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 늦어지며 고령 출산 역시 더욱 늘어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만 35세 이상의 출산을 고령출산으로 정의하고 있다고 하니 나 역시 만약 다시 2세를 갖게 된다면 제대로 고령출산? ㅋㅋ 다행히 계획은 없지만 말이다.

​

​

  고령출산이라고 해서 무조건 걱정할 필요는 없으며, 전문의와 함께 하며 건강관리만 제대로 한다면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할 수 있다. 하지만 여자 몸의 난자는 대부분 태어나기 전부터 이미 만들어져 37세를 지날 무렵부터 급격히 감소, 50세 무렵에는 없어지고 만다니 40대의 임신은 역시 확률 자체가 어려운! 게다가 난자가 생기고 나서 배란되기까지 40년 이상 경과되면 난자의 질이 떨어져 염색체 이상 등이 일어나기 쉽다고 하니 불안한 것도 사실일 것이다.

  마흔이 넘어 결혼한 주인공, 43살에 갑자기 찾아온 임신 소식에 당황하지만 기적처럼 생겨난 아이를 건강히 낳고 싶다는 의지를 불태운다. 그러나 인터넷을 뒤질 때마다 생겨나는 고령 임신에 대한 두려움! 게다가 병원에서는 고령 임신에 초산이라고 하니 다들 주산기 전문의료센터를 권하는데, 처음에 그녀는 자신이 찾은 병원 측에서 돌려돌려 자신의 출산을 거절하는 것 같아 한편 좌절하기도! 늦은 임신이라 혹시나 유산의 위험이 있을까 봐 주변에 미리 알리지도 못하고, 입덧에 시달리고 있는데 남편이 신경 써주지 않는 거 같아 섭섭해하기도 하고, 드디어 엄마의 대열에 합류했다며 어린이집을 미리 알아보기도 하는 등 평범하고 소소한 이야기들로 한가득하다.

  출생 전 필요한 검사 정보는 물론 아기용품 쇼핑, 출산 전 나만의 시간 갖기 등에 대한 에피소드까지 정말 10개월의 과정을 유쾌하고 뭉클하게 집약해 두었다. 조금 더 내용이 길었으면 좋겠다 여겨질 만큼 순식간에 읽어나갈 수 있는 만화책! 만화의 특성상 너무 가볍게 터치하고 있지 않은가 싶은 부분도 있지만, ​고령출산에 대한 전문가와의 Q&A를 통해 필요한 정보도 함께 할 수 있어 나쁘지 않았다.

  고령출산, 조금만 신경 쓰면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요즘처럼 고령출산이 보편화된 시대에 임산부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 물론 젊은 엄마들보다 체력부터 딸리는 것은 사실이겠지만, 미리미리 준비해 나간다면 기적처럼 찾아온 아이와 함께 보다 여유 있는 육아 생활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작년에 결혼해 현재 임신 중인 친구에게 선물해 주고 싶은 책이다. ㅎㅎ

  최고의 그림 전문가, 이명옥 관장이 소개하는 그림을 통해 보는 다양한 욕망들. 비록 사람에 따라 정도는 다를지라도, 예술은 사람을 감화시키고 그에게 새로운 삶의 물길을 내어줄 수 있으리라 나는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가 소개하는 선한 욕망을 깨우는 그림 이야기를 한 번 따라가볼까.

  우선 이 책은 읽는 재미가 매우 쏠쏠하다. 2013년부터 2015년 1월까지 동아일보에 연재되었던 글들을 책으로 묶어 출간하여 그런지, 각각의 글 자체만으로 독립성을 띄고 있으며 분량 자체도 길지 않아 쉽게 읽어나갈 수 있다. 그림에 대한 설명뿐 아니라 화가의 생애, 문학과 인문학, 영화나 노래 등과 연결하여 함께 이야기하고 있는 저자의 자질이 부러울 따름!

​

  유명 해외 화가의 작품이나 명화뿐만 아니라 현재 활동 중인 국내 작가의 그림, 그리고 사진 작품도 함께 수록되어 있어서 더 좋았던 거 같다.

  1부의 사랑, 원초적 욕망, 2부 나쁜 욕망 극복하기, 3부 성취욕, 존재 추구에 대한 욕망,

그리고 마지막 4부에서는 소통, 관계 회복에 대한 욕망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무엇보다 그림으로 욕망의 감정을 관리한다는 발상 자체가 매우 흥미로웠다. 사실 그림 그리는 일 자체 역시 화가의 욕망을 표현해낸 것은 아니었을까.

  첫 그림이었던 잭 베트리아노의 유혹에 관련된 그림부터 어쩌면 원초적 욕망을 일깨워준다. 이 작가에게는 욕망을 그린 화가라는 별명이 붙여져 있었다고 한다. 성적 욕망뿐만 아니라 사랑 뒤에 남는 고독과 외로움, 사랑 자체에 대한 열망 등을 그림을 통해 살펴보며 내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작품 하나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고상우 작가의 더 키스2라는 사진 작품인데 사진 속 모델은 직업 모델이 아닌 실제 부부라고! 촬영 후 네거티브 방식을 통해 완성된 작품으로 키스하는 부부가 내뿜는 사랑의 에너지를 제대로 느껴볼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나쁜 욕망 극복하기에서는 나 역시도 편견이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 작품이 있다. 바네사 비크로프트의 사진 작품으로 백인 여성이 흑인 쌍둥이 아기에게 젖을 먹이고 있는 작품. 살짝 낯선 느낌을 받는 나를 보며 나 역시 무의식 중 선입견이 있지는 않았나 반성하게 된다. 

 

 

 

  이 외에도 전쟁, 탐욕, 절망 등에 대한 나쁜 욕망을 다스리는 마음가짐을 살펴볼 수 있었고, 또 고흐나 조지아 오키프를 보며 존재 회복에 대한 강렬한 에너지를 느껴볼 수 있었다. 사회적 속박 속에서도 진짜의 나를 찾기 위한 노력... 예술가들은 이미 스스로의 생을 통해 증명해 보였던 것은 아닐까. 이렇게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고 영원히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 마냥 부럽기만 하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 그 모습조차 예술로 승화시키려 했던 메이플소프의 욕망은 실로 놀라울 따름!

 

 

 

  마지막 소통, 관계회복에 대한 욕망에서는 다른 장 보다 정물화가 많이 등장한다. 가만히 그 자리에서 들어주는 사물들처럼 우리도 나의 이야기보다는 들어주기를 권하는 것일까. 침묵하는 그림을 가만 바라보다 보면 어느새 그들이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는 경험까지 하게 된다.

  때론 가만 바라보기, 말없이 들어주기, 그대로 그 자리에 있어주기. 이것이 어긋난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 마치 그림처럼...

  사람마다 자신만의 욕망을 관리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나에겐 어쩌면 독서가 그러한 방법 중 하나인 것 같다. 그런데 이렇게 그림까지 함께 하는 독서는 그야말로 삶의 욕망들을 제대로 관리해주지 않을까 기대하게 된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