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창세기에 나오는 야곱의 일대기를 통해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드러내며 그 분을 의지하고 믿음으로써 우리 생활에서 체험하게 되는 여러 이야기와 존경하는 인물들의 고난 극복의 이야기들을 모은 김병태 목사님의 글이다.
크리스찬으로써 신앙 생활을 한 사람이면 누구나 이삭의 아들 야곱과 에서의 이야기를 알 것이다. 차자로 태어나 장자의 축복권을 얻기 위해 어머니 리브가와 아버지 이삭을 속이고 장자의 축복을 받은 야곱과 “장자권”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여 팥죽 한 그릇에 넘긴 에서의 이야기는 내가 어려서 교회에서 들은 가장 재미난 이야기 중의 하나였다.
그런데 내가 커서 궁금해 한 것은 “장자의 축복”이라는 것이 왜 그리 중요하여 이삭을 속이며 리브가와 야곱은 그 축복을 받으려 했는가?
성서에서 나오는 여러 여성 중 정숙하고 현명한 아내요 어머니로 불리는 리브가는 왜 그렇게 했어야 했는가 였다.
여기서 나는 나약한 인간일 수밖에 없는, 전지전능한 하느님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는 작은 인간이기에 하느님께서 늘 함께하며 이끌어 주심에 따라 살아나가야 하는 인간의 숙명이 느껴졌다.
하나님의 약속을 붙잡고 야곱에 대한 축복을 열망하는 리브가의 마음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진정으로 원하는 사랑의 방법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그릇된 사랑”과 “잘못된 열심”으로 장자의 축복권을 야곱에게 돌린 어머니의 이 잘못된 사랑은 사랑하는 아들을 평생 보지 못하고 그리워하다 생을 마감하게 만든다.
내가 나의 세례명을 “리브가(레베카)”로 정한것도 잘못을 저지르고 통회하면서도 또 잘못을 하는 여린 인간의 모습 리브가를 통하여 내가 연약한 인간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그 분 없이는 온전할 수 없음을 항상 깨우치고 싶어서였다.
야곱의 일대기는 인간의 실수와 다시 불러주시는 하느님, 그리고 화해와 용서를 통한 사랑, 하나님을 믿고 의지함에 그분께서는 결코 인간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내치시지 않는 사랑을 강조하고 전달한다.
빼앗긴 축복권에 대해 사라지지 않는 한을 갖고 야곱에 대한 복수심으로 살아온 에서와 상처를 주었던 야곱이 어떻게 하루아침에 용서와 화해로 서로를 보듬을 수 있는지,,,, 인간의 생각으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주님의 놀라우신 은총이다.
책에서는 르네상스 시대 최고의 시인 존 밀턴의 이야기가 나온다. 결혼에 두 번 실패하였고 아내와 아이들이 죽는 아픔을 겪었을 뿐만 갑작스레 앞을 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 모든 위기를 잘 극복하고 시작(詩作)에 몰두하여 대서사시 “실락원”을 남기게 되었다. “시작은 미약하나 나중은 창대하리라”라는 성경의 말씀이 떠오른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부딪치게 되는 위기는 나 혼자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 하느님과 함께 극복할 수 있음을 늘 마음에 새겨야 한다.
야곱의 인생은 「하나님과의 동행」이요 하나님의 역사로 점철된 인생이었다. 보이지는 않으나 인생의 깊은 곳까지 간섭하고 들어주신 하나님의 손길... 하나님의 동행은 야곱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축복이요 인생의 결실을 맺을 있도록 이끌어준 든든한 힘이었다.
고난 속에서도 주님의 축복은 계속되고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주신다고 한다.
하느님께서 항상 나와 함께 동행함을 믿고 의지하며 안분지족하는 삶을 추구할 때 우리도 야곱이 누렸던 축복을 경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나님 나를 들어 쓰소서!
나에게도 야곱과 같은 축복을 베푸소서!