 새벽의 고요함 속에서 저 고원에 있는 신들의 나라로 돌아가리라고 굳게 믿는 한 티베트 승려, 달라이 라마의 믿음과 신념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힘의 논리만이 중요시되는 요즘, 단지 약소국, 약자라는 이유만으로 핍박 받고 존재의 이유가 없다고 치부된다면 세상에 진정으로 존재해야할 것이 얼마나 될까하는 의문이 생긴다.

다수의 의견 속 소수의 의견이 존중되어야 하듯, 어떤 민족이든 그들만의 고유 문화는 존중되고 보존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거대 중국의 힘을 앞세운 약소국에 대한 민족, 문화에 대한 핍박을 그만두었으면 하는 바램과 함께 꼭 달라이 라마가 영원히 꺼지지 않는 진리의 불꽃같은 자비의 마음으로 꿈을 포기하지 않기를 그리고 꼭 이루기를 소망한다.

 

책의 표지에서 부터 느껴지는 음산한 포스에 크게 만족하며 책장을 열었다. 이전에 읽었던 미스터리물들에 조금은 실망을 가지고 있었고 미스터리이라면 ’그래 한번 나를 놀래켜봐라 결말이 나기전에 내가 먼저 진실을 파헤쳐 줄테다’ 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대부분 결말에 치닫기전에 어느정도 결말에 대한 예상이 맞아 떨어진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 이었다.

책을 다 읽고 내가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미스터리물에 대한 생각이 아주 크게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확대하자면 글을 쓴 작가의 노력과 결실에 대한 모욕이 될 수도 있을것이며 그것을 아주 즐겁게 읽었을 독자들에게도  또 나의 책을 읽는 태도에 대해서도 크나큰 잘못이었다.

이번에도 역시 얕은 생각으로 퍼즐을 맞추듯 나름 결말을 예상하고 있었지만 틀렸다. 아주 틀려버렸다. 망치를 얻어 맞은듯 전해지는 충격에 당황하여 어찌할바를 몰랐으며 그동안의 자만감에 대한 부끄러움이 해일처럼 밀려 들이쳤다. 하지만 그후에 전해지는 묘한 쾌감이 있었다, ’그래 이거야. 이것이 추리 소설이다.’  ’이런 느낌이었다. 그래 바로 그것이 었다.  사람들이 농담삼아 자주 쓰는 표현이 있다.   ’식스센스 이후의 최고의 반전이야’  이건 농담이 아니다. 누군가 나의 이 리뷰를 읽고 당신보다 지적 사고능력이 떨어진다거나 반전에대하여 뭘 모른다고 욕을 먹어도 좋다. 또 다른 우수한 추리 소설을 읽지 못하고 함부로 말한다고 생각할 수 도 있다. 하지만 이 작품에 대한 나의 생각은 진심이며 진실이다. 눈이 번쩍뜨일 만한 반전을 경험하고 싶다면 어서 빨리 이 책을 읽기 바란다.

참고로 덧붙이자면 이 책은   추리소설이 아니라 소름 끼칠 정도의 사랑이야기 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