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장 한정판 GOLD C/D인데다..
1954년의 실황연주라.. 생생하게 그당시의 열기를 씨디로 달랠 수 있어서 기대가 컷답니다.
울딸 6살때 예술의 전당에서 듣다가 너무나 긴 공연에 아이가 칭얼거려서...
끝까지 듣지 못하고 나오는 바람에 '합창' 하면 우리가 아는 멜로디..
"미미파솔 솔파미레 도도레미 미레레...." 이 부분만 기억에 남았던 곡이었어요
요즘 남자의 자격에서 이 9번 '합창' 연주회에 가서 감상하는 장면도 나오더라구요~
4악장이 시작되는 Presto 부분부터 사람의 목소리가 도입되는데,
베이스가 일어나 소리를 내면..본격적으로 합창이 시작이 된답니다.
그 순간.. 악기 소리가 멈추고 베이스의 목소리가 울려나오며... 전율이 느껴지는데
교향곡에 사람의 목소리가 들어간다는 자체가 정말 대단한 이슈이며, 감동이 시작되지요~
중간에 끊어지는 부분이 10개가 되어, 연주회에 가면 어디서 박수를 쳐야 할까 고민되는 교향곡이 또 이 9번이 아닐까 싶어요!
1악장이 18분가까이 연주되고, 2악장이 12분, 3악장이 19분 30초... 여기까진 무리없이 박수를 끝나면 치면 되고요~
4번부터는... 드디어 목소리가 나오고 끝날때까지 기다렸다가 지휘자의 봉이 멈추어 떨어지고
악기와 사람의 목소리가 공명까지 사라질때까지 기다렸다 지회자가 뒤돌아 움직이면
박수를 치면 됩니다.
총 75분의 연주가 되는 대단한 연주라...
동원되는 연주자와 합창단원까지 규모도 크고, 환희의 송가로 잘 알려진 덕분에,
연말 송년음악회등에서 자주 올려지는 테마이기도 하지요~
합창을 올리면 무조건 몇달전에 매진이 되버리는 공연..
일본에서는 그 횟수가 우리나라 와는 비교도 되지 않은 60-70회 정도 올려진다는데,
그래도 항상 매진이라고 들었습니다.
일본사람들도 베토벤의 합창을 정말 사랑하나봅니다.
이 씨디를 오늘 낮에 여유있게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 보았답니다.
이젠 칭얼거리는 아이도 없고, 같이 즐길정도의 아가씨가 되버린 딸과.. 들었는데,
요즘 연주되는 합창과 느낌이 다르더라구요~
뭐랄까.. 기교가 없는.. 열정의 무대라고 할까?
성악가의 목소리도 다르고.. 아무래도 세월이 흐르면서
요즘의 씨디들은 듣기위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연주로만 연주되다보니..
인간적인 느낌이 없이 들려 웬지 식상한느낌인지도 모르겠어요~
너무나 유명한 카랴안 지휘의 베를린 필, 레너드 번스타인 뉴욕필등은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음반이지만, 1954년 푸르트벵글러의 지휘로 듣는 음반은 어떤 느낌일지
정말 궁금했었답니다. 설명으로 들어있는 리플릿에는 그의 연주회는 언제나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고,
그 열기는 청중에게 전해져 그 전율을 맛보게 되는데, 첼리비다케는 그의 레코드는
그 마력의 그림자가 극히 일부분만 어른거릴뿐이라고 했듯이 실황에서는 정말 대단했었나봅니다.
음반을 직접 들어보니, 베이스가 시작되는 5번째 트렉에선.. 정말 씨디임에도 소름이 살짝 돋아나며..
빠져들게 되더군요! 연말에 못 들었던 베토벤의 합창!
이렇게 씨디로라도 듣게 되어 얼마나 기분좋은지, 뭔가 하지 못한걸 해낸 뿌듯함도 느껴지구요~
정말 여유로운 일요일의 한 낮의 여유로운 시간이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