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는 나만의 이야기를 쓰는 것이지요. 그래서 자신의 이야기만 쓸 뿐 다른 사람의 일기를 읽는 기회는 드문데요. 그래서 제가 어렸을 때 "비밀일기"라는 책을 열심히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남의 일기를 읽는 것은 은근히 비밀스러워서 더 궁금해집니다. 책은 흑백이지만 글자체를 다양하게 하고 굵게도 쓰여 있어요. 여자 아이의 그림처럼 사랑스러운 인물그림도 많았습니다. 그림이 상당히 많아서 글자를 읽지 않아도 내용을 대충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글의 서두에는 날짜를 써서 일기형식으로 쓰여졌지만 일기보다는 더욱 상세하고 길게 쓰여졌고 다른 날짜의 일기들도 스토리가 이어집니다. "볼 빨간 로타의 비밀"은 시리즈책인데요. 이 책 3권에서는 "마법의 리코더를 불면"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어요. 책 속에서 리코더 이야기가 연속되어 있어요. 우리 나라도 초등학교 3학년이 되면 리코더를 많이 배웁니다. 역시 책이 쓰여진 독일에서도 리코더를 많이 부는 걸 알 수 있었어요.
남동생 두 명과 부모님, 할머니와 할아버지까지 있는 로타는 다복해 보였어요. 집 안에서는 끊임없이 일이 생깁니다. 그러던 중 주인공 로타는 지렁이 앞에서 "뱀을 유혹하는 음악"을 리코더로 연주합니다. 사과 벌레는 리코더 음악소리에 맞춰 춤을 춥니다. 로타는 마법의 리코더라고 생각하게 되는데요. 드디어 유기농 농장에 있는 말 "로타"앞에서 연주를 하게 됩니다.
로타의 일기는 어지럽고 산만한 듯하지만 진심이 담겨 있어서 공감이 갔습니다. 3월 봄이지만 눈이 내려서 스키도 타고 조각칼로 조각도 합니다. 승마도 하고 특히 리코더를 많이 불었어요. 특히, 반 친구에게 자랑을 하는 모습은 책을 읽는 사람도 자랑스러웠어요.
이 책을 읽는 우리 아이도 로타처럼 진심이 가득담긴 일기를 쓰게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